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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여행가
김진아 여행가
  • 글·김경선 기자l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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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자의 세상 여행기

‘세상에서 가장 느린 마음 여행자.’ 여행책 <바람이 되어도 좋아>의 저자 김진아(32) 씨를 소개하는 첫 문장이다. 남들이 다 원한다는 삼성전자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바람처럼 세계를 누비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남극·남미·유럽·히말라야·중국·인도.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그녀는 참 많은 곳을 다녀왔다. 여자 나이 서른, 사회생활의 한계와 일탈 그리고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그녀는 남극으로 떠났다. 웬만큼 용기 있는 남자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는 남극 여행이다.

“오래 전부터 사진작가가 꿈이었어요. 사실 유학을 가고 싶었는데 주변 상황과 부모님의 만류로 여행을 떠나게 된 거죠.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나만의 시선으로 남겨 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극 여행 비용 4000만원. 퇴직금 전부를 과감하게 투자해 그녀는 10일간의 남극여행을 결정했다. 남위 89°부터 90°까지 스키를 타고 이동하는 지독한 여행이었다.

“진짜 힘들었어요. 손발이 꽁꽁 얼어붙고 체력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그저 완주해야한다는 생각만 들었죠. 하지만 마지막 남극점에 도착했을 때는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을 만큼 행복했어요. 그곳에서 만난 각국의 여행자들과의 우정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남극에서 그녀는 다시 남미로 날아갔다. 남미 대륙을 두루 돌아보며 오랜 시간 여행을 하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국에 들어온 그녀는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처음 계획은 남극여행이 전부였어요. 일탈은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또 다시 여행이 가고 싶더라고요. 남극여행을 하며 생긴 여러 인연들로 인해서 여행의 기회들도 찾아왔고요.”

2007년 여름, 그녀는 오은선 씨가 대장으로 있는 여성원정대 K2 등반에 함께하게 된다. 통역을 구하던 원정대와 인연이 닿아 한 달 여간 베이스캠프를 지키며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담고 온 것이다.
“이제는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저 제가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김진아 씨는 3년여 간의 여행기들을 모아 지난 3월 여행책 <바람이 되어도 좋아>를 출간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그것에 대한 감상을 엮은 책이다. “공돌이 김진아가 여행책을 쓴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부족한 글과 사진이지만 저의 여행기가 책으로 나오니 기분은 너무 좋아요. 글도 사진도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세계지도와 지구본을 친구 삼아 가지 못할 곳들을 동경하던 작은 꼬마에서 어느새 세계를 훑고 다니는 성인이 되어버린 김진아 씨. 그녀에게 세상은 아직도 비밀 이야기가 가득 한 신비로운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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