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에는 여행이 정답이다.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픈 여행 마니아들에게 추천하는 맞춤 여행지. 여름이 되면 더욱 빛이 나는 해외여행지 세 곳을 추천한다.
01 여름이 되면 더욱 빛이 나는
일본 홋카이도
계절의 색이 뚜렷한 홋카이도는 사계절 언제나 매력적인 풍경을 보여주지만 여름이 되면 총천연색 꽃들이 대지를 물들인다. 일본 전체 면적의 약 1/5을 차지하는 홋카이도에는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과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등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국립공원이 있으며, 삿포로 시내를 길게 가로지르는 형태의 오도리공원에서는 사계절 즐거운 축제가 열린다. 뿐만 아니다. 비에이와 후라노의 여름은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는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여기에 바다와 너른 들이 내어주는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별미들,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까지. 다양한 일본 여행지 중에서 여름의 홋카이도가 특별한 이유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 덕분이다.
도심에서 만나는 자연, 삿포로
SAPPORO
홋카이도의 주도 삿포로에는 도심 속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원이 두 곳 있다. 국영타키노스즈란구릉공원은 홋카이도의 유일한 국영 공원으로 시내에서 차로 40여 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한적한 숲속에 자리한다. 400ha의 넓은 부지에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수놓은 꽃밭이 펼 쳐져 있고, 무성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11개의 화원에 사계절 800여 종의 식물이 피어나는 타키노 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가장 유명한 구역은 언덕 일대를 뒤덮은 꽃밭이 계절에 따라 튤립, 코스모스, 단풍으로 물드는 ‘컨트리 가든’으로, 포토 스폿으로 유명하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구역은 아쓰베쓰 강이 흐르고 3개의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계류 구역’이다. 마지막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 골짜기’와 ‘타키노 숲 구역’.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구가 많은데, 특히 거대한 계란을 형상화한 푹신푹신한 쿠션에서 뛰어놀거나 쥐의 소굴을 모티브로 한 미로를 탐험할 수 있다.
오도리공원은 도시 중앙에 자리해 국영타키노스즈란구릉공원처럼 자연미가 빼어나진 않지만 회색빛 건물 사이에서 푸른 녹음을 바라보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동서 1.5km로 뻗어 있어 30여 분이면 전체를 걷기에 충분한데, 이곳에 4천 그루가 넘는 나무와 푸른 잔디밭, 분수 등이 있어 회색빛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여름이 되면 오도리공원에서는 비어 가든 축제가 열린다. 보통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비어 가든은 1959년부터 시작된 삿포로 여름축제의 일환으로 삿포로 곳곳에서 직송되는 신선한 생맥주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찬다.
동화 속 꿈의 정원, 후라노와 비에이
FURANO & BIEI
홋카이도의 여름을 대표하는 풍경은 섬의 중앙에 자리한 후라노와 비에이에서 나온다. ‘홋카이도의 배꼽’이라 불리는 후라노는 7월부터 8월까지 총천연색의 꽃들이 대지를 물들인다. 후라노에서 아름다운 꽃의 향연을 만끽할 장소는 팜 도미타다.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라벤 더 명소로, 후라노 하면 팜 도미타라는 수식어가 당연하게 따라붙을 정도다. 15만m2의 넓은 부지에 색색의 꽃들이 물드는 팜 도미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비올라, 수국, 안개꽃, 라벤더, 양귀비, 코스모스 등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다.
숲속 요정들이 나올 것만 같은 신비로운 숲속 공간 닌구스테라스도 빼놓지 말자. ‘닌구르’는 홋카이도에 사는 전설의 요정이다. 30~40cm의 키에 사람과 흡사한 외모를 가졌으며, 숲과 물에서 생활한다. 닌구스테라스는 이 작은 요정이 사는 숲이다. ‘닌그루가 있을지 모르니 떠들지 말라’는 간판을 지나면 신비로운 숲속 마을이 나타난다. 숲속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통나무집에서는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통나무로 지어진 상점에서는 유리공예품과 나무 조각품, 각종 액세서리 같은 수공예 소품들을 판매해 신비로운 숲속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후라노가 화려한 느낌이라면 비에이는 소박하고 평화롭다. CF에 등장해 유명해졌다는 켄과 메리의 나무, 마일드세븐 담배 광고에 나와 유명해졌다는 마일드세븐 언덕, 세 그루의 떡갈나무가 부모와 자식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오야코 나무…. 힘겹게 찾아다닌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02 한국인들의 여행 성지
베트남 다낭
베트남 중부의 최대 상업도시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다낭은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 중 하나다. 넘쳐나는 맛집과 힙한 카페, 아름다운 비치가 즐비한 다낭은 관광과 휴양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먹을거리와 놀거리가 넘쳐나는 다낭 시내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는 미케비치, 다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호이안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행지다.
다채로운 볼거리 가득한 시내 여행
ĐÀ NẴNG
다낭 시내를 살짝 벗어나면 논느억 비치 인근에 비죽 솟은 여섯 개의 봉우리를 만난다. 대리석이 많아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라고 불리는 오행산은 우주를 구성하는 오행, 즉 화·수·목·금·토를 상징하며 각각 호아썬, 투이썬, 목썬, 킴썬, 토썬이라 부른다. 이중 투이썬은 관광지로 개발해 자연의 신비로움과 불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여행 명소다. 입구에서 린응사까지 도보 혹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보통 관광객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린응사와 탕꼰 동굴, 반통 동굴, 땀 타이사, 호아응옘 동굴, 후엔콩 동굴 등을 둘러본 후 걸어 내려오는 코스를 잡는다. 대승불교와 소승불교가 어우러져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베트남의 불교 사찰은 화려한 한국의 사찰과는 다르게 소박한 풍광이 인상적이다. 린응사를 둘러본 뒤에는 여러 개의 자연동굴을 찾아야한다. 특히 투이썬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후엔콩 동굴에 들어서면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압도적인 자연미에 감탄이 절로 난다. 입구 정면에 거대한 불상이 자리해 관광객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발길도 끊임없다.
시내의 가장 핫플레이스는 핑크빛으로 빛나는 다낭 대성당이다. 핑크성당 혹은 첨탑 끝 닭 모양의 풍향계 때문에 수탉성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1923년 루이 발레 프랑스 신부가 지었으며, 핑크빛 고딕 첨탑과 크라운 아치가 돋보이는 고딕 양식 성당으로 언제나 사진촬영에 열중하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바닷가에 자리한 다낭에서 비치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스폿이다. 다낭을 대표하는 미케비치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6개 중 하나로 손꼽았다. 약 10km의 쭉 뻗은 미케비치는 야자수로 만든 전통 파라솔과 비치베드가 늘어서있고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항상 몰려들어 해수욕을 즐기는 다낭의 대표적인 해안이다. 해안 북쪽에는 해산물 레스토랑이 형성됐고, 남쪽으로 논느억 비치까지 세계적인 리조트들이 들어서 휴양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해질 무렵 일몰이 무척 아름답다.
다낭에서 조금 벗어나면 시내에서 45분 거리에 위치한 바나산을 만난다. 바나산에는 총 5개의 케이블카가 운행되며 오픈 시간과 정차역이 다르기 때문에 티켓을 끊을 때 확인은 필수.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케이블카를 타고 바나산을 오르면 프랑스의 정취가 느껴지는 바나힐에 닿는다. 바나힐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나산 정상에 조성한 휴양지인데 전쟁으로 인해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다가 선 그룹이 호텔과 놀이시설, 레스토랑 등을 확충하여 테마파크로 탈바꿈했다. 2018년 6월에 개관한 골든 브릿지도 새로운 명물. 거대한 두 손이 다리를 떠받들고 있는 모양인데, 골든 브릿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베트남 분위기 물씬 풍기는 호이안
HỘI AN
호이안은 다낭에서 30km 떨어진 투본강 어귀에 자리한 작고 예쁜 강변도시로 다낭의 근교도시로 치부하기엔 호이안을 방문하기 위해 다낭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호이안은 16~18세기 동남아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중국과 일본, 인도,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상선이 출입하며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마을로 특히 호이안 올드타운은 과거 무역이 활발하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베트남 2만동 지폐에 그려진 호이안의 랜드마크 내 원교와 다양한 건축 양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가古家 및 박물관 등을 입장할 수 있다. 호이안의 진가는 밤에 드러난다.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등에 불이 켜지면 거리는 환상적인 색으로 물든다. 잔잔했던 투본강도 저녁이면 소원 등불을 띄우는 배들로 가득하다.
03 보석 같은 바다가 펼쳐지는
필리핀 보홀
7천 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 보홀. 아름다운 자연과 비밀을 품은 신비로운 바다가 어우러지는 곳, 소박하지만 풍족한 휴양지 보홀의 여름은 찬란하다.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바다에서 서핑, 스노클링, 호핑투어, 다이빙, 카약, 카누 등 워터 액티비티를 원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보홀이다.
이색적인 볼거리가 가득, 초콜릿힐
CHOCOLATE HILLS
필리핀에는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홀을 대표하는 명소 초콜릿힐은 천국으로 가는 214개의 계단과 해질 무렵 아름다운 장관으로 유명한 열대 우림 지역으로 1268개의 언덕이 한눈에 펼쳐져 멋진 장관을 이룬다. 초록빛으로 물든 초콜릿힐은 건기쯤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 멀리서보면 꼭 초콜릿이 뿌려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원뿔형 언덕이 끊임없이 펼쳐져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하는 우림은 바닷속에 있던 산호섬들이 깎여 육지로 드러나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지지만 여전히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도 30~50m의 언덕은 둥그스름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울창한 열대우림 속에서도 언덕만큼은 나무가 없는 초원으로 이뤄져 더욱 신비롭다. 이색적인 풍경을 한 눈에 담고 싶다면 214개의 계단을 지나 전망대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에 서만 보던 초콜릿힐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가는 게 힘들다면 초콜릿힐 입구에 있는 ATV숍에서 직접 ATV를 운전해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천상의 체험, 스쿠버다이빙
SCUBA DIVING
보홀에서 꼭 해야 힐 액티비티는 단연 스쿠버다이빙이다. 발리카삭 섬과 칼리바오 섬은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스폿. 태초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한 암초가 진기한 풍경을 자랑한다. 수심 50m에 위치한 바다절벽 또한 발리카삭 섬의 또 다른 매력. 단단하고 부드러운 암초부터 창참치 등 희귀 생물이 가득하고, 운이 좋으면 12월에서 3월 사이에 고래상어도 만날 수 있다. 칼리바오 섬은 7종류의 상어와 피그미 해마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해 다채로운 해양 생태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신비로운 생명체, 타르시어 원숭이
TARSIER MONKEY
일반적인 원숭이의 생김새와는 달리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가져 안경원숭이라 불리는 타르시어 원숭이는 다 커도 몸길이가 13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꼬리는 몸통의 2배, 머리도 180도로 움직일 수 있는 신비로운 생명체다. 타르시어 원숭이의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보홀 여행자들이라면 꼭 타르시어 안경원숭이 보호구역에 방문한다. 보홀에서만 볼 수 있는 보홀의 상징이기 때문. 1960년대까지는 보홀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었지만, 원주민들이 숲을 파괴하며 터전을 잃게 되자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중이다. 예민한 성격 탓에 서식 환경이 바뀌거나 밝은 빛과 소음 등으로 조금의 스트레스만 받아도 스스로 나무에서 내려와 머리를 찧고 죽는다고 하니 안경원숭이를 만지거나 소리를 내서 자극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안경원숭이는 야생성이라 밤에 곤충 등을 사냥하고 낮에는 보통 잠을 자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경원숭이를 보기는 쉽지 않다. 보호구역을 돌아보다 보면 나뭇잎 밑에 숨어 잠을 자고 있는 안경원숭이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