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아랫목이 안 부러워요!
펄펄 끓는 아랫목이 안 부러워요!
  • 글·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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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아웃도어 장비 완전 정복 2탄 ⑦ 침낭

침낭의 의무는 집을 떠나 길을 나선 이들에게 포근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취침자의 체온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밖의 찬 공기가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침낭은 야외에서 잠자리를 해결해야 하는 산행이나 여행에서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할 장비다.


뭉쳤을 때 부피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보온력을 갖춘 것을 최고로 치는 침낭은 우모 충전재를 기준으로 하계용 300~500g, 춘추용은 600~1000g까지, 그리고 동계용은  1000g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다.
침낭이 얼마나 따뜻한가는 보온재(충전재)와 보온재를 담는 구조, 보온재의 양과 복원력(필파워)에 따라 결정된다. 보온재로는 거위털·오리털·합성섬유 솜을 쓰는데 그중 가볍고 뛰어난 복원력을 갖춘 거위털을 가장 우수한 침낭 소재로 꼽는다.

침낭의 생명은 보온재, 다운함량, 복원력
일반적으로 침낭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보온재의 양. 위에서 계절별로 나눈 무게 역시 침낭의 전체무게가 아닌 보온재, 즉 우모의 함유량을 말한다. 또 보온재의 양이 같더라도 다운(솜털)과 페더(깃털)의 함유량에 따라 보온성의 차이가 난다. 같은 무게라도 다운 함유량이 높은 것이 더 따뜻하다.

복원력(필파워)은 1온스(28.3495g)의 다운이 최대한 부풀어 오른 부피를 입방(세제곱) 인치로 표시한 것이다. 보통 우모제품은 복원력이 550인 제품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며, 800이상이면 아주 우수하다. 복원력이 높으면 같은 중량의 다운으로 더 높은 보온효과를 누릴 수 있다.

침낭 제조업체들은 대개 자사 제품의 내한온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회사마다 기준이 달라 대략 어느 계절에 사용할 수 있는지만 추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대상지가 어디인지, 텐트 안에서 잘 것인지, 비박을 할 것인지, 매트리스는 어떤 것인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침낭을 선택해야 한다.
침낭! 이렇게 골라요!

우선 침낭은 사용자 몸에 잘 맞아야 한다. 몸에 비해 침낭이 너무 크면 침낭 내부의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나가고 찬 공기는 침낭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모침낭은 기본적으로 따뜻하다. 또 접으면 매우 작아지고 펴면 상당히 부풀어 오르며 수명도 길다. 그러나 값이 비싸고 물기에 매우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젖은 우모침낭은 부풀어 오르지 않아 보온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합성솜은 습기에 강하고 물기를 먹어도 보온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며 잘 말라 여름용 침낭으로 주로 사용한다. 또 우모 침낭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우모 침낭보다 무겁고 부피도 크며 상대적으로 수명도 짧다. 이렇듯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사용 장소와 때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따뜻하면서도 가장 가벼운 침낭은 다리 쪽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당김 끈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후드가 달린 미이라형 타입이다. 우리 몸에서 열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부위가 머리이므로 후드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보온성을 위해 어깨·가슴·발 부위에 보온재를 더 넣어 보강한 제품도 있다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자려면, 침낭에 들어가서 겉옷을 벗으면 된다. 먼저 겉옷을 벗고 들어가는 것보다 체온을 덜 빼앗기기 때문이다. 후드로 얼굴을 완전히 감싸면 호흡으로 생긴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침낭 내부가 습해진다. 그러므로 약간 여유 있게 후드를 조인 후 스웨터 같은 것으로 얼굴을 살짝 덮으면 체온을 덜 빼앗길 수 있다. 따뜻한 물을 채운 수통을 들고 들어가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 양말이나 장갑 같은 소품들을 침낭 속에 넣으면 밤새 얼지 않고 보송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 젖은 옷가지는 절대 금물이다.

아주 추울 경우나 비박에 대비해 침낭커버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얇은 내피를 따로 준비하면 좀 더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따뜻하게 자겠다는 욕심에 너무 많이 껴입고 침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자는 동안 몸에서 나온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축축해질 수 있다.

한 가지 더! 침낭을 사용할 땐 매트리스를 잊어서는 안 된다. 맨바닥에 침낭을 깔면 아무리 좋은 침낭이라도 바닥의 냉기가 침낭 안으로 전달되어 체온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얇은 매트리스라도 준비해야 한다. 혹시 매트리스를 깜박했다면 임시로 배낭이라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보관할 때에는 침낭주머니에 넣어두지 말고 넉넉하고 발수가 되는 보관용 자루에 넣어 통풍이 잘되는 곳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침낭주머니에 그대로 넣어 오래 보관하면 다운의 복원력이 떨어진다. 또 세탁 세척제를 많이 사용하면 많이 사용할수록 침낭의 수명이 단축된다. 말릴 때는 직사광선이 없는 그늘진 곳에서 완전히 건조시킨 후 침낭을 골고루 두들겨주면 침낭이 골고루 펴지고 다운이 다시 새것처럼 살아난다.

길 위로 나선 이들의 따뜻한 잠자리를 책임지는 침낭은 활동량이 많은 야외활동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제품이다. 그런 만큼 상황에 맞는 보온재를 선택하고, 보온재의 양과 다운함량, 그리고 필파워 등을 꼼꼼하게 살핀 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성들여 고른 침낭은 길 위에 오른 당신에게 뜨끈한 아랫목을 선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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