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도쿄의 유명 아웃도어 매장 탐방 - ① 진보초 (神保町, Jinboucho)
Part 2. 도쿄의 유명 아웃도어 매장 탐방 - ① 진보초 (神保町, Jinboucho)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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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초(神保町) 지역은 ‘고서점의 메카’로 불릴 만큼 헌책방으로 유명하다. 도쿄 대학을 비롯한 여러 학교들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고서점들이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진보초에는 고서점가만큼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진보초 간다(神田) 지역에 위치한 아웃도어·스포츠 거리다. 스키부터 등산·캠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진보초 지역을 집중적으로 짚어보았다.

진보초의 아웃도어·스포츠 거리는 말 그대로 일본 도쿄의 아웃도어 시장 중심지다. 거리를 둘러보다 보면 일본에서 가장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스키와 트레킹을 비롯해 전문 등반, 캠핑, 라이프스타일 등 아웃도어와 관련된 거의 모든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국내와 달리 주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2~8층에 이르는 대형 매장에 들어서 있다는 것이다. 국내처럼 한 매장에 의류·전문 장비 등을 진열해 놓지 않고, 각 층별로 독립된 테마로 구성한 곳이 많다. 예를 들어 1층은 의류와 배낭, 2층은 전문 장비, 3층은 여성 의류, 4층은 캠핑 용품 등으로 구분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구입 목적에 따라 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카이야 스포츠(さかいやスポ ツ)>의 경우 100m 안팎의 거리에 각각의 테마를 가진 단일 매장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물론 진보초의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는 스키나 스쿠버다이빙 장비 등을 파는 조그만 규모의 매장도 상당히 많이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에는 비슷비슷한 구색을 갖춘 매장이 많은데, 일본에는 매장별로 조금씩 차별화를 두고 있는 점도 달랐다.  어디는 전문 장비만 취급하고, 어디는 여성 의류만 판매하기도 한다. 이렇듯 진보초의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는 일본의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와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다.

▶ 사카이야 스포츠(さかいやスポ ツ, Sakaiya Sports)◀

<사카이야 스포츠>는 일본의 등산 역사와 함께 한 오랜 전통의 아웃도어 업체다. 1955년에 오픈했으니 벌써 54년이나 됐다. <사카이야 스포츠>는 그동안 1대 회장인 사카이 토시노리(酒井 利 , Sakai Toshinori) 전(前) 회장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아들인 사카이 타카노리(酒井 孝典, Sakai Takanori) 회장이 2세 경영을 맡으면서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6개의 단일 매장 운영
<사카이야 스포츠>는 현재 메인 도로 옆에 위치한 1호관에서 배낭과 가방 제작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운 좋게도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6년부터 일본에 등산붐이 일기 시작해 <사카이야 스포츠>의 배낭도 덩달아 불티나게 팔렸다. 차츰 수익이 높아지자 토시노리 회장은 매장을 하나둘 늘려나갔다. 현재 <사카이야 스포츠>는 1호관 주변으로 5개의 매장이 추가돼 6호관까지 생겨났다.

각각의 매장들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둘러볼 수 있도록 독립된 테마로 구성해 놓았다. 의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1호관은 현재 노리다카 타카하시(高橋 典孝, Noritaka Takahashi) 점장이 10년째 운영을 맡고 있다.

“1호관은 총 3층으로 구성된 의류 전문 매장이에요. 1층은 바지·의류, 2층은 내의·티셔츠·<아크테릭스>존, 3층은 고기능성 재킷의 제품들을 취급하죠.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5호관에 이어 두 번째예요. 요즘 일본도 경기가 안 좋다보니 고객들이 칙칙한 색상보다는 옐로우나 그린 등의 밝은 색상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특히 어번 스타일로 디자인한 의류들이 많다보니 젊은 층과 여성 고객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났어요.”

2호관은 <파타고니아>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1층과 암·빙벽 전문 장비를 다루는 2층으로 되어 있다. 2층에는 우리나라의 동대문·남대문 장비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들이 많았는데, 점장을 맡고 있는 신지 에바라(Shinji Ebara) 씨에 의하면 <페츨> <블랙다이아몬드> <스카르파> <라스포티바> 등의 전문 장비 브랜드가 인기가 많다고 한다. 전문 등반 장비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선호하는 브랜드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호관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만을 취급한다. 하나의 브랜드만 전개하는 매장이지만, 여성과 키즈 라인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제품군도 훨씬 다양하게 구성해 놓았다.

4호관은 세계 유명 등산화만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하지만 국내와 달리 암·빙벽 등반화를 비롯해 스키 부츠도 아주 많았다. 특히 자신의 족형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있어서 맞춤형 신발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사카이야 스포츠>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의 5호관에서는 배낭·침낭부터 설피·음료·GPS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용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제품군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매출액도 6개의 매장 중 가장 높다.

‘라라 사카이야(LaLa さかいや)’라고도 부르는 6호관은 여성 의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독립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여성과 가족의 참여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해서 그런지 다른 곳에 비해 화사하고 깔끔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제품군은 일본에서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컬럼비아스포츠웨어> <파타고니아> 등의 의류들 위주로 진열해 놓고 있다.

영업·통신판매 사업부장인 케이치 카네코(金子 圭一, Keiichi Kaneko) 씨를 통해 <사카이야 스포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순위도 알 수 있었는데,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는 <노스페이스> <몽벨>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순이다. 아무래도 후지산(富士山, 3776m)과 2~3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고기능성 브랜드들의 인기가 많다고 한다. 배낭이나 전문 등반 장비도 마찬가지다. 배낭은 <오스프리> <카리모어> <그레고리> 등이, 신발은 <로바>와 <스카르파> 등이 인기몰이 중이다.

온라인 판매 주력으로 꾸준한 매출 유지

사실 <사카이야 스포츠>는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하지만 지역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사카이야 스포츠>가 54년이라는 오랜 역사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카네코 사업부장은 <사카이야 스포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도에서 그 답을 찾는다.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 위치한 대부분의 매장들이 스키·캠핑·골프·테니스·러닝·자전거 등 여러 분야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다루는 반면, <사카이야 스포츠> 매장은 등반 장비를 주로 취급하죠. 이로 인해 전문 등반 마니아들의 수요가 아주 많은 편이에요. 차별화 마케팅이 적중하고 있는 거죠.”

또 한 가지 <사카이야 스포츠>는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팔더라도 포장부터 사후 관리까지 본사에서 철저하게 관리한다. <사카이야 스포츠>만 고집하는 단골손님이 많은 이유다.

“본사에서 직접 제품의 포장부터 발송, 그리고 애프터서비스까지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제품은 보통 2~3일 전에 신청해야 하는데, 하루 전에 제품을 신청해도 소비자가 꼭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보내주죠. 특히 라쿠텐과 제휴를 통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졌어요. 앞으로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사카이야 스포츠>는 1996년부터 웹사이트를 오픈한 후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다른 아웃도어 업체와 달리 빠르게 온라인을 시작한 것인데, 2000년에는 일본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Rakuten)과 제휴를 맺으면서 제품 인지도와 신뢰도가 훨씬 높아졌다. 현재 전체 매출액의 30%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올린 것이다.

<사카이야 스포츠>는 정확한 시장 흐름과 발 빠른 대처로 지난 해 20억 엔(한화 약 24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일본의 아웃도어 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사카이야 스포츠>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온·오프라인의 철저한 마케팅 전략으로 도쿄 아웃도어 시장의 중심에 선 <사카이야 스포츠>. 그들이야말로 일본 아웃도어 시장의 유통을 책임지는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 문의 : 사카이야 스포츠 03-3262-1919
www.sakaiya.com

▶ ICI 이시이 스포츠(ICI 石井スポツ, ICI IshiiSports)◀
진보초의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가장 활발해지는 시즌은 후지산 등산로 개방 시기인 7~9월이다. 이때가 되면 아웃도어 업체들은 말 그대로 신바람이 난다. 물론 다시 후지산의 입산이 금지되는 9월 이후에도 큰 문제가 없다. 다시 스키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사계절 언제 어느 때든 자신이 즐기는 레저스포츠에 맞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마니아들의 만남의 장소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웃도어·스포츠 매장은 <ICI 이시이 스포츠(ICI 石井スポツ)>와 빅토리아 그룹의 <엘브레스(L-Breath)>다. 두 곳 모두 대형 매장으로 의류뿐만 아니라 자전거·캠핑·스키·서적 등 다양한 아웃도어 분야의 용품을 전개한다.

<ICI 이시이 스포츠>는 등산본점과 간다본점 두 곳이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 서로 인접해 있다. 등산본점은 1개의 층에 모든 아웃도어 용품이 진열되어 있는데, 규모가 200평 이상 된다. <ICI 이시이 스포츠>는 오래전부터 스키·스노보드 용품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가장 저렴하면서 믿을 수 있는 제품들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스키·스노보드 용품 판매로 큰 성장을 거뒀다.

<ICI 이시이 스포츠>는 겨울스포츠 장비 판매의 비수기인 3월부터 10월까지 등산 의류와 용품들로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한다. 아웃도어 관련 서적 코너를 따로 만들어 놓아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점도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의 큰 특징이다.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에는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자체 브랜드인 <파이네(Paine)>다. <파이네>는 고기능성 의류 전문 브랜드로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체 브랜드이기 때문에 중간 마진이 없어 다른 브랜드의 비슷한 제품들보다 저렴한 편이다. 제품군도 다양하다. 고기능성 고어텍스 재킷을 비롯해 바지·모자·티셔츠·배낭 등이 출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ICI 이시이 스포츠> 매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많다. 등산본점 점장인 다카시 요시다(吉田  , Takashi Yoshida) 씨는 “다른 매장보다 <노스페이스>의 제품군을 가장 많이 구비해 놓고 있다”며,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테리어의 비주얼을 높이는 데도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즌이 끝난 스키·스노보드·스쿠버다이빙 장비의 경우 비수기에 구입하면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며 귀띔하기도 했다. 저렴한 장비 구입을 위해 세일 기간에 맞춰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ICI 이시이 스포츠> 등산본점에서 약 100m 거리에 위치한 간다본점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간다본점의 특징은 계절별로 진열해 놓고 있는 제품이 조금씩 다르다. 겨울에는 스키 용품을 주로 진열하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주로 아웃도어 용품을 취급한다.

스키 시즌이 끝나면 2층은 스쿠버다이빙과 스키 용품을 진열해 놓는다. 1층에는 배낭이 특히 많았는데, 등산 배낭부터 여행용 캐리어, 어린이 가방 등 다양했다. 등산본점이 등반 장비에 좀 더 주력하는 반면에 간다본점은 트래블·다이빙·스키 등의 장비를 취급해 서로 같은 상권에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 문의 : <ICI 이시이 스포츠> 등산본점 03-3295-0622, 간다본점 03-3295-3215 www.ici-sports.com

▶ 엘브레스(L-Breath)◀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 들어서면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들이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아웃도어·스포츠 업체인 <빅토리아(ヴィクトリア)> 그룹이다. <빅토리아>는 일본에서 가장 큰 아웃도어·스포츠 업체로 골프·테니스·러닝·스키 등 다루지 않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다.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는 <빅토리아> 그룹과 관련된 건물이 4개 정도 된다. 6~10층에 이르는 건물마다 <빅토리아 스포츠> <빅토리아 골프>, 그리고 <빅토리아> 그룹의 계열사인 아웃도어 매장 <엘브레스> 등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캠핑 용품도 갖춘 메가 스토어

<빅토리아> 그룹의 계열사인 <엘브레스>는 ‘메가 스토어’라는 명성에 걸맞게 트래블 라인부터 수상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1층과 2층은 배낭과 용품, 3층은 여성의류, 4층은 남성의류, 5층은 재킷, 6층은 캠핑 용품을 진열해 각 층별로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하고 있다.
 
특히 따로 한층 전체를 캠핑 용품만 진열하고 있는 곳은 아웃도어·스포츠 거리에서 <엘브레스>가 유일하다. 주로 일본의 대표 캠핑 브랜드인 <스노우피크(Snowpeak)>의 용품들이 많았고, 뒤를 이어 <콜맨>과 쿠킹 세트 전문 브랜드인 <유니프레임(Uniframe)>, 총 3개의 브랜드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엘브레스>에는 특히 젊은 층의 고객이 많다. 최근 일본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그레고리> <오스프리> <도이터> <밀레> <아크테릭스>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등의 제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좀 더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각 층마다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있는 점도 <엘브레스>의 특징이다.
▶ 문의 : 엘브레스 03-3233-3555 www.e-victori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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