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남국의 이부스키
아득한 남국의 이부스키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12.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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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이부스키 指宿

일본의 최남단에 자리한 가고시마에서도 가장 남쪽에 자리한 이부스키는 1년 내내 온화한 날씨를 자랑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올레길과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온천 지역을 누비며 남국의 따뜻한 풍경을 만끽해 보자.


©가고시마현 관광연맹


사라쿠 모래찜질온천 砂むし会館砂楽
탕에 몸을 담그는 대신, 모래찜질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부스키 제일의 관광명소로 꼽힌다. 지하 온천에서 올라온 뜨거운 열기로 데워진 모래를 온몸에 덮어 찜질하는 방식인데, 무려 300년 전부터 이용해온 이부스키의 전통 온천법이다. 먼저 카운터에서 제공하는 유카타로 갈아입은 다음 검은 모래사장으로 향하면 직원이 누울 자리를 안내해 준다. 움푹 파여 있는 곳에 몸을 뉘면 직원이 모래를 퍼서 얼굴을 제외한 온몸을 모래로 꼼꼼하게 덮어준다. 따뜻하고 무거운 모래 속에 있으면 묘하게 아늑한 기분이 들어 눈이 서서히 감길 것. 잔잔한 파도 소리가 더해지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힐링 된다. 모래의 온도는 약 50~55°C로 10분 정도 있으면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마치 몸속 유해한 독소가 배출되는 느낌이다. 실제 모래찜질을 하면 전신의 모공이 열리고 순환이 개선돼 혈액 내 산소 수준이 상승하고 독소 배출을 촉진시켜 준다. 그 효과는 일반 온천에 비해 3~4배나 된다. 모래 속이 익숙해지면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지지만 15분이 지나면 밖으로 나와야 한다. 모래찜질은 서서히 몸이 뜨거워져 저온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찜질이 끝난 후 일반 온천에 들어가 샤워로 모래를 털어내면 찜질 온천이 마무리된다. 온천 이용료는 모래찜질과 온천입욕, 유카타와 수건 대여가 포함돼 있으며 어른은 1500엔, 어린이는 천엔이다.
鹿児島県指宿市湯の浜5丁目25番18号
오전 타임 08:30~12:00, 오후 타임 13:00~19:30(주말은 오전 타임만 운영)
+81 993-23-3900
ibusuki-saraku.jp


헬시랜드 다마테바코 온천 ヘルシーランド露天風呂 〈たまて箱温泉〉
온천여행지로 유명한 이부스키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곳. 이부스키의 상징인 가이몬 산과 수려한 절벽, 태평양을 배경으로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야외에 마련된 널찍한 노천탕에서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파노라마 뷰로 펼쳐지는 이부스키의 자연 경관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마치 하늘과 바다와 온천수가 이어져 있는 듯한 착시현상에 황홀한 기분마저 든다. 온천수는 신경통과 근육통, 관절통에 효과가 좋으며, 피로회복과 건강증진에 도움이 돼 여행 중 쌓인 피로를 풀기 좋다. 다마테바코 온천은 총 2개의 노천탕을 갖추고 있는데 하나는 가이몬산과 동중국해의 절경이 펼쳐지는 일본식 노천탕, 다른 하나는 스누피산이라 불리는 다케야마와 바다가 어우러진 서양식 노천탕이다. 홀수 일에는 여성이, 짝수 일에는 남성이 서양식 노천탕을 이용하도록 운영하고 있어 날짜를 잘 맞춰 방문하면 원하는 뷰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온천 입장권은 어른 510엔, 어린이 260엔이다.
鹿児島県指宿市山川福元3292番地
09:30~19:30
+81 993-35-3577
seika-spc.co.jp/healthy/tamatebako


세비라 자연공원 瀬平自然公園
해안 도로를 따라 이부스키를 향해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전망대. 공원이라기보다 운전 중 잠시 쉬어가는 쉼터에 가깝지만 경치가 워낙 아름다워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광 명소가 됐다. 누군가는 소나무가 내어주는 그늘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는가 하면, 공원이 품은 황홀한 풍경을 담기 위해 바위 위에 올라 촬영에 열중하기도 한다. 공원의 규모는 아담하지만 바다를 향하고 있는 전망대의 풍경만큼은 광활하고 황홀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유황도, 다케시마, 야쿠시마까지 조망할 수 있다. 왼편으로는 거대한 삼각형의 가이몬 산과 그 아래, 끊임없이 새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가 절경을 펼쳐낸다. 덕분에 세비라 자연공원은 ‘가고시마 낭만 도로’라 불리기도 한다.
鹿児島県南九州市頴娃町


메이지구라 양조장 薩摩酒造 花渡川蒸溜所 明治蔵
이부스키와 맞닿은 난사쓰 지역에 자리한 고구마 쇼츄(소주) 양조장이다. 메이지 시대부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 방식에 따라 손으로 술을 빚으며, 여전히 항아리를 사용해 제조한다. 덕분에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 맛과 퀄리티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가고시마 명물로 자리 잡았다. 양조장은 메이지 시대의 마을을 그대로 구현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유리관이 눈길을 끈다. 미니어처로 꾸며진 옛 메이지구라의 술을 빚는 풍경이다. 정성스레 누룩을 만드는 사람부터 고구마를 다듬는 사람, 구석에서 졸고 있는 사람 등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쪽 벽면에는 옛 메이지구라의 풍경 사진과 역사, 술을 빚는 과정에 대한 정보가 가득해 박물관 역할을 한다. 발효 중인 술 항아리가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길을 지나면 메이지구라의 고구마 쇼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잘 익어가는 고구마 쇼츄의 향기와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은 상점에 닿는다. 상점에서는 메이지구라 양조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한정 쇼츄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쇼츄를 무료로 시음해 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병 위에 여러 종류의 고구마 일러스트가 새겨진 ‘이모다라케’. 무료 17종류의 엄선된 고구마로 만들었으며 항아리에서 오래 숙성해 묵직하고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가격은 한 병에 2750엔이다.
鹿児島県枕崎市立神本町26
09:00~16:00
+81 993-72-7515
meijigu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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