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유럽 알프스가 어디메뇨!”
“야호, 유럽 알프스가 어디메뇨!”
  • 글·김성중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 승인 2011.06.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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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Park Travel 오대산 국립공원 04 대관령 겨울 여행

▲ 겨울철에도 대관령 일대에서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하얀 설원이 펼쳐진 대관령에서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하얀 눈으로 세상이 덮이면 마음속까지 하얗게 물들어 간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다. 아이들과 함께 겨울 여행을 떠나기엔 대관령만큼 겨울을 신나게 보낼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오대산의 하얀 눈꽃을 감상했다면 이제 가족과 함께 대관령으로 가보자. 

목장 체험, 눈썰매, 트레킹 코스 등 다양해 가족 여행으로 안성맞춤

대관령은 언제가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목가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관령은 사계절 각각 다른 모습의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겨울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대관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목장과 눈썰매 체험이다. 여기에 가족과 함께 눈길을 걸으며 시원스레 뻗은 산줄기와 가슴 속 깊이 밀려오는 상쾌한 동해바다도 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양에게 건초를 먹이고 있는 관광객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국적 풍경을 가진 양떼목장
강릉에서 456번 지방도를 따라 평창 횡계리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대관령 고갯길을 넘나자 멋진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진 대관령 휴게소가 보였다. 이른 시간인데도 관광버스 몇 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휴게소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300m 정도 올라가면 ‘양떼목장’ 입구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들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손 꼭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그리고 두툼한 털모자로 두 눈만 빠끔하게 내놓은 채 열심히 목장으로 달려가는 아이들….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양떼목장엔 주말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마도 양들을 보기 위해서겠지만, 예전에 ‘가을 동화’와 ‘화성으로 간 사나이’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했기 때문인지 그 멋진 풍경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도 있다.

입구에서 500m 정도 가자 우르르 몰려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곳이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장이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서로 먼저 먹이를 주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겁이 많은 꼬마 아이는 먹이만 손에 든 채 엄마 품으로 자꾸만 파고들었다.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동물이 손에 든 먹이를 보고 달려드니 얼마나 무서울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양이 온순한 동물이란 걸 알았는지 이내 서슴없이 먹이를 건네주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어른과 아이 누구 할 것 없이 이 순간만큼은 모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했다.

양떼목장은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장과 함께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도 큰 인기다. 남자끼리 와서 다른 연인들 사진 찍어주느라 바쁜 불쌍한(?) 사람들도 간혹 보였지만, 개인적인 느낌일 뿐 탁 트인 시야와 시원한 겨울바람,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하얀 설원이 있으니 모두 기분은 상쾌할 것이다. 하얀 눈길 위로 이어진 목책과 중간중간 보이는 원두막들,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눈이 많이 오면 목장에서 비료 포대를 나눠줘 눈썰매도 탈 수 있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될 것 같다.

▲ 스노우파크는 눈썰매, 스노봅슬레이, 동물농장 등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겨울 놀이를 한 곳에 담은 스노우파크
수많은 양떼들이 노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왠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대관령에서 목장으로 유명한 곳은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이다. 삼양목장은 규모가 2000만㎡(약 600만평)에 달할 정도로 넓은 대관령 최대의 목장이다. 양떼목장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오는 장소로 목장 체험과 함께 영화 촬영장 세트, 그리고 트레킹 코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일행들은 서둘러 삼양목장으로 향했다.

삼양목장으로 가던 중 횡계리 의야지 마을에서 공원을 하나 만날 수 있었다. 2006년에 새롭게 단장한 ‘스노우파크’라는 곳으로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겨울 놀이공원이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는데, 바로 눈썰매를 신나게 타는 아이들의 목소리였다. 아직 적설량이 많지 않아 다른 눈썰매장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곳은 인공적으로 눈을 만들어 눈썰매를 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자연적으로 눈이 많이 와서 쌓일 때까지는 인공 눈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운영비가 많이 들어 걱정이 될 만도 하지만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니 다행이다.

▲ 스노우파크에는 아빠와 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ATV 체험장이 있다.

스노우파크는 10만㎡(약 3만평) 규모로 만들어 놓은 공원으로 눈썰매, 스노봅슬레이, ATV 등 다양한 놀이시설뿐만 아니라, 나무 조각과 공예품 전시장을 비롯해 양, 닭, 토끼 등을 볼 수 있는 동물농장도 운영하고 있었다. 작은 규모지만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알차게 준비해 놓은 곳이다.

눈썰매는 혼자서 타는 재미도 좋지만 여러 명이 함께 타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 5~8명이 함께 탈 수 있도록 튜브를 연결해서 만든 썰매는 회전과 속도가 더해 훨씬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눈썰매장에서 안내판을 따라 200m 정도 가면 사륜구동오토바이(ATV)를 탈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코스를 안전하게 설계해 놓아서인지 아이들도 혼자서 쉽고 재밌게 타고 있었다. 익숙해지면 외곽 코스로도 나간다고 하니 눈썰매와 함께 즐거움을 더해주는 놀이 장소가 될 것이다.

여기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동물농장 체험이다. 건초값 1000원만 내면 목장에 있는 양, 토끼 등 동물들을 관찰하며 먹이도 줄 수 있고, 직접 만질 수도 있으니 아이들이 동물과 친해질 수 있는 체험장으로 좋을 것 같다.

▲ 대관령은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많이 불고 눈도 많이 내리는 지역 중 하나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방한 의류를 필히 챙겨간다.

한국의 알프스, 삼양목장
소노우파크에서 모든 놀이시설을 이용하다가는 해가 저무는 것도 모를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삼양목장으로 향했다. 삼양목장은 스노우파크 공원에서 도로를 따라 3km 정도 더 들어가면 된다.

황병산 자락에 위치한 삼양목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스위스 같은 목장지대를 만들겠다고 하며 조성한 곳이다. 가난한 시절 국민들에게 우유나 쇠고기를 먹여 건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때는 3000마리 이상의 소가 뛰놀았다고 하나 지금은 600마리 정도만 기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관광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삼양목장은 광활하고 웅장했다. 우선 드넓은 초지는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태학습장이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니 완만한 곡선을 이룬 산줄기들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정상 부근에 수많은 풍력 발전기가 세찬 바람을 마주하며 힘차게 돌고 있었다. 초원과 맑은 하늘, 그리고 산과 바다의 조화는 어디서도 대하기 힘든 경관이다.

▲ 삼양목장에 있는 수많은 소들. 삼양목장에는 소뿐만 아니라 양, 타조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삼양목장에도 다양하게 볼거리가 조성되어 있었다. 양, 소, 타조들이 있는 목장을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다. 또 영화 촬영 장소의 단골인 만큼 ‘가을동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드라마와 영화 세트장도 꾸며 놓았다. 입구에서부터 동해전망대에 이르는 4km 트레킹 코스에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니 일행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매표소에서 동해전망대까지 순환하는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굳이 걸어서 올라갈 필요 없이 동해전망대부터 내려오면서 구경해도 좋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그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오로지 동물들이다. 양에게 먹이를 주고 어루만지는 데 더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삼양목장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동해전망대에 올라서자 시원한 동해바다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새벽에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것도 장관이라 하니 기회가 되면 아침 일찍 올라가 보기로 마음먹어 본다.

양떼목장부터 삼양목장까지 아침부터 부지런히 둘러보면 하루에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사계절 언제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대관령. 눈 덮인 대관령의 하얀 설원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겨울 추억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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