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센티멘털리즘을 찾아서
잃어버린 센티멘털리즘을 찾아서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4.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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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OUR 일본 홋카이도 | PROLOGUE

▲ 석양이 붉게 물든 요테이산. 일본의 명산 후지산을 닮아 에조후지(蝦夷富士)라고도 불린다.

▲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루스츠 스키장.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스키장이다.
겨울이 되면 온 세상이 백색의 도화지로 변신하는 홋카이도는 지금 눈과 바람의 축제가 한창이다. 잃었던 센티멘털리즘을 불러일으키는 섬의 비현실적인 풍광, 그리고 겨울을 가장 익스트림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키 리조트, 뼛속까지 아리는 추위를 단번에 녹여줄 온천까지. 홋카이도는 추울수록 더욱 매력이 넘쳐나는 섬이다.

일본 열도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동쪽으로는 쿠릴 열도가, 북쪽으로는 러시아 사할린 섬이, 남쪽으로는 혼슈와 맞닿아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7000년 전부터 홋카이도에는 러시아 사할린, 쿠릴 열도 등지에 살았던 소수 민족 아이누족이 터를 잡고 살았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1868~1912년)에 혼슈 지방에서 많은 일본인들이 홋카이도로 이주하면서 아이누의 땅은 일본으로 귀속된다. ‘아이누모시리(조용한 인간의 대지)’라 부르던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일본 변방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한 아이누족은 점차 인구가 감소해 현재 2만 여 명만이 홋카이도에 남아있다고 한다.

섬의 슬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홋카이도는 어딜 가나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광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40여 개의 활화산이 꿈틀대는 대지는 풍요로우면서도 척박한 이중성을 드러낸다. 손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드넓은 고원,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대지…. 그야말로 섬 자체가 자연미의 결정체다.

▲ 2월이 되면 삿포로는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각국의 조각가들이 얼음과 눈으로 만든 작품을 오도리 공원에 전시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타워에서 내려다본 오도리 공원의 야경이 아름답다.

섬은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경을 펼쳐내며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봄이 되면 벚꽃과 라일락이 만개하고, 여름이 되면 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야생화가 피어나고, 가을이 되면 온 섬이 그림엽서처럼 색색으로 물들어간다. 하지만 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겨울이다. 수백만 명의 여행자들이 삿포로 눈축제를 보기 위해 홋카이도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 홋카이도는 사계절 내내 변화무쌍한 자연미를 자랑한다. 여름이 오면 홋카이도 호쿠류초의 해바라기 마을에는 샛노란 해바라기가 만발한다.

홋카이도는 자연미 외에도 여행자들을 현혹시키는 매력적인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하다.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인 오타루 운하와 고즈넉한 온천 휴양지 노보리베쓰와 조잔케이 같은 명소부터 일본의 대표 별미인 라면과 털게 그리고 삿포로 맥주까지. 홋카이도는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워지는 겨울철 최고의 여행지임이 분명하다. 이 겨울, 백색의 도화지에 나만의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면 지금 홋카이도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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