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신대륙, 13억 중국이 꿈틀거린다!
아웃도어 신대륙, 13억 중국이 꿈틀거린다!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6.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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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ISPO China 08 Winter Show

▲ 이스포 차이나 3홀 전경. <블랙야크> <밀레> <트렉스타> <코오롱스포츠> 등 한국 업체의 브랜드가 몰려있다.

전 세계 300여 개 브랜드 참가…트래블로 풀어내는 중국형 아웃도어

지난 2월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2008 동계 스포츠·아웃도어 용품 박람회(이하 이스포 차이나)가 열렸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대륙은 지난날의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뒤로 한 채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이스포 차이나는 24일 오프닝을 시작으로 귀여운 꼬마 모델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운 패션쇼, 아이스링크쇼, 볼더링 대회 등이 행사 기간 내내 진행되었다. 또 행사가 진행된 총 5개의 대형홀 중 제3홀에는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이한 <블랙야크>, 200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트렉스타>와 2006년 입성한 <코오롱스포츠>, 이번에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딘 <밀레> 등 한국에서 전개하는 브랜드가 자리했다.

▲ 2008 이스포 차이나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세리모니.

13억 중국의 아웃도어 인구를 잡아라!
전 세계 60억 인구 중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13억 중국 대륙은 아직 아웃도어의 역사가 짧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아직 출발선에 있는 거대한 미지의 땅이다. 때문에 아웃도어 업체들에게 중국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 대륙은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아시아의 허브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중국 현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고어차이나’의 김성렬 이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아웃도어라는 개념이 도입된 중국은 13억 인구 중 벌써 600만 명 이상이 아웃도어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출발은 늦었지만 대륙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아웃도어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귀띔했다. 거기에 아웃도어 하면 등산을 떠올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트레킹을 포함한 트래블 위주의 활동을 아웃도어라고 받아들인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누구든지 흡수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 귀여운 아기가 모델로 출연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이끈 윈터스포츠 브랜드 <페라>.
이번 행사의 전체적인 진행을 주최한 이스포 차이나의 총 담당 스테판 레슈케(Stefan Reschke) 씨는 “329개에 달하는 참가 브랜드 중 <밀레> <코오롱스포츠> <피엘라벤> <한바그> 등을 포함해 200여 개의 브랜드가 이스포 차이나에 처음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는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50여 평 이상의 대형 매장에 중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트래블과 트레킹을 포함한 제품을 선보였다.

매번 이스포 차이나에 참가해 중국 현지 아웃도어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국 로컬 브랜드는 <오자크>와 <카일라스>. 그중 1996년 오픈한 <오자크>는 기능성을 강조한 F/W 시즌 제품을 선보여 트래블과 트레킹에 머물던 중국 아웃도어 시장이 점차 테크니컬 라인에도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컬러풀한 침낭부터 셔츠, 배낭, 등반장비를 선보인 <카일라스>는 현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기도 해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또 중국 시장에 전개를 원하는 해외 브랜드와 중국 현지 업체의 연결을 담당한 ‘코라’가 주관한 ‘코라 빌리지’ 부스는 <파타고니아> <그레고리> <콜맨> <마스터> <유벡스> <폭스리버> 등 6개의 브랜드를 소개했다.

▲ 다양한 컬러감의 윈터스포츠 제품을 선보인 <콜마>.

중국 대륙에 첫발을 디딘 유럽 브랜드는 의류, 침낭 등을 생산하는 <피엘라벤>과 등산화 전문 브랜드 <한바그>. 두 브랜드는 앞으로 아시아인의 체격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계획으로 이번 행사에 S/S, F/W 사계절 제품을 모두 전시해 중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총괄 담당 임문숙씨는 “우선 백화점 쪽에 매장을 낸 다음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아웃도어의 주 무대가 트래블과 트레킹이기 때문일까? 이번 전시에는 의류, 배낭, 등산화, 트레킹화 뿐 아니라 편안하게 신고 걸을 수 있는 컨버스화, 샌들 등을 갖춘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그중 밝고 경쾌한 느낌의 컨버스화와 배낭을 선보인 <심플>과 발의 앞코가 부드럽게 올라간 샌들의 <테바>, 컬러풀한 운동화를 소개한 <뮈니치>, 그리고 다양한 디자인의 캡과 벙거지를 내보인 <아틱폭스>는 제품 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의 부스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밀레>의 창시자의 손자 로망 밀레, 한철호 대표, 한왕용 대장, 윤승용 중국 지사장이 <밀레>의 중국 입성을 알렸다.

한국 업체의 대형 부스가 주를 이룬 제3홀
제3홀은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트렉스타> <밀레> 등 한국 업체의 대형 부스가 주를 이루어 ‘한국관’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올해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이한 <블랙야크>의 강태선 대표는 “그동안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수익을 내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겠다”며 가격 현지화 계획을 밝혔다. 프랑스 브랜드 <밀레>의 중국 법인을 갖고 출발하는 <밀레>의 윤승용 지사장은 “밀레의 기능성을 어떻게 중국의 취향에 맞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가능한 빨리 중국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입한 <트렉스타>는 ‘코브라’로 중국 호외장비평선(아웃도어 장비 평가 선정)에서 신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대륙 공략에 나섰다.

이에 발맞춰 <트렉스타>는 기획과 디자인은 한국에서, 생산과 판매는 철저한 현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레킹과 트래블을 즐기는 중국인들에게 신발은 빼놓을 수 없는 아웃도어 용품. 거기에 <K2스케이트>라는 인라인 스케이트 브랜드를 함께 전개해 중국인들의 발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초석을 중국에서 닦겠다는 <코오롱스포츠>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초고가 백화점으로 알려진 연사백화점과 싸이터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컬러풀한 색상과 타운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제품으로 중국시장에 다가가고 있는 것. <코오롱스포츠>의 조해운 상무는 “이미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 중국 시장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조만간 중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리딩 브랜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과 부스로 주목 받은 브랜드 <문붓>.

경제성장과 더불어 20~40대의 젊은 층이 트래블 등의 여가생활을 즐기며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시장이 크다, 돈이 된다는 말만 듣고 몰려드는 것은 비단 아웃도어 업체 뿐 만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중국 대륙은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게다가 아직 뿌리를 내린 리딩 브랜드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무림을 평정할 브랜드를 기다리는 춘추전국시대다.

그래서일까? 이번 이스포 차이나에는 세계 각국의 브랜드들이 진출했다. 또 현지에서 행사장을 찾은 이들도 대부분 20~40대의 젊은 층이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놀이문화를 시작하려는 중국의 젊은이들을 어떻게 사로잡느냐 하는 것인데, 현재까지 이들의 주 관심사는 트레킹을 포함한 트래블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기능성, 익스트림을 내세우기 보다는 트래블 위주의 타운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거기에 젊은 층의 요구에 맞춘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 다양한 아이템 개발이 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2008년,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국 대륙의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고 있다. 

▲ 화려하고 경쾌한 분위기의 부스 <록시>에는 젊은 층의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

INTERVIEW
이스포 차이나 총 책임자 스테판 레슈케(Stefan Reschke)
“아시아 최고의 행사로 만들겠습니다”

중국 대륙의 팽창과 더불어 이스포 차이나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각 국의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중국으로’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거기에 아웃도어 리테일러, 헬스, 스키 관련 산업이 연계된 미국의 닐슨 비즈니스 미디어(Nielson Business Media)가 이스포와 협력관계에 서게 되는 내년부턴 이스포 차이나에 미국 관련 업체의 참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스포 차이나에서는 중국 아웃도어 리테일러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스포츠 스타일, 패션에 좀 더 힘을 싣고 싶다.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행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스포 차이나에서 만난 사람들
이번 이스포 차이나에 참가한 국내업체는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트렉스타> <밀레>. 이 업체들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한계를 중국 시장에서 풀어내는 것은 물론, 대륙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각 업체의 대표자들의 포부를 전한다.

동진레져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

중국에 진출한 지 벌써 10년째다. 그동안의 투자가 근래에 들어 결과로 나오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 거기에 한국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속속 입성하는 것을 보니 든든하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좋다. 그동안은 중국시장에 <블랙야크>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다행히도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하지 않게 중국 시장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한국 토종 브랜드로, 중국인에게는 또 중국 브랜드로 다가가고 싶다. 한국과 중국은 선호하는 디자인에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각 독립적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FNC코오롱 <코오롱스포츠> 조해운 상무

FNC코오롱의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06년 상해에서 열린 이스포 차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중국 방문이다.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초석을 다지며 미국을 비롯해 세계시장으로 나갈 생각이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이미 팽창될 대로 팽창되어 사실 수요가 공급의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럴 때 규모가 되는 브랜드들이 먼저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중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당장 눈앞의 수익에 급급할 게 아니라 5년에서 10년 정도의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투자하며 배운다는 심정으로 부딪혀갈 계획이다. 우선 <코오롱스포츠>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 미국 등 세계 시장 개척을 통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겠다.


트렉스타 <트렉스타> 권동칠 사장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입한 <트렉스타>는 현지 실정에 맞는 등산화와 의류로 중국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 일례로 10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직접 아웃도어 제품을 테스트하는 웹사이트 ‘녹인중국’에서 주관하는 중국호외장비평선에서 <트렉스타>의 ‘코브라’가 신발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것은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것을 중국 현지에서 해결하고 있는 <트렉스타>의 현지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중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은 중국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 김준 중국 지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스케이트 브랜드 <K2스케이트>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에델바이스 아웃도어 <밀레> 한철호 사장

에델바이스 아웃도어에서 전개하는 프랑스 익스트림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이번 이스포 차이나를 통해 베이징에 첫발을 디뎠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이곳은 우리의 88올림픽 전과 비슷한 상황.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가 문제이다.

<밀레>의 기능성을 바탕으로 제품라인은 트래블로 풀어낼 계획이다. 중국 젊은이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만 있다면 대륙과 함께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중국 현지의 윤승용 지사장과 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5년 내에 중국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


고어차이나 세일즈 디렉터 김성렬 이사

중국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밸런스와 경쟁 이 둘을 번갈아 가면서 성장시킬 계획이다. 중국 로컬 브랜드와 미국·유럽 완제품, 그리고 한국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조만간 리딩 브랜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발전은 빠를 것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 트래블 등 전반적인 아웃도어에 열려있는 중국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가 관건이다. 대륙이 열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아웃도어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분야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곳에서 한국에서의 <고어텍스> 위치를 잡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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