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 세계 아웃도어의 흐름을 주도한다!
EUROPE 세계 아웃도어의 흐름을 주도한다!
  • 글·김성중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세계 아웃도어 트렌드 진단 ② 유럽

▲ Ⓒ캐신

실용성이 추가된 제품 증가…여성·가족·친환경에도 관심 커져

세계 아웃도어의 중심은 유럽이다. 유럽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수많은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들이 있고, 이스포(ISPO)나 유러피안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 등을 통해 세계 아웃도어 유행을 선도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이 약화되고,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유럽이 세계 아웃도어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명품이란 단지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랜 역사 속에 거쳐 간 수많은 장인들의 땀과 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세계 각국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생겨나지만 명품이라 부를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유럽은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가 가장 많은 곳이고, 더 나아가 세계 아웃도어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선두주자다.

생활·생존·알피니즘이 만들어낸 완벽한 하모니
오랜 세월 알프스와 같은 험준한 산과 함께 살아온 유럽 사람들에게 아웃도어는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이후 알피니즘이 태동하며 장비들이 급속도로 발전했고, 이러한 환경은 유럽 아웃도어 브랜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때문에 유럽의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대를 이어가면서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등산화 전문브랜드인 <마인들> <로바> <한바그> <라스포티바> 등을 비롯해 독일 국민브랜드로 성장한 <잭울프스킨> <바우데> <쉐펠>, 그리고 스위스의 <마무트>와 프랑스의 <라푸마>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다. 이러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디자인과 다양한 라인을 접목시키며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유럽의 아웃도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규모로 성장한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색깔은 유지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분야의 브랜드를 흡수·합병하며 토털브랜드의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미국 <컬럼비아스포츠웨어>가 <마운틴하드웨어>를 인수했듯이, 독일에서는 <바우데>가 등반장비 브랜드인 <에델리드>를, 그리고 스위스 <마무트>가 등산화 전문브랜드인 <라이클>과 램프 전문브랜드인 <루시도>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자전거·스키 등 다양한 레저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도 한다.

디자인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능성만 살린 의류 라인에서 탈피해서 실용적이고 패션이 추가된 제품이 점차 많아지고, 그동안 유지해 오던 원색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평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색상의 의류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하이킹이나 노르딕워킹 인구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활용할 수 있는 의류들이 많이 늘어났다. 한 예로 외형은 청바지이지만 스트레치와 속건성을 높인 제품들이나 오리털 재킷에 방수 기능을 살린 제품 등이 그것이다.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이스포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기존에 치열했던 고기능성 경쟁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주종을 이루었으며, 단지 등산복에만 치중하지 않고 자전거·스키·익스트림 스포츠 등 분야도 훨씬 다양해졌다. 소재도 흡습·속건, 방풍·방수의 기능을 넘어서 대나무·코코넛·콩·해조류 등을 사용한 오가닉 제품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적인 소재 제품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라푸마> 마케팅팀 설주택 차장은 “최근 유럽 아웃도어 의류의 흐름은 단순한 기능성 소재를 넘어서 디자인과 컬러를 접목한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트렌드 역시 야외생활과 일상생활에 모두 어울리는 의류들로 방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에는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져서 단지 테크니컬 라인에 중점을 두기보다 요가·피트니스·노르딕워킹·자전거 등 라인의 확장도 훨씬 커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웃도어 활동에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면서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대중화되고 있다. 여기에 가족이라는 테마가 접목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무엇보다 유럽에서는 여성과 가족, 그리고 환경에 더하여 하이 퀄리티를 반영한 제품들도 강세다. <오스프리> <카리모어> <바우데> 등 배낭 전문브랜드에서는 초경량과 기능성을 살린 인체공학적 시스템 배낭을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한바그> <라스포티바> <마인들> <노바> 등 등산화 전문브랜드에서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신소재를 개발해 더 가볍고 튼튼한 등산화를 출시하고 있다. 의류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방풍·방수 소재로 가장 많이 쓰이던 고어텍스의 사용이 점차 낮아지고, 자사에서 개발한 독특한 소재들로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점도 큰 특징이다.

이렇게 브랜드마다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제품 개발을 하고 있고, 아웃도어를 즐기는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유럽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 아웃도어 시장의 특징은 국내처럼 몇 개의 브랜드만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브랜드들이 저마다 혁신적인 신상품이나 트렌드에 부합된 제품들을 선보이며 꾸준하게 아웃도어 시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열린 유러피안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54억9000만 유로(한화 약9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연간 상승률이 2.6%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연 친화적인 휴가 형태가 증가하고 있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유지가 관건
아웃도어는 대부분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하는데, 미국·캐나다·일본을 제외하고는 독일·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의 선진국들이 세계 아웃도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웃도어의 트렌드를 가장 빨리 알기 위해서는 유럽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유럽의 아웃도어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추구해오던 기능성에다가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 이미지가 수요를 좌지우지하는 국내에서 유럽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을 라이선스나 직수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럽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장점 중 하나는 이탈리아·프랑스 등 패션의 선두 주자를 달리는 나라의 디자인, 그리고 실용적이고 기능성을 강조한 스위스·독일 등의 기술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디자인과 제품이 아닌, 가슴에 새겨진 브랜드 로고만 봐도 어떤 아웃도어를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신들만의 브랜드 색깔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기술력이나 디자인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아웃도어 선진국의 브랜드와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시장 파악과 마케팅 전략, 그리고 연구 개발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모방보다는 창조를, 그리고 획일적인 디자인으로 여러 가지를 전개하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브랜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