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으면 물결 따라 들려오는 “산타루치아~”
눈 감으면 물결 따라 들려오는 “산타루치아~”
  • 글·박상신ㅣ사진·김세정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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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DIC WALKING TOUR | ② 통영 미륵도

▲ 미륵산 중턱의 편백나무숲.

미륵도 북서쪽 해안 따라 미래사까지 약 10㎞ 4시간 소요

글·박상신 노르딕워킹 인스트럭터ㅣ사진·김세정 Daum 카페 <노르딕워킹(아웃도어라이프)> 회원
취재협조·Daum 카페 <노르딕워킹(아웃도어라이프)>, <세상걷기>ㅣ장비협찬·메드아웃도어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곳. 남해안 통영은 아름다운 미항으로 이름 높다. 섬과 섬이 꼬리를 문 한려수도의 절경과 검푸른 해안을 따라 늘어선 하얀 집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통영은 이탈리아의 나폴리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세병관(국보 제305호)으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투어를 하기 전에 통영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서 먼저 알고 싶어서다. 통영 시내 중심가에 있는 세병관은 1605년(선조 38)에 제6대 통제사 이경준이 창건해 약 300년간 삼도수군통제영의 객사로 사용됐다.

이순신 장군은 미륵도와 거제도 사이의 한산도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하고 3년8개월 동안 왜군들의 서해 진출을 봉쇄했다. 통영을 이야기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빠트릴 수 없는 이유다. 통영이라는 지명도 이순신 장군이 활약했던 삼도수군통제영의 줄임말이다. 통영을 사랑한 이순신 장군의 위패는 통영 운하를 바라보는 언덕 위 착량묘에 모셔져있다.

통영에서 유명한 인물이 이순신 장군만은 아니다. 통영은 걸출한 예술가들을 배출한 예향의 도시다. 얼마 전 타계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외에도 시인 김춘수, 유치환, 음악가 윤이상 선생이 통영에서 태어났다. 통영은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숨결이 배어있는 예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 영운리 포구에 정박한 작은 배들.

나폴리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항구
통영대교를 지나 미륵도로 들어갔다. 둥글게 휘어져 있는 해안 너머로 유유히 지나가는 유람선이 그림 같다. 이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노르딕워킹을 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렸다. 통영 노르딕워킹은 미륵도 북서쪽 해안의 충무마리나 리조트를 시작으로 영운리~미래사까지 해안을 따르는 코스를 걷기로 했다.

충무마리나 리조트 해안에서 노르딕워킹을 시작했다. 해안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이 아늑한 바다를 바라보며 예술가들은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옥빛 바다와 어우어진 푸른 숲에는 야생화가 즐비했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굴껍질이 크고 작은 바위에 붙어있어 걷는 이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 검푸른 해안을 따라 걸으면 푸른 바다와 한려수도의 섬들이 어우러진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편백나무숲속 아늑한 미래사
마파산 해안을 돌아 영운리 해안에 도착했다. 일운 마을과 양달 마을을 지나니 미래사로 오르는 비포장도로가 시작됐다. 미래사로 한참을 오르다 뒤 돌아 보니 포구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검푸른 해안, 그 너머로 유유히 떠가는 배는 한 폭의 그림처럼 마음을 자극했다.

미륵산 중턱의 미래사는 편백나무숲에 둘러싸여 있다. 계절은 이제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데 편백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은 서늘하다 못해 춥기까지 했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강한 피톤치드로 인해 한여름에도 숲속에는 모기나 다른 해충을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 미래사까지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쪽빛 바다가 한없이 펼쳐진다. 잠시 넋을 잃고 무념무상으로 바라봤다. 미륵사는 조계종 초대 종정이었던 효봉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크지 않은 아늑한 경내는 미륵산을 찾은 등산객들과 신도들로 북적거렸다.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다시 한 번 통영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새어나왔다. 한려수도의 수많은 섬들이 품속에 와락 안기는 기분이었다.

통영 미륵도, 지금껏 보았던 아름다운 해안의 풍경은 미륵도에서 만난 절경에 꼬리를 내렸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물길을 따라 남해안의 절경이 펼쳐지는 곳, 통영을 걸으면 바다를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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