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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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자연을 대신해 그 마음을 전합니다”

“국립공원의 구석구석을 함께 해온 이야기와 조금은 낯선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레인저 세계의 속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22년간 근무해온 신용석(52) 씨가 2007년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1년 반 동안 설악산국립공원의 관리사무소 소장으로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설악산과의 대화>를 펴냈다.

우리나라에 20개 국립공원 중 8개의 국립공원에서 일해 온 저자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연환경 보전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이용과 근시안적인 개발 압력에 허덕이는 안타까움을 현장에서의 생생한 사진과 글로 드러낸다. 자연의 야생성을 지켜나가야 하는 국립공원 관리자로서 정치·경제 등의 이유로 침해당하고 탐방객들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신음하는 국립공원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순간이 책 곳곳에 스며있다.

또, 레인저(ranger)라고 부르는 국립공원 직원들의 자연에 대한 헌신과 방문객에 대한 활동, 지역협력활동 등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국립공원과 같은 자연지역에 근무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레인저’는 저자의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려진다.

나의 안전은 물론 산을 찾은 탐방객들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레인저의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거나 화려하지는 않는다. 일손이 부족해 헐레벌떡 구조를 하러 간 곳에서 ‘왜 이제야 왔느냐’는 원망 섞인 눈빛을 받기도 하고, 저체온증으로 정신을 잃은 탐방객의 피를 내서 깨운 것이 ‘꼭 그렇게 해야 했느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순간순간 눈과 마음으로 파고드는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자연의 신비함을 두 눈으로 살피고 감동하는 것을 볼 때 그 모든 섭섭함이 사라질 만큼 보람을 느낀다고.

“기본적으로 국립공원내의 자연은 바깥세상의 자연보다 훨씬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 숨 쉴 공간 말입니다. 국립공원을 찾은 사람들도 잠시나마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자연은 어떤 인공적인 것이 더해지지 않았기에 거칠다. 또 투박하고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립공원을 찾는 많은 탐방객들은 전기나 뜨거운 물 같은 도시에서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한다고. 현실에서 벗어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자연에서조차 습관적으로 도시의 편안함을 찾는 것을 못내 안타까워했다.

올해 초, 국립공원관리공단 본부의 자원보전처장으로 발령받은 저자는 앞으로 자연해설 같은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싶다고 했다.

“말없는, 그러나 분명 표현하고 있는 자연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애정을 갖는 것, 국립공원 이곳만은 야생의 자연 그대로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연의 속내를 대변할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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