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다. 컴퓨터 ,휴대폰, 카메라…. 날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신제품이 출시된다. 이런 제품들의 수명은 길어야 3년. 더 좋은 것을 구비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전락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세태 속에서도 오래된 물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사람이 있다. 낡고 상한 신발을 새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슈마스터(www.shoemaster.co.kr)의 김기성(53) 사장이다.
새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오랫동안 익숙해진 물건이 쓰기에 훨씬 편리하다. 슈마스터는 등산화 전문 수선업체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낡은 신발은 버려야할 대상처럼 여겨지지만, 산을 다녀본 사람들은 안다. 등산화야말로 세월을 함께 할수록 편안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등산화는 일반 신발에 비해 고가다. 유명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20만원을 호가한다. 쉽게 사고 버릴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등산화는 오래될수록 좋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새 제품은 발에 상처를 남기죠.”
우리나라 산은 바위가 많아 아무리 튼튼한 등산화라도 쉽게 손상된다. 슈마스터의 등산화 수선이 인정받는 이유는 신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창갈이부터 봉제, 접착 등 완벽한 수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김기성 사장은 두 아들과 함께 슈마스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슈마스터의 전문성은 이미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인정받아 <노스페이스>나 <코오롱스포츠> 같은 굴지의 아웃도어 브랜드들로부터 수선을 의뢰받을 정도다.
김 사장은 10여 년 전 처음 슈마스터를 시작하기 전에는 여행과 아웃도어를 즐기는 레저스포츠 강사였다. 각종 수상스포츠와 스키·암벽·빙벽 등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던 그가 최근 빠져있는 레저활동은 모터사이클.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마니아인 그는 지난 6월25일, 장장 49일 일정으로 1만7000km에 달하는 유라시아 횡단을 떠났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유라시아 대륙에 엔진 소리를 울려보고 싶었다는 김기성 사장. 여행 중간중간 중국과 러시아의 탁아소나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도 나눠줄 예정이다.
슈마스터는 김기성 사장이 몸담고 있는 회사이자 자신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제 그는 등산화 수선업계의 마스터에서 스스로의 인생을 즐기는 셀프마스터로 거듭났다. 일과 취미생활을 동시에 즐길 줄 아는 김기성 사장. 멋진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