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찾아 떠나는 자전거 로드
봄꽃 찾아 떠나는 자전거 로드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4.03.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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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알짜배기 코스

드디어 봄이다. 온 대지가 칙칙했던 겨울색을 벗어던지고 영롱한 봄빛으로 물들어간다. 따스한 봄바람을 맞으며 만끽하는 자전거 여행.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두 바퀴의 자유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날 때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로운 궁극의 꽃길
경주
꽃길 가득한 경주를 만끽하려면 4월 초가 제격이다. 흐드러진 벚꽃이 만발한 경주의 봄은 골목골목 보이는 기와집, 기와 사이로 우뚝 솟은 거대한 고분, 고풍스러운 신라시대 유적지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자랑한다.
경주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다. 수많은 자전거 대여소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릉원, 계림, 동궁과 월지 등 역사 명소는 대부분 자전거 출입이 제한된다. 자전거 출입이 가능한 곳으로 코스를 잡아 보니 교촌한옥마을, 첨성대, 야생화단지. 황리단길, 보문관광단지다.
교촌한옥마을은 682년 신라 신문왕 때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국립대학 ‘국학’의 자리이자 최부자 고택이 위치한 곳이다. 최부자 고택을 중심으로 전통 한옥이 많이 남아있고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가 한편에 자리해 골목골목 여행하는 재미가 있다. 최부자 고택을 벗어나 교촌한옥마을 출구로 나오면 월정교가 보인다. 월정교는 남산과 신라 왕궁인 월성을 잇는 대표 다리로 경관이 수려하다. 특히 월정교 야경은 경주 여행의 백미다.
월정교에서 자전거로 5분이면 첨성대, 첨성대 바로 옆에는 대릉원이 자리한다.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 대총이 자리한 이곳은 자전거 출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섭섭하지 않아도 된다. 인왕동 고분군 등 경주 곳곳에 고분군이 밀집해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경주의 뜨는 관광지 황리단길. 이곳은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2차선 도로다. 최근 옛 한옥 건물을 개조해 식당, 카페, 사진관, 술집,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탈바꿈한 거리. 한옥 전통미와 현대 건축미가 어우러져 이색적이고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게들이 즐비해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산책로와 자전거길로 유명한 보문관광단지는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도 즐겨 찾는 곳이다. 봄이면 벚꽃, 가을이면 단풍이 보문호를 둘러싼다. 황룡사 9층 목 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각 건축물인 경주타워, 신라시대 왕의 숲길을 복원한 왕경숲, 한국의 콜로세움인 보문 콜로세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문화테마파크로 경주 여행의 마무리로 선택하기 제격이다.


꿈결 같은 풍경 속 바이크 캠핑
충북 영동군 송호리
따스한 봄바람이 부는 4월은 꼭꼭 숨겨둔 캠핑 유전 자가 샘솟는 달이다. 파란 하늘에 자리한 양털 구름이 밖으로 나오라며 손짓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어린 나뭇잎이 자연의 노래를 만든다. 잔디밭에 누워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시기다.
충북 영동군 금강 변에 위치한 송호관광지는 100 ~400년 이상 된 노송 군락지다. 구불구불 멋들어진 소나무 아래 캠핑 사이트가 있어 소나무 바로 옆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앞쪽에 금강과 뒤쪽의 노송을 낀 모습은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다. 한쪽에는 카누·카약장이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고, 양산팔 경이 시작되는 금강 둘레길이 있어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신선놀음이라 칭할 만큼 경치가 좋아 많은 캠퍼가 찾는 곳이다.
송호관광지에서 천태산 방면으로 2km쯤 가면 영화 촬영지 수두교가 나온다. 비주얼이 끝내주던 이 영화의 대표 이미지는 수두교를 건너는 장면이다. 붉은 노을 아래 남녀가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송호리 자전거 여행의 핵심은 봉황대와 강선대, 금강둘레길이다. 봉황대는 양강 들머리 수두리에 위치한 누각으로 아름다운 조망이 유명하다. 봉황대 위에서 수두교를 찍으면 금강, 비봉산을 모두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특히 노을이 질 때의 풍경이 아름답다.
양산팔경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곳은 강선대다. 강선대는 금강 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서 있는 육각 정자로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과 어울려 우아한 멋을 풍긴다. 정자 위에 서면 아찔한 바위 절벽도 볼 수 있다.
금강 둘레길은 양산팔경의 비경을 둘러 볼 수 있는 약 5.5km 코스다. 송호관광지 솔밭부터 코스가 시작돼, 송호리 캠퍼들이 발걸음 하기 좋다. 특히, 얕은 잔디 사이로 길이 구불구불하게 나 있는 금강 수변 공원이 인생샷 포인트다.
양산팔경 중 하나인 봉황대에서부터 수두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달렸다. 수려한 자연풍광이 가득찬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환상적이다. 얼굴을 간질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탄지 한참. 송 호리에 왔으니 캠핑 성지에서의 하룻밤은 보너스다. 송호관광지는 너른 잔디가 가득해 어디에 텐트를 쳐도 명당이다. 자전거와 캠핑의 만남으로 송호리 만한 곳이 없다.


황홀한 벚꽃 성지
섬진강 십리벚꽃길
구례 화엄사 IC를 지나자마자 마주하는 섬진강변은 4월 초가 되면 벚꽃 물결이 한창이다. 전국에서 가장 이름난 벚꽃 성지는 이 시기가 되면 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도로 가득 관광 나선 차들로 가득하다.
벚나무는 버찌(체리)가 열리는 나무로 왕벚나무, 산 벚나무, 겹벚나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벚나무의 다양한 변종과 품종은 꽃잎의 모양이나 크기 등의 차 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통칭해 벚나무라 부른다. 벚꽃으로 유명한 여의도 윤중로, 섬진강, 덕유산 등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벚꽃은 왕벚나무 꽃이다.
유독 섬진강변에 벚꽃이 많은 이유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쌍계사와 화엄사 진입로에 벚꽃을 심었고, 1990년대 후반 섬진강변에 벚나무를 심어 현재의 대규모 군락지를 이루게 됐기 때문이다.
십리벚꽃길의 초입에는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다. 장터에 왔으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지역 막걸리, 장터 국밥, 참외장아찌, 노가리, 왕 닭꼬치, 고로케 등 일반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먹거리부터 섬진강 특산물 벚굴(강바닥에 붙어있는 모양이 벚꽃과 비슷하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 가장 맛이 좋아 붙여진 굴), 물이나 술에 타먹을 수 있는 벚꽃 진액, 벚꽃 진액으로 만든 벚꽃 빵 등 벚꽃 관련 상품도 있다.
한산한 벚꽃길을 만나고 싶다면 새벽같이 십리벚꽃길로 향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전거를 탄다면 더욱 이 새벽이 정답이다. 십리벚꽃길은 약 4km 구간으 로 화개 삼거리에서 쌍계사까지 벚꽃 터널이 이어진다. 황홀한 벚꽃의 군무를 감상하다 보면 길은 금세 십리벚꽃길 끝에 위치한 쌍계사에 닿는다. 쌍계사는 지리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723년 창건됐다. 840년 진감국사가 중국의 차(茶) 종자를 가져와 절 주위에 심고 쌍계사라 이름을 바꾼 후, ‘차 시배지’ 등 수많은 차밭이 쌍계사 주변에 조성됐다. 이외에도 국보 제57호 진감국사대공탑비 등 30개의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쌍계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동백꽃이다. 쌍계사로 향하는 길목부터 붉은 동백 꽃이 탐스럽게 펴있다. 지리산 물줄기에서 내려오는 약수에 동백꽃을 얹으면 물맛이 끝내준다고 한다.


강과 강을 따라 수려한 자연을 만나다
새재자전거길
새재자전거길은 충주 탄금대에서 경북 상주 상풍교까지 총연장 100km 구간의 자전거길이다. 남한강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연결하는데, 이름과는 달리 새재자전거길이 넘는 고개는 새재가 아니라 소조령과 이화령이다.
자전거길의 시작인 탄금대는 충주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명승지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북쪽으로 유유히 흐르고,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천강이 한강과 합수되는 지점에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라 하여 탄금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팔봉폭포는 충북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쪽에서 흘러드는 오가천이 괴산 쪽에서 오는 달천으로 떨어져 내리는 특이한 모습의 폭포다. 인공 폭포이지만 칼로 빚은 듯한 날카로운 층암절벽과 어우러져 빼어난 조형미를 보여주고, 주변으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수주팔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깊은 산간분지에 자리한 수안보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유명하다. 긴 라이딩에 지칠 때쯤 피로를 풀고 쉬어가기 좋은 곳. 이후 길은 소조령으로 이어진다. 충주시의 수안보면 화천리와 괴산군 연풍면을 연결하는 고개다. 동쪽에 소백산 본줄기에 해당하는 마역봉 (927m)과 조령이 있고, 이곳을 넘으면 경상북도 문경과 이어진다.
마지막 고개는 이화령이다. 고개가 가파르고 험하여 산짐승의 피해가 많아 여러 사람이 어울려서 함께 넘어갔다하여 이유릿재라고 불렸다. 그 후에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아서 이화령으로 불리게 됐다. 이화령의 높이는 548m, 소백산맥의 조령산 (1017m)과 갈미봉(783m)과의 안부에 위치한다. 동쪽사면은 조령천의 곡구인 진안리에서 서쪽으로 분기하는 하곡과 통하고, 서쪽사면은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으로 흐르는 연풍천의 하곡으로 이어진다.


탁 트인 바다 조망하는 해안 길
강원도 고성~주문진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도 구간의 시작은 고성 통일전 망대 출입신고소다. 페달을 구르기 시작하면 금세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대진항과 초도해수욕장, 초도항을 지나면 눈앞에 금빛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화진포해수욕장이다.
화진포에서 약 7km 내려오면 거진항이, 다시 페달을 밟으면 가진항과 공현진항이 연달아 나타난다. 동해안자전거길을 달리는 자전거 여행자는 물론 도보 여행자에게도 먹을 걱정 하나는 없다. 물회와 회덮밥 등 싱싱한 해산물을 도처에서 맛볼 수 있다. 3km를 더 남하하면 송지호가 나온다. 화진포와 마찬가지로 석호. 쉼터 전망대와 약 5km 코스의 산소(O₂)길 등이 잘 정비되어 있어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다.
봉수대~삼포~자작도 해수욕장을 거쳐 백도항에 도착하면 작은 어선들만 옹기종기 정박해 있는 소박한 항구를 만난다. 백도 해수욕장을 거쳐 교암리 해수 욕장에 다다르면 천학정.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 위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수려하다.
아야진항을 지나면 또 다른 해돋이 명소인 청간정이 나오고 봉포항을 지나면 영랑호가 나온다. 자전거 길은 고성을 지나 속초로 이어진다. 영금정 바닷바람에 땀을 식히고 다시 출발하면 멀리 울산바위의 강직한 자태가 펼쳐진다. 하늘빛 금강대교를 넘어 분홍빛 설 악대교를 통과하는 구간 역시 볼거리. 그리고 대포항 도착하면 갖가지 미식거리가 라이더를 유혹한다.
길은 이제 양양으로 접어든다. 낙산사를 거쳐 동호해변. 야트막한 언덕이 여러 차례 나온다. 그리고 나타난 풍경. 동호해변부터 멀리 하조대해수욕장까지의 풍광이 장관이다. 자전거 길은 죽도해수욕장을 지나고 남애항을 거쳐 주문진해변에 닿는다. 고성에서 주문진까지 약 100km 코스로 초심자라면 쉽지 않은 거리지만 라이딩 좀 해본 이라면 충분히 도전할만한 하다. 게다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동해안 자전거길의 백미다.


물 따라 길 따라 흐르는 대로
화천 산소 100리길
봄이 되면 북한강 옆으로 자전거길이 나있는 물의 도시 화천은 다양한 코스를 즐기며 자전거와 캠핑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변모한다. 자전거 캠핑을 계획했다면 딴산유원지 캠핑장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하면 좋다.
화천 산소 100리길은 42km 구간이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구간을 자전거로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캠핑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2km 쯤 달리면 화천댐이다. 1944년 완공돼 4차례 재설치된 화천댐은 북한강 수원의 발원지이다. 딴산유원지에서 화천댐으로 가기 위해서는 유원지 매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비포장로를 달려야 한다. 가벼운 오프로드를 체감할 수 있는 코스다.
화천댐 위쪽으로 오르면 산천어 월드파크다. 1월에 열리는 화천의 대표 축제인 산천어 축제 지원을 위한 장소이나 5~6월에는 지천에 핀 토끼풀꽃과 어우러져 쉬기 좋은 곳이다. 길은 꺼먹다리로 이어진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니라 차량이 지나갈 수 있으나 수력발전소로 이어지는 길이라 통행량이 많지는 않다. 꺼먹다리는 1945년 화천댐과 함께 준공된 다리로 나무로 만든 상판에 검은색 타르를 칠해 이름이 붙었으며 다리에는 이름이 붙은 이유와 오래된 시간 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구만교를 건너 강 남쪽으로 넘어오면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는 일반 아스팔트 도로다. 의 저자 김훈이 이름을 지은 ‘숲으로다리’는 북한강 위에 떠있는 다리를 달리는 구간으로 1km 정도 코발트빛 물 위를 달리는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구간으로 화천산소길의 백미다.
길은 이제 1km 정도 숲길이 이어지고, 이내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난다. 화천대교를 건너 붕어섬으로 향한다. 카누, 월엽편주 등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 설과 레일바이크, 하늘가르기 등 레포츠 시설이 있는 공원이다. 강 남쪽에 비해 강 북쪽은 자전거길이 끊김 없이 잘 정비돼 있어 북한강에 비치는 푸른 자연을 즐기며 질주가 가능하다.
화천 산소 100리길은 완주해도 좋지만 체력에 따라 구간별로 라이딩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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