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션의 정수를 꼽는다면 당연히 시부야( )와 하라주쿠(原宿)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과감한 스타일은 이곳이 도쿄 패션의 중심지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준다. 더구나 유행에 개의치 않는 일본인들의 패션 감각은 다양성을 낳았고 아웃도어 패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시부야와 하라주쿠 지역의 아웃도어 매장들은 거리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젊고 활기찬 느낌이 든다. 특이한 점은 신주쿠나 진보초 지역의 아웃도어 매장과 달리 단독 브랜드숍이 대다수.
<마무트> <라푸마> <그레고리> <파타고니아> 같은 유명 해외 브랜드 직영점들이 하루주쿠와 시부야를 이어주는 캣스트리트(キャットストリト) 거리에 몰려있다. 이 외에도 몇 십년간 일본 아웃도어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멀티숍 <오디박스>나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 등이 시부야와 하라주쿠역 인근에 있다.
▶ 마무트(MAMMUT) ◀
많은 멀티숍에서 <마무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다양한 라인의 제품을 비교한 후 구매하고 싶다면 캣스트리트에 있는 <마무트> 단독 매장에 가야한다. <마무트>가 일본에 직접 진출해 오픈한 첫 매장 <마무트> 직영점은 강렬하고 테크니컬한 브랜드 콘셉트를 잘 살려놓은 매장이다.
<마무트> 직영점은 2층 건물 전체를 단독 매장으로 꾸며 놓았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정통 아웃도어를 추구하는 <마무트>의 이미지를 소품으로 세심하게 표현했고, 라인별로 제품을 구별해 고객이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1층과 2층 한쪽 벽면에 작은 인공 암벽을 만들어 놓은 것도 전문 등반을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조형물이다.
2층에는 전문 장비 컬렉션이 마련돼 있다. 안전벨트와 카라비너ㆍ헬멧ㆍ로프 등 등반에 필요한 용품이 다양하다. 또 한 쪽에서는 짜릿한 등반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가 항상 상영된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잠시 들러 쉴 수 있는 매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다.
“멀티숍과는 다르게 단독 매장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통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마무트>의 이미지를 살리고 임공암벽 등을 설치해 다른 매장과는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매장을 오픈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단골손님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멀티숍보다 다양한 제품이 구비돼 여러 가지 제품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무트> 직영점의 직원은 매달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도 <마무트> 매장을 방문한 후 골수팬이 되어준 단골손님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 03-6418-7238 www.mammut.jp
▶ 파타고니아(PATAGONIA) ◀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거리에서 시부야로 이어지는 캣스트리트는 홍대 뒷골목처럼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품들이 가득한 거리로 감각적인 건물들 사이에 자리 잡은 매장들이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캣스트리트 중간 지점에 <파타고니아>가 있다. 첨단과 복고가 교모하게 조화된 건물의 외관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고, 그 안에 가득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파타고니아> 매장은 총 3층 건물로 1층에는 남성 용품이, 2층에는 여성 용품이, 3층에는 서핑보드를 비롯해 각종 서적과 자료들이 진열돼 있으며, 대형 매장답게 다양한 제품이 섹션별로 잘 분리돼 일본 특유의 깔끔함이 엿보인다. 제품군은 트레일 러닝ㆍ하이킹과 트레킹ㆍ락 클라이밍ㆍ알파인 클라이밍ㆍ서핑ㆍ낚시 등이다. 매장의 인테리어는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 콘셉트에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자아낸다.
일본인들이 <파타고니아>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디자인과 컬러 때문이다. 강렬한 원색의 컬러 대신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컬러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파타고니아>는 구매하고픈 브랜드 1순위. 게다가 고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뿐만 아니라 캐주얼한 디자인의 제품도 많아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킨다.
매장에는 성인 제품을 비롯해 키즈 라인의 제품도 많다. 국내에는 티셔츠와 팬츠 몇 가지만 수입되는 것과 상반된다. 키즈 제품은 하드쉘 재킷과 소프트쉘 재킷을 비롯해 유기농 셔츠와 팬츠, 배낭과 신발 등 다양하며 파스텔톤 컬러와 깜찍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파타고니아>는 고가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중장년층이 선호한다. 하지만 하라주쿠 <파타고니아> 매장은 젊은이들의 방문이 더 활발하다. 캣스트리트에 워낙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련된 매장 분위기가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기 충분하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과 세련된 매장으로 연일 매출 상승세를 보이는 <파타고니아>는 일본 내 매출만 15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 문의 : 03-5469-2100 www.cpatagoniaom/web/jp
▶ 라푸마(LAFUMA) ◀
제품의 구성에도 한국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이 등산 아웃도어 제품을 중심으로 캐주얼한 제품을 서브로 구성한다면, 일본의 <라푸마>는 캐주얼한 제품이 메인이고 등산 아웃도어 제품은 서브다. 고기능성 소재의 티셔츠는 물론 세련된 체크무늬의 셔츠와 투박하면서도 멋스러운 캔버스 팬츠를 많이 볼 수 있다.
어반 스타일의 아웃도어를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콘셉트를 잘 파악한 <라푸마> 매장은 50여 평의 작은 규모지만 세련된 디스플레이와 감각적인 제품으로 젊은층을 비롯해 중장년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 문의 : 03-3407-3155 www.lafuma harajuku.jp
▶ 그레고리(GREGORY) ◀
<그레고리> 매장은 아담한 2층 건물에 들어서있다. 한 층당 기껏해야 10여 평이 고작이지만 이 작은 공간에 일본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제품 하나하나 특성을 살려 디스플레이를 한 것은 물론이고 젊은 타깃을 겨냥해 선별한 제품들도 범상치가 않다.
매장의 1층은 캐주얼한 디자인의 가방이 진열돼 있다. ‘백팩의 명가로 알려진 <그레고리>에 이렇게 패셔너블한 가방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가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로스백과 숄더백, 토드백 등 화사하고 강렬한 컬러의 캐주얼 가방은 젊은층의 구매욕을 불태우기 충분하다. 반면 2층에는 전문 등반용 백팩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다. 트레킹이나 트래블용 백팩은 용량과 라인별로 진열돼 있다.
▶ 문의 : 03-5485-7357 www. gre gory.jp
▶ ICI 이시이 스포츠(ICI 石井スポツ, ICI IshiiSports)◀
<ICI 이시이 스포츠>는 오랜 시간 유통업에 종사한 업체인 만큼 도쿄에만도 진보초ㆍ하라주쿠ㆍ신주쿠 등의 지역에 6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매장은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하며 최고의 서비스와 상품을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덕분에 수많은 단골손님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하라주쿠점은 도쿄 전철 야마노테센 하라주쿠 역 바로 건너편에 있는 매장으로 위치가 좋아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매장에는 아웃도어 의류를 비롯해 등산화ㆍ배낭ㆍ캠핑용품ㆍ키즈 제품 등이 섹션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의류의 경우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총 집합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노스페이스> <마무트> <밀레>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몬츄라> <고라이트> <마모트> 등의 해외 브랜드를 비롯해 <몽벨> <미즈노> 등 자국 브랜드까지 다양하며, 하드쉘 재킷과 소프트쉘 재킷ㆍ기능성 팬츠ㆍ카고 스타일 팬츠ㆍ각종 고기능성 티셔츠 등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모든 의류를 갖추고 있다.
배낭은 <오스프리> <그레고리> <카리모어> <밀레> <마무트>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제품들이 크기와 용량별로 다양하게 전시돼 한 눈에 제품의 비교가 가능할 정도다. 등산화는 <아쿠> <가몬트> <라스포티바> 등 명품 등산화로 이름난 브랜드의 제품이 대다수다.
이 외에도 <스노우피크>와 <콜맨>의 캠핑 장비와 <페츨> <그리벨> <블랙다이아몬드>의 전문 장비, 수십 가지의 행동식을 비롯해 아웃도어에 필요한 각종 소품이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은 유독 등산 아웃도어 제품이 강세다. 타 멀티숍들이 수상스포츠나 캠핑 제품의 규모를 확대할 때 <ICI 이시이 스포츠>는 등산 아웃도어를 중심으로 균형을 맞췄다. 매장 제품의 60% 이상이 등산 용품이며 캠핑장비와 스키ㆍ스노보드 용품이 30% 정도 차지한다.
▶ 03-6439-1511 www.ici-ishiisports.co.jp
▶ 오디박스(OD Box) ◀
<오디박스>는 총 2개 층을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4층은 의류 위주, 5층은 배낭ㆍ신발ㆍ캠핑 장비가 진열돼 있다. 매장의 장점은 무엇보다 깔끔하고 효율적인 공간활용이다. 세련된 디스플레이와 정돈된 공간은 타 매장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각 층마다 2~3명의 직원들이 있어 고객의 궁금증이나 제품의 문의사항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철저한 고객관리는 <오디박스>가 가장 철저하게 지키는 신념이다.
매장의 매니저는 “한번 찾은 고객이 또 다시 찾고 싶은 매장이 되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다음은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엘브레스>나 <오쉬맨즈> 처럼 대형 매장이 아닌 만큼 선별된 제품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4층에는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고라이트> <몬테인> <몽벨> 등의 의류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5층에는 <그레고리> <노스페이스> <제로포인트> 등의 배낭과 <킨> <머렐> <스카르파> 등 신발이 있다. 또 일본에서 인기 있는 <스노우피크> <콜맨>의 캠핑 장비를 비롯해 각종 암빙벽 장비가 진열돼 매장에서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오디박스> 관계자에 따르면 매장을 찾는 주고객층은 중장년층으로 주로 <몽벨>이나 <노스페이스> <밀레> <컬럼비아스포츠웨어> <파타고니아>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등산화는 <머렐> <스카르파> 같은 신발 전문 브랜드와 <노스페이스> <킨> 등 대중적인 브랜드가 인기. 이 외에도 <순토> 시계나 각종 액세서리 등을 아기자기하게 구성해 작지만 필요한 제품을 모두 갖춘 효율적인 매장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 문의 : 03-3770-7885 odboxannex. exblog.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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