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호 스쿠버 다이빙 마니아- 이 남자가 평생 마니아로 사는 법
조경호 스쿠버 다이빙 마니아- 이 남자가 평생 마니아로 사는 법
  • 글·김경선 기자 | 사진제공·조경호
  • 승인 2011.06.27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eisure Mania

한두 가지 종목으로 조경호 씨를 레저마니아라고 단정짓기 어려웠다.

용인대학교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이력답게 운동과 레저활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레저 사랑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중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 제주도 문섬 바다에서 교육생들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조경호 씨.
“MTB 동호회 활동을 하던 중에 우연히 프로 선수들과 투어링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눈에 띄었는지 당시 최고의 팀이었던 첼로나이키팀에서 견습생으로 활동을 시작했죠.”

그렇게 견습생활을 1년 넘게 하면서 프로 선수들의 기량과 기술을 습득해나갔다. 실력은 급격하게 향상됐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국가대표선수로 뽑혔다.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각종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해야 하고 경기 결과도 상위권에 랭크되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경기인 코렉스배 대회와 학산배 대회에서 1997년과 98년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량은 절정을 달렸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에 들어가 군대에 가기 전까지 4년간 국가대표선수를 했습니다. 그만큼 MTB가 좋았고 즐거웠죠.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어요. 군대 제대 후 보다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죠.”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선물한 바다

▲ 전직 싸이클링 국가대표답게 평소에도 라이딩을 즐긴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조경호 씨.
대학시절 학과 수업 중 스쿠버 다이빙 강좌를 신청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쿠버 다이빙이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하지 못했다.

“그 수업을 들은 건 행운이었죠. 거기서 지금의 부인을 알게 됐고,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으니 말이에요.”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몰두했다. 인간의 영역이 아닐 것만 같았던 바닷속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푸른 도화지에 활짝 핀 산호초가 배경이 되고 갖가지 물고기가 주인공이 되어주는 바닷속 세상은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같았다. 이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조경호 씨. 평생 바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한다.

조경호 씨가 바다를 저버릴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바다가 가져다 준 소중한 인연 때문이다. 대학에서 들은 스쿠버 다이빙 수업에서 지금의 부인인 양소라(26) 씨를 만났다. 거기다 현재 두 사람은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에요. 노력해서 자격증도 따고 일도 함께 하다보면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싶어요.”

조경호 씨 부부는 현재 세븐스크로스라는 회사에서 일한다. 각종 레저 전문가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관한 교육과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가깝게는 제주도에서 멀게는 동남아시아까지, 한 달에 두세 번 바다로 나가 스쿠버 다이빙을 교육하는 조경호 씨. 일과 취미가 같아 행복한 순간이다.

한국의 바다와 동남아시아의 바다는 많이 다르다. 우선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산호초가 동남아 지역이 훨씬 화사하다. 꽃이 햇빛을 받아야 더 활짝 피어나듯 산호도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서 활짝 피기 때문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시파단(Sipadan)은 화려하고 따뜻한 바닷속 세상을 간직하고 있어 잊을 수가 없다고.

“구기종목 빼고는 다 좋아해요”

▲ 2005년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 스쿠버 다이빙 중.
“이상하게 구기종목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대신 나머지 종목은 다 도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죠. 직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워낙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조경호 씨는 별의별 자격증이 다 있다. 수상 인명 구조원, 스키패트롤, 해양조정면허, 방화관리자, 윈드서핑지도자 등 웬만한 노력과 의지 없이는 따기 힘든 자격증들이 수두룩하다. 거기다 태권도 2단, 생활체육지도자 3급 등 운동에 관해서라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할 땐 수영조차 못했었는데, 그후 수상 인명 구조원 자격증까지 딴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노력파인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그는 암벽 등반에도 관심을 가져 2005년에는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까지 수료했단다. 정말이지 그의 도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끝없이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고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것은 단지 직업 때문이 아니다. “평생 스포츠맨으로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레저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숨을 쉬는 것처럼 그에게 레저란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