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죽음이 덧그려진 땅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다. 도시의 이름을 부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원폭의 그림자’. 인류 최초 원자폭탄 투하의 아픔을 이겨내고 시나브로 재건한 히로시마는 온몸으로 평화를 외치고 있었다.
01 계절 정보
동쪽으로는 오사카, 서쪽으로는 후쿠오카 사이에 자리한 히로시마는 위도가 낮은 편이라 9월에도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9월에도 여름처럼 습하고 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은 온화한 기후로 여행하기 가장 적합하며,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니 여벌의 보온 의류를 준비하자.
02 히로시마 찾아가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처럼 한국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여행지이다 보니 가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인천발 히로시마행 제주항공이 유일하며, 화・목・토 주 3회만 운항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여행자라면 인천까지 와야 하는 수고로움이 불가피해 다소 아쉽다. 오사카나 후쿠오카 공항으로 입국해 기차나 버스 등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으나 시간과 비용 면에서 장점이 많지 않으니 다양한 여행지를 여유롭게 관광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03 오코노미야키
오사카 전통 음식으로 알려진 오코노미야키는 히로시마인들의 소울푸드이기도 하다. 얼마나 진심이냐면 상가 건물 전체가 오코노미야 키 전문점으로 채워진 오코노이무라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곳뿐만 아니다. 히로시마 시내 곳곳에 오코노미야키 상점이 있고, 길거리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오사카식과 히로시마식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만드는 방식은 차이가 있다. 오사카식은 재료와 반죽을 모두 섞어 굽는다면, 히로시마식은 반죽을 크레이프처럼 구운 후 그 위에 양배추와 돼지고기, 새우, 소바면 등의 재료를 얹고 계란과 합체해 완성한다. 달달한 소스를 뿌린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는 놓쳐서는 안 될 별미다.
04 히로시마 패스로 알뜰 여행하기
히로시마 여행자라면 관광 시설 및 음식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히로시마 환대 패스Hop’를 활용해보자. 노면전차 프리패스, 시내 순환 버스 일일 승차권, 피스쿠루(공유 자전거) 하루 패스를 구입하면 ‘히로시마 환대 패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히로시마 평화기념박물관, 히로시마 성 등의 관광시설과 각종 레스토랑 등 우대시설 이용 시 패스를 제시하면 즉각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05 히로시마의 바다
우리나라보다 습하고 더운 일본에서는 9월까지도 해수욕이 가능하다. 히로시마 시내는 바다와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항만 시설로 인해 해수욕이 가능한 아름다운 비치는 없다. 대신 조금만 발품을 팔면 맑고 깨끗한 바다와 청명한 하늘이 어우러지는 히로시마의 가을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바다마을 오노미치의 세토다 선셋 비치, 히로시마에서 열차로 40여 분 거리에 자리한 구레 시의 해변 등 섬나라답게 호젓한 해변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깨끗한 백사장과 입맛을 돋우는 갖가지 별미를 내는 식당들도 많아 시내를 벗어나 소도시의 정취를 느끼고픈 여행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