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신이 돌아올 것을 믿는다”
“우리는 당신이 돌아올 것을 믿는다”
  • 글ㆍ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6.27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UTDOOR CINEMA 에이트 빌로우(Eight Below)

Eight Below
국적(장르) : 미국(액션, 어드벤처)
감독 : 프랭크 마샬
배우 : 폴 워커, 브루스 그린우드
개봉년도 : 2006년
브랜드 : <스콧> <파타고니아> <타통카>


썰매개들을 찾아 나선 이들의 수호자
<스콧> <파타고니아> <타통카>

모든 것이 얼어붙은 남극. 미국기지 탐험대 소속 가인드인 제리(폴 워커)는 마야, 맥스 등 8마리의 썰매개들을 훈련시키며 대원들의 안전한 이동을 책임지고 있다. 눈을 이불삼아 덮고 자는 개들을 일일이 깨우며 보듬는 그는 인간과 개의 관계를 떠나 생명 대 생명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인간과 개의 언어를 자유롭게 오가며 소통하는 제리와 썰매개들은 눈을 맞대고 이야기하며 남극의 추위를 이겨낸다. 그러던 중 데이빗(브루스 그린우드)이란 이름의 지질학자가 유성을 찾아 남극으로 날아온다.

남극 상황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는 박사는 유성을 찾아 기후 조건이 열악한 맬버른 화산을 가야한다고 우기고 제리는 이에 반대하지만 팀장의 명령으로 길을 떠난다. 이미 빙하얼음이 약해졌기에 스노모빌대신 아문센처럼 8마리의 썰매개들을 데리고. 맬버른 탐험대는 다행히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유성 구경도 하기 전 ‘거대한 바람이 다가오고 있으니 즉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이에도 불구하고 데이빗은 제리의 도움으로 결국 유성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조마조마한 순간 눈길을 끄는 <스콧> 고글
들뜬 귀환길, 박사는 발을 헛디뎌 빙하에 빠지고 만다. 허우적대는 그를 구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마야, 그리고 그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제리와 나머지 썰매개들. 조마조마한 순간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박사가 쓰고 있는 고글이다. 이 고글은 각종 익스트림 장비 브랜드 스콧의 제품.

스콧은 1971년 레저 스포츠 사업을 시작해 1986년 자신들이 제작한 자전거로 ‘뚜르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바이크와 헬멧, 선글라스 등의 장비를 생산하는 겨울 스포츠 전문업체. 지금은 스키장비부터 아우터 웨어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이트 빌로우>에서는 스콧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고글이 자주 등장한다.

또 이들의 탐험길에 함께 오른 카고백은 배낭전문 브랜드 타통카의 제품으로 이들의 장비를 든든하게 지켜준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인공 제리가 파타고니아 플리스 재킷을 입고 등장한다.
배경이 남극인 만큼 아웃도어 장비도 많이 나온다. 아우터웨어부터 고글, 모자, 마야가 박사를 구할 때 사용한 로프와 카라비너까지. 드러나지 않는 브랜드를 찾아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오래전 소풍길에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니 유심히 살펴보시길.

▲ - 얼음물에 빠진 데이빗 박사를 구하러 살금살금 다가가는 마야, 박사의 머리에 <스콧>고글이 보인다.- 썰매개들의 친구 제리와 용감한 조종사 케이티. 이들이 힘을 합해 결국 남극에 버려진 개들을 구한다. 제리가 희미하게 보이는 <파타고니아> 플리스 재킷을 입고 있다. - 썰매개들과 제리의 즐거운 한 때. 의상<파타고니아>.- 힘껏 설원을 달리는 썰매개들과 함께 맬버른 화산으로 향하는 길. - 물에 빠진 박사를 구하러 가는 제리와 썰매개들. 작전회의중이다.

다시 남극으로 돌아가자. 박사와 제리는 썰매개들 덕분에 무사히 기지로 귀환했지만 저체온증과 동상에 걸려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할 처지. 결국 탑승공간이 부족해 곧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헬기에 오른다.

그러나 그의 약속은 25년 만에 불어 닥친 폭풍으로 지켜지지 못한다. 제리는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썰매개들의 행방부터 묻고 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영화는 제리를 기다리며 남극에 남겨진 개들의 사투와 개들을 데리러 남극으로 가기 위한 제리의 분투를 보여준다.

이때부터 영화는 파열음을 내며 남극의 겨울을 느리게 재생한다. 목줄이 묶인 상태로 제리를 기다리던 개들은 생존을 위해 사슬을 끊고 움직인다. 무리의 리더 마야는 다른 개들을 이끌고 생존을 위한 사냥을 시작한다.

남극에 남겨진 개들이 죽어가는 동료의 마지막을 지키고 동료들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바다표범의 미끼로 내던지는 동안, 제리는 썰매개들 덕분에 목숨을 건진 데이빗 박사와 조종사 케이티(문 블러드굿)의 도움으로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남극의 겨울을 뚫고 들어간다.

그리고 기적처럼 살아남은 썰매개들과 만난다. 자신들을 버렸다는 사실보다 제리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마냥 기뻐 반가워 날뛰는 개들을 보며 그가 왜 그토록 힘겹게 그들을 찾아왔는지 이해가 된다. 어쩌면 그에게는 개들이 있는 남극땅이 그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현실보다 더 따뜻한 곳일지도 모르니.

<에이트 빌로우>는 1957년 남극관측대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영화 <남극이야기>의 할리우드 버전. 실제로는 두 마리의 개만이 살아남았으며 그들은 자신들을 극한에 팽개치고 간 탐험대를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과연 썰매개들은 탐험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