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작 6월, 드디어 시원한 계곡으로 향할 시간이다. 계곡은 깨끗한 물이 있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여름철 트레킹 최적의 장소지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위험지대이기도 하다.
계곡은 좁고 길게 움푹 들어간 지형을 말한다. 암석이 침식되어 생긴 곳이라 지천에 바위나 돌이 깔려있고, 가파른 협곡에 급류가 생성되며 수위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항상 일정하지 않다. 시원한 자연 풍경 속에서 여름의 따가운 햇빛과 더위를 피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계곡 트레킹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1 기능성 옷과 여분의 옷
계곡 트레킹을 하면서 길이 없을 경우에는 물길을 헤치고 나가야 하며, 수시로 계곡을 건너야 한다. 젖은 옷은 체온을 급격하게 뺏기 때문에 지상으로 나왔을 경우 빠르게 마르는 옷을 입어야 한다. 젖은 옷으로 인해 저체온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가벼운 여분의 옷도 챙기는 것이 좋다. 장시간 젖은 옷을 입고 있을 경우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으며, 비가 온 다음날 수위가 늘어난 경우 생각보다 더 오래 물속에 있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깊은 계곡은 한여름에도 물이 엄청 차갑다.
2 짧은 옷보다는 긴 옷
계곡 트레킹은 물놀이와 다르기 때문에 반바지보다는 긴 바지, 반팔보다는 얇은 긴팔 상의를 추천한다. 우거진 수풀을 헤치고 나가는 구간이 많으며, 여름철에는 벌레도 많다. 또한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면서 물속에서 바위와 부딪힐 수도 있고, 물살이 셀 경우에는 나뭇가지 등에도 다리에 생채기를 입는다.
3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
물이 있는 곳은 항상 이끼가 생긴다. 이끼는 엄청 미끄럽기 때문에 잘못 밟거나 접지력이 충분하지 않은 신발을 신었을 때는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바위에서 충분히 접지력을 발휘하는 신발을 신어야 하며, 샌들보다는 발을 감싸주는 등산화가 좋다. 접지력이 아무리 좋은 샌들도 발을 물살로부터 보호해 주지는 못하며, 물이 샌들 사이로 들어오면 발을 옮기는 데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기 때문. 특히 예기치 못하게 바위에 부 딪힐 수 있기 때문에 토캡이 튼튼한 신발을 추천한다.
4 물길을 안전하게 건너게 해줄 등산 스틱과 선글라스
제3의 다리, 등산스틱은 계곡 트레킹 필수품이다. 계곡을 걸을 때는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발의 감각만을 이용해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데, 고정되어 있지 않은 돌을 밟을 경우 금방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등산 스틱은 발을 잘못 디뎌도 몸을 지탱해 주고, 발을 디딜 곳을 먼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계곡의 상류로 올라갈수록 계곡의 수위를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등산 스틱으로 수위를 체크해야 한다.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선글라스도 필수다. 햇빛이 유난히 강한 여름의 물가는 눈에 강한 자극을 주고 금방 눈을 피로하게 하며, 물에 반사된 햇빛이 시야를 방해하기도 한다.
5 방수 백팩과 드라이 백
물론 방수 백팩과 드라이 백이 모두 있으면 금상첨화. 물에 온몸이 잠겨도 소지품은 젖을 걱정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있어도 괜찮고, 둘 다 없다면 드라이 백 하나는 꼭 구비하자. 방수 백팩이 아니어도 소지품을 김장 비닐 등 비닐류에 넣고 배낭에 넣으면 배낭은 젖어도 소지품은 무사하다. 한꺼번에 넣지 않고 용도 별로 따로 포장하면 물건을 찾기 쉽다. 드라이 백이 필수품인 이유는 비닐에 넣으면 비닐이 찢어질 경우 방수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소지품이나 전자기기 등은 드라이 백을 이용해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6 취사하지 않아도 되는 간단한 음식 계곡
트레킹은 일반 트레킹보다 시간이 더 오래 소요돼 트레킹 중간에 식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계곡에서 취사를 할 경우 물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취사하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자. 물론 수시로 소모된 열량을 보충할 에너지 바나 초콜릿 등은 필수품이다.
7 벌레 방지 용품과 비상약 구비하기
여름의 물가, 특히나 숲속의 계곡은 벌레가 많다. 숲의 벌레들은 강력하다. 산모기에 물리면 며칠을 가렵게 지내야 하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해충을 쫓을 수 있는 모기향도 좋지만 이동 중에 모기향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벌레 방지 스프레이를 수시로 몸에 뿌려 피해를 최소화하자. 벌레에 불렸을 때 바르는 연고나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방수 밴드, 타이레놀과 같은 상비약은 일반 트레킹과 마찬가지로 꼭 챙겨가도록 하자. 또한 물이 많지 않은 때에는 로프가 필요 없지만 비가 내린 직후나 수위가 늘어난 경우라면 안전을 위해서 로프를 챙기자.
<계곡 트레킹 명소>
두타산 무릉계곡
수려한 경치로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무릉계곡. 마치 ‘무릉도원’ 같다 하여 이름 붙었다. 웅장한 기암괴석과 깊은 골짜기를 흐르는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하류 호암소에서 시작해 약 4km 거리의 상류 용추폭포로 이어진다. 거대한 규모의 무릉반석을 시작으로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을 지나 용추폭포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응봉산 덕풍계곡
강원도의 명산인 응봉산 북서쪽에 숨어 있는 덕풍계곡은 12km나 되는 협곡이다. 계곡 양쪽으로 깎아낸듯한 기암절벽과 노송이 장관을 이루기로 유명하다. 덕풍마을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계곡 초입에 닿는다. 계곡을 따라서 1.5km 정도의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덕풍 산장이 나오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덕풍계곡의 상류이자 하이라이트, 용소골 트레킹이 시작된다.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