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트래블과 라이프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CHINA 트래블과 라이프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세계 아웃도어 트렌드 진단 ⑤ 중국

민족도 다양, 취향도 각양각색…지역별로 소득·유행도 천차만별

13억 중국인들의 취향은 다양하다. 여러 민족이 뭉쳐 거대한 국가를 이룬 중국, 하나의 트렌드로 묶기에는 지역별, 민족별로 개성이 너무 뚜렷하다. 공통점은 거대한 대륙의 무한한 자원과 상상을 초월하는 대지의 파노라마는 중국인들을 여행과 레저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장으로 만들었다. 13억 인구의 잠재된 소비심리를 자극한다면 그 수익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업체들은 너도나도 중국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부터 아웃도어 시장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한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 50~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에 비하면 시장 규모는 10분의 1정도다. 5천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남한의 인구에 비해 약 27배 이상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임을 감안할 때 아웃도어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여행과 레저 중심의 중국 아웃도어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한국과 크게 다르다. 한국이 트레킹 중심의 아웃도어 용품이 대세라면 중국은 여행과 레저가 아웃도어 시장을 주도한다. 워낙 큰 나라다보니 갈 곳도 많아 한 번 여행을 떠나면 일주일은 기본이다. 당연히 여행과 관련된 아웃도어 용품이 인기다.

중국에서 전문적인 트레킹을 즐기는 인구는 극소수다. 서남쪽 지방에 몰려있는 산간지대에서조차 트레킹보다는 가볍게 관광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이런 중국의 특수한 상황을 파악하고 기존의 아웃도어 의류를 트레킹 컨셉에서 트래블 컨셉으로 방향전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아웃도어 브랜드들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밀려들어오는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웃도어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이 한 달 수입과 맞먹는 고가의 아웃도어 의류를 사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한 달 소득은 10~40만원(700~2500위안) 사이가 일반적이다. 이는 기능성으로 무장한 고가의 아웃도어 의류를 사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가계 수입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인들은 비싼 기능성 제품보다는 편안하고 실용적인 의류를 선호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단연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스포츠웨어>.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노스페이스>와 라이프스타일이 강한 <컬럼비아스포츠웨어>는 젊은 소비층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그 외에 <노티카>나 <팀버랜드> 등도 젊은 층이 많이 구매하는 브랜드다.

테크니컬 의류보다는 캐주얼한 스타일이 대세인 중국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고기능성 의류가 대세인 한국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래블 라인을 강화한 제품군으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트렉스타>의 최승원 디자인 실장은 “중국의 아웃도어 의류는 한국처럼 전문 산행용 의류보다는 여행과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디자인이 인기”라고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평가했다.

소득차가 큰 만큼 소비 패턴도 다양
2000년대 초기 시장에는 배낭이나 등산화 등 용품의 판매가 주로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30만 원을 호가하는 고어텍스 재킷의 판매가 늘고 있다. 한 달 수입이 50만 원 이상 되는 화이트 컬러가 아니고서야 사기 힘든 품목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퍼진 고어텍스 재킷은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한국에 비해 국토의 면적이 40배 이상 큰 중국에서는 유행도 소비 패턴도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국 시장처럼 하나의 아이템과 컬러가 유행한다고 해서 우르르 그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아이템을 구입할 뿐이다. 소득차가 큰 북방 도시에서는 최저가의 ‘시장표’부터 최고급 백화점 물건까지 소비 형태가 다양하고 대체적으로 소득차가 적은 해안 도시에서는 안정적인 소비가 이뤄진다.

그러나 일부 아이템들은 전국적인 인기를 끌기도 한다. 아웃도어 초기 시장인 2000년대 초반에는 독일의 가방 브랜드 <빅팩(big pack)>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빅팩>은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브랜드였는데,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쳐 국민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 중국 내 현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동안 거대한 인구와 대륙을 보고 세계 각지에서 너도나도 중국으로 진출했지만 중국은 그리 만만한 시장이 결코 아니다. 현지화를 이루지 못하면 중국인들의 지갑을 열기 힘들다.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마모트> <바우데> <그레고리> <오스프리>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도 현지화 마케팅 전략에서 아직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의는 강렬하게, 하의는 내추럴하게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레드다. 오성홍기를 물들인 컬러도 바로 레드. 레드 컬러가 악귀를 막아주고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오랜 믿음의 결과다. 의류도 단연 강렬한 원색의 컬러가 인기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브랜드로는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블랙야크>의 한 관계자는 “강렬한 원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 맞게 재킷과 티셔츠에 레드나 블루, 옐로우 등 원색 계열을 많이 사용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의는 내추럴한 컬러의 제품이 인기다. 편안한 여행자처럼 베이지나 블랙 등의 무난한 컬러로 상의의 화사함을 보완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디자인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기능성 위주의 심플한 한국 팬츠에 비해 중국에서 출시되는 팬츠는 훨씬 캐주얼하고 실용적이다. 특히 주머니가 많은 카고 스타일이 인기다. 또 레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많다.

최근에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자크(ozark)>, <탐로자(toread)>, <니코(nikko)> 등이 토종 브랜드의 파워를 이어가고 있으며, <카일라스(kailas)>라는 신생 브랜드도 아웃도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의 토종 브랜드들은 아직까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카피하는 수준이지만, 한국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점차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다.

지금의 중국 시장은 트래블과 라이프스타일이 강세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문적인 기능성을 갖춘 아웃도어 제품들의 인기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기적인 변화는 예측하기 힘들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지구촌 곳곳의 경제를 위협하고 티베트 유혈 사태와 테러 위협으로 정상적인 올림픽 개최까지 위태로운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급격하게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13억 중국인들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매년 10%를 상회하는 엄청난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미래는 무척 밝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세계적인 아웃도어 시장으로 거듭날 날이 멀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