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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 되는 가고시마 이야기
알아두면 도움 되는 가고시마 이야기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11.3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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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의 끝, 힐링의 시작 '가고시마'

거대한 연기를 뿜어내는 사쿠라지마와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날것의 숲, 가고시마의 풍경을 닮은 부드럽고 진한 향토 요리까지. 일본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보물들은 고요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살아 숨 쉬고 있었다.


01 뚜벅이 여행자를 위한 ‘CUTE’
CUTE란 가고시마와 그 주변 지역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권이다. 가고시마 시내를 누비는 ‘가고시마 시티뷰’ 버스와 노면전철을 비롯해 활화산 지역인 사쿠라지마로 향하는 페리까지 이용할 수 있어 가고시마 뚜벅이 여행자들에겐 필수다. 1일 권과 2일 권, 두 종류로 판매하고 있으며 해당 일자에는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더불어 관광지 입장권 및 이용권 할인혜택도 포함돼 있다. 유신 후루사토관, 센간엔, 가고시마 수족관 등 10곳이 넘는 주요 관광명소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UTE는 가고시마 중앙역 종합관광안내소, 가고시마 중앙역 에키마에 광장 관광 안내소, 관광 교류 센터, 가고시마시 관광안내소(덴몬칸), 가고시마 거리 산책 관광 스테이션, 사쿠라지마 관광안내소(사쿠라지마 컨시어지 센터)를 비롯한 일부 호텔에서 구입할 수 있다.


02 신비로운 자연 탐험, 규슈올레
규슈올레는 한국의 제주올레가 규슈로 수출되어 만들어진 트레킹 코스다. 제주올레처럼 규슈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비는 길을 품고 있어 자연과 문화, 역사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여행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가고시마 현의 기리시마-묘켄 코스와 이부스키-가이몬 코스, 이즈미 코스는 독특한 역사와 신비로운 숲을 만날 수 있어 인기다. 기리시마-묘켄 코스는 일본 최초의 신혼여행으로 알려진 사카모토 료마와 오료의 여행길로 웅장한 폭포와 빽빽한 나무 사이의 오솔길, 근엄한 와케 신사 등을 품고 있다. 이부스키-가이몬 코스는 일본 최남단 역과 소나무 숲, 가와지리 해안을 지나며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이즈미 코스는 풍요의 신을 모시는 이쓰쿠시마 신사, 농촌마을, 옛 무사 마을들이 있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 좋다.


03 고기 러버를 위한 가고시마 3대 고기
와규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가고시마 흑소. 5년에 한 번 개최되는 ‘와규 올림픽’에서 2017년과 2022년에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가고시마의 대표 고기는 가고시마 흑돼지다. 구로부타라고도 불리는 흑돼지는 가고시마 고구마인 사쓰마이모를 먹고 자라 육질이 부드럽고 단맛이 나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주로 샤부샤부나 돈가스로 즐겨먹는다. 마지막 고기는 흑소와 흑돼지에 이은 흑닭, 구로사쓰마 도리이다. 풍부한 육즙과 풍미는 물론 구운 후에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주로 활화산 지역인 사쿠라지마의 용암 플레이트를 사용해 굽는 용암 구이, 취향껏 재료를 토핑 해 닭 육수를 뿌려먹는 닭밥, 감칠맛이 극대화된 꼬치구이 등으로 먹는다.


04 색다른 온천 여행
규슈 지역은 아무 땅이나 파도 온천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온천이 많다. 그만큼 최상급 수질과 다양한 종류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규슈 최남단에 자리한 이부스키는 온천열로 달궈진 뜨거운 모래찜질로 유명하다. 모래찜질 온천은 전 세계에서도 흔치 않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본 전통 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직원이 파낸 구멍에 쏙 들어가면 다시 모래를 덮어준다. 모래 온도가 50도에 달하지만 모래입자가 크기 때문에 공기층이 형성돼 화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래가 온몸을 따뜻하게 데워줌과 동시에 모래 무게로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보통 온천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

©überkenny


05 사무라이의 고향
가고시마 시립미술관 옆에는 늠름한 자태의 동상 하나가 서 있다. 메이지유신의 주역, 사이고 다카모리다. 하급 무사였던 사이고는 제후가 다스리는 영지들과 연합해 쇼군과 싸워 이기면서 도쿠가와 막부시대를 끝냈다. 이후 메이지 정부의 핵심 인물이 되면서 일본이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고향인 가고시마에 군사학교를 열었다. 하지만 세계 진출을 반대하는 일본 내 다른 인사들과 대립하면서 가고시마군과 정부군의 전쟁이 일어났다. 비록 전쟁에선 패배했지만 가고시마 사람들은 이곳 출신의 사이고 다카모리가 일본의 근대화를 가져왔다는 자부심과 끝까지 가고시마를 지켰던 의리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06 가고시마의 상징, 활화산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단연 사쿠라지마다.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인 활화산으로, 원래 섬이었으나 1914년 대폭발로 인해 용암이 바다를 덮으며 육지와 이어지게 됐다. 가고시마 시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15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찾아가기 쉽다. 터미널에 도착해 10분 정도 걸으면 사쿠라지마 관광센터가 나타난다. 사쿠라지마의 생성 과정과 주민들의 삶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박물관이라 본격적인 여행 전 방문하면 도움이 된다. 입장료도 무료다. 관광센터에서 나와 해안선을 따라 쭉 달리다 보면 남부에 위치한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에 도착한다. 1946년 폭발 때 생긴 용암 위에 세워졌으며 흰 연기를 뿜어내는 사쿠라지마 남봉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활화산 지역이라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둘 것. 화산 폭발에 대비해 안전시설을 꼼꼼하게 갖췄으며, 용암이 민가를 덮치지 않도록 땅을 파서 길을 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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