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과 평상복의 경계가 무너졌다
등산복과 평상복의 경계가 무너졌다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ecial Report -Issue1. 어번 스타일 유행

국내에서 ‘아웃도어’라는 단어는 다소 한정적으로 쓰인다. 유럽인이나 미국인보다 야외생활과 레저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한국인들은 아웃도어를 등산이란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이 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웃도어 강국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등산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즐기는 모든 활동들을 아웃도어 안에 포함시킨다.

좁게는 각종 레저 활동부터 넓게는 여행까지, 자연히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제품들도 다용도 제품으로 변신중이다. 전문성보다는 대중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과연 아웃도어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아웃도어 의류, 일생생활에서도 OK

기능성 제품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티셔츠 하나가 7~8만 원을 호가하고,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팬츠는 2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특히 〈고어텍스〉를 사용한 재킷의 경우, 싸게는 20만 원부터 비싸게는 100만 원까지 명품 의류에 버금가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이렇게 비싼 제품을 사기 위해 주머니를 쉽게 열 수 있을까.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웃도어 활동은 등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등산을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번 산에 가는 것이 고작. 때문에 값비싼 아웃도어 제품을 구입해도 입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합리적인 현대인들에게 이런 사치는 금물. 자연히 아웃도어 제품이 다용도로 변하고 있다.

야외생활과 일상생활에서 모두 어울리는 아웃도어 제품들은 이제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자연스러운 컬러와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기능성과 패션성을 겸비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이제 라이프스타일을 제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인 트렌드에 호응해 전문성보다는 대중성에 주목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도 이제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의 스포츠 브랜드들이 젊은 층의 니즈를 파악해 캐주얼하면서도 감각적인 의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반해, 예전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노스페이스〉를 필두로 〈코오롱스포츠〉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등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제품으로 구매 연령층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아웃도어 브랜드, 젊은 층 공략중

FnC코오롱(대표 제환석)에서 전개하는 〈코오롱스포츠〉의 정행아 실장은 “등산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무너진 요즘 디자인과 컬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에 맞게 세련되고 편안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품의 변화는 소비자 반응으로 바로 나타난다.

여행을 즐겨 다닌다는 회사원 김수환(32) 씨는 “기능성 의류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컬러나 전문적인 디자인 때문에 평소에는 입고 다니길 꺼려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자연스러운 디자인과 컬러의 제품들이 많이 나와 평소에도 즐겨 입는다”며 최근 다양하게 변화하는 아웃도어 제품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젊은 층을 흡수하려는 노력은 디자인의 변화만이 아니다.

골드윈코리아(대표 성기학)의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대표 조성래)의 〈마운틴하드웨어〉가 패션의 중심지인 명동에 매장을 오픈한 것만 봐도 미래의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한 브랜드들의 노력이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의 교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젊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스페이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아릭 레비와 제휴한 〈코오롱스포츠〉, 대학생과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등 국내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들은 최근 감각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는 말 할 것도 없다.

유럽 최대의 아웃도어 전시회인 유러피안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와 북미 대륙 최대의 아웃도어 전시회인 아웃도어 리테일러 전시회에서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들을 앞 다퉈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웃도어를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졌다.
 
주말이면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나는 현대인들에게 자연과 도심의 경계를 무너뜨린 라이프스타일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