가수 정재욱
가수 정재욱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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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Up - “앞으로 가야할 시간 앞에 지금 제가 서 있습니다”

길어가는 가을 밤,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순간만큼은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음악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동화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가수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낭만에 대한 향수를 채워주는 역할자다. 특히 달콤한 목소리로 감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라면 말이다.

수많은 노래들이 봇물처럼 쏟아지지만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발라드가 단연 강세다. 스산하고 고독한 날씨는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애매한 경계를 가르는 11월에는 특히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이 많다. 가수 정재욱(31) 씨도 10월 중순에 디지털 싱글 앨범 ‘그만하자’로 돌아왔다.

소중했던 시간의 추억을 담은 앨범

그동안 ‘얼굴 없는 가수’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방송 활동이 뜸했던 정재욱 씨. 이번 앨범부터는 적극적으로 TV에 얼굴을 비춰 친숙한 이미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앨범은 자신이 있습니다. 그만큼 노력했고 노력한 만큼 곡들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사랑에 관한 기억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이번 앨범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의 열정과 사랑을 담은 이번 앨범은 정재욱 씨의 애절한 목소리와 만나 더욱 빛이 난다.

가수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기교와 바이브레이션을 과감하게 배제한 그의 목소리는 화려한 포장을 배제해 절제된 목소리로 더욱 호소력을 발휘한다.

그의 이번 앨범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재즈힙합의 실력자 현진영 씨가 직접 프로듀싱까지 마쳤기 때문.

가수 정재욱만의 감성적인 멜로디와 프로듀서 현진영의 세련된 재즈가 만나 웰메이드 음반을 만들어 냈다. 뿐만 아니라 음반에 수록된 곡 중 ‘반대말’을 직접 작곡까지 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발라드 가수라고 하면 왠지 조용하고 정적일 것만 같지만 활동적인 성격의 정재욱 씨는 레저 활동도 즐기는 편이다.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면 바빠지는 스케쥴 때문에 평소 좋아하던 골프나 등산을 다닐 시간도 없어져 아쉽다고 한다.

“아버지가 워낙 여행과 레저생활을 즐기셔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에서 몽골의 고비사막까지, 위험한 오지를 일부러 찾아다니시는 아버지 덕분에 야외생활이 많이 익숙합니다.”

등산, 골프, 여행 즐기는 활동적인 성격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녔고 성인이 되고부터는 친구들과 함께 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고향이 대구인 정재욱 씨는 혼자 서울에 올라와 생활한 지 벌써 10년이 되간다. 집 근처 청계산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가는 편이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길 때는 친구들과 함께 설악산이나 오대산 등 평소 자주 가지 못하는 산을 찾는다.

최근에는 골프의 매력에 빠져 시간이 없을 때도 골프연습장을 다니며 실력을 쌓고 있다. 골프를 칠 때만큼은 조용히 생각에 잠겨 많은 것들을 돌아볼 수 있어 더욱 매력 있다.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정재욱 씨에게 경쾌한 락 음악도 어울려 보였다. 그가 많은 음악 장르 중에서도 발라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모든 장르의 음악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발라드에는 여유가 있어요. 다른 장르에 비해 느린 템포로 전개되는 발라드는 나와 청중의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허락되기 때문이죠.”

발라드 장르의 매력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발라드 음악을 듣는 이유도 풍부한 감성에 젖어들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기 때문일 것이다. 정재욱 씨도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리고 욕심을 채워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

1999년에 데뷔해 벌써 가수 생활 9년차다. 긴 시간동안 여러 장의 앨범을 내고 많은 드라마 주제곡을 부르면서 익숙한 목소리가 됐다. 하지만 정작 그의 노래와 얼굴을 매치시키기는 힘이 든다. 그동안은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방송출연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꿨다. 앞으로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송에 자주 출연할 계획이다.

콘서트 계획도 있다. 올해 안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주는 팬들에게 더 좋은 무대를 선물하고 싶다.

“가수에게 콘서트만큼 행복한 일도 없어요. 가수 정재욱의 노래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주고, 또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평생 콘서트만 하고 살면 좋겠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정재욱 씨.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그에게 음악은 곧 인생이고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그의 노래가 된다.

“음악, 인생, 사랑… 그 속에 늘 시간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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