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네덜란드가 부럽지 않은 테마파크
진짜 네덜란드가 부럽지 않은 테마파크
  • 김경선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07.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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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근교 하우스텐보스

나가사키에서 한 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하우스텐보스Huis Ten Bosch는 경탄 그 자체다. ‘일본 속 네덜란드’라는 별칭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테마파크는 굳이 유럽까지 가지 않아도 화려한 거리와 건축물, 다채로운 화원이 내어주는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행 내내 내리던 비는 하우스텐보스로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이어졌다. 여행의 기분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날씨 아닌가. 나가사키를 출발할 때 흐렸던 하늘은 다행이 하우스텐보스를 앞두고 거짓말처럼 청명해졌다. 내내 비 소식이었던 일기예보가 틀린 순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일본에 도착한 순간부터 줄곧 회색빛이었던 하늘이 드디어 새파란 맨얼굴을 드러냈다.
하우스텐보스에 들어서면 감탄이 절로 흘러나온다.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구역은 플라워 로드. 화단을 가득 메운 총천연색의 꽃들 사이로 네덜란드 풍 풍차 두 대가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서있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맑게 갠 하늘은 유독 청명했고, 동화 속 풍경 같은 하우스텐보스의 거리는 낭만 그 자체였다.
하우스텐보스는 일본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다. 그 규모만 자그마치 152만m2. 이 드넓은 테마파크에는 길이 6km의 운하가 자리하며, 운하는 하버 타운을 거쳐 오무라 만大村湾으로 이어진다. 도보로는 하루에 다 보기 힘들 만큼 넓어 공원 내 교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우스텐보스 내 교통편은 총 다섯 가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파 크버스와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캐널 크루저,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곤돌라, 세 가지 교통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대여 자전거와 카트 택시는 유료다.
플라워 로드 건너편에서 캐널 크루저를 타고 운하를 달려 돔토른 앞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편안하게 공원의 2/3를 지나온 셈. 암스테르담 시티로 들어서자 네덜란드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건축물이 여행자를 반긴다.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어로 ‘숲속의 집’이라는 의미로 중세 네덜란드를 모델로 지은 테마파크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유럽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암스테르담 시티는 세계 각국의 유리 예술품이 집결한 기어만 뮤지엄이 자리하고 있으며, 테마 파크 내에서 건물이 가장 빽빽이 밀집한 거리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 시티에서 하버 타운으로 들어서자 요트들이 줄지어 정박한 항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항구에 럭셔리한 요트들이 가득한 풍경은 유럽의 여유로운 마을을 방문한 듯 이색적이다. 하버타운을 지나 하우스텐보스의 상징적인 건물인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로 향한다. 공원 가장 안쪽에 꽁꽁 숨겨둔 만큼 아름답고 호화로운 궁전은 향하는 길도 예사롭지 않다. 궁궐로의 입장을 반기는 듯한 수국 로드가 압권. 5월부터 6월까지 만발하는 총천연색의 수국이 길 양 옆으로 도열한 풍경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다. 연보라색부터 자주색, 분홍색, 하얀색 수국이 농담을 달리하며 군락을 이루는 수국 로드를 지나 공원의 가장 깊숙한 공간에 다다르자 드디어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다.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전 여왕 관저를 그대로 본 따 건축한 건물로 정원으로 들어서면 그 웅장한 자태에 시선이 압도된다. 당당하고 고고한 여왕의 품위를 닮은 듯 정교하게 모방한 궁전은 외관도 내부도 실제처럼 우아하다. 내부에는 하우스텐보스를 닮은 굿즈샵과 미술관이 운영중이다. 궁을 지나 안쪽 공간으로 들어서면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조경한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 주위를 둘러싼 터널은 싱그러운 잎사귀가 가득해 운치를 더한다.



밤이 되면 정원은 더욱 아름답게 변신한다. 저녁 7시 30분부터 15분 간격으로 화사한 루미나리에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맞춰 형형색색의 빛이 춤을 추는 광경은 여행자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꽃의 정원을 만끽하고 싶다면 하우스텐보스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원이 자리한 아트가든을 찾아야한다. 계절마다 튤립과 장미, 수국이 만발하니 어디를 보아도 눈이 호강하는 공간이다. 당연히 포토스폿도 여러 곳. 정원 주위를 감싸듯 수로가 흘러 진짜 네덜란드의 소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우스텐보스 중앙에는 타워시티가 있다. 가장 화려한 거리이자 중심가인 타워시티는 하늘 높이 치솟은 종탑 돔토른과 각종 레스토랑, 카페 등이 즐비하다. 돔토른 종탑에 오르면 하우스텐보스의 전망이 한 눈에 펼쳐진다. 70m 높이의 전망대에서는 하우스텐보스의 아름다운 거리는 물론이고 멀리 오무라 만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돔토른 종탑 전망대는 낮과 밤 언제 가도 아름답지만 한 번만 선택한다면 밤을 추천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하우스텐보스의 아름다운 야경과 빛의 물결이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광장이 동화 속으로 입장한 듯 환상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테마파크에 온 이상 놀이기구를 안타면 섭섭하다. 어트랙션 타운에 가면 다양한 놀이기구와 체험공간을 만난다. 물론 에버랜드 같은 엄청난 놀이기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놀이기구부터 VR 체험, 공룡랜드, 일본 최초의 3층 회전목마, 만화 〈원피스〉 테마관 등 가볍지만 행복한 시설들이 가득하다. 공원의 풍경을 실컷 만끽했다면 여러 가지 어트랙션으로 기분전환을 시도할 만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우스텐보스를 찾았다면 빼놓을 수 없는 섹션이 어드벤처 파크다. 공룡을 테마로 한 어드벤처 파크는 길이 100m의 짚 라인 ‘슈팅스타’를 비롯해 일본 최대 규모의 공중 시설로 아이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천공의 성’, 무시무시한 사운드로 스릴을 더하는 ‘더메이즈’, 탈출 성공률 1%의 미션 수행 게임 ‘공룡의 숲’ 등 놀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중세 유럽의 거리를 재현한 하우스텐보스는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일본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테마파크다. 계절마다 새로운 꽃이 만발하는 공원은 언제 찾아도 눈이 호강한다. 2월에서 4월까지는 ‘튤립대축제’가,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는 2천 여 종의 장미가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장미 축제’가, 5월 중순부터 6월까지는 일본 최다 규모의 품종을 즐기는 ‘수국 축제’와 ‘백합 축제’가 열린다.
밤이 되면 하우스텐보스는 또 다른 풍경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1300만 개의 전구가 빛을 밝히는 테마파크는 일본 전국 일루미네이션 랭킹 6년 연속 1위를 달성할 만큼 화려하고 장엄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빛 축제는 빛과 분수의 운하, 3D 프로젝션 매핑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웅장한 규모다.
하우스텐보스는 하루로는 모자랄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시간의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공원 내 호텔에 숙박하며 이틀가량 하우스텐보스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유럽까지 가지 않아도 낭만의 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에서 후쿠오카까지 비행기로 단 1시간. 후쿠오카에서 하우스텐보스까지 열차로 1시간 40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도 유럽을 만날 수 있는 곳. 이 계절에 하우스텐보스는 무조건 강추다.



하우스텐보스
〒859-3292 長崎県佐世保市ハウステンボス町1-1
09:00~21:00(토요일 10:00~22:00)
1DAY - 패스 성인 7천엔, 청소년 6천엔, 초등학생 4600엔, 미취학 아동 3500엔, 만 65세 이상 5천엔
2DAY - 패스 성인 1만2200엔, 청소년 1만400엔, 초등학생 8천엔, 미취학 아동 6100엔, 만 65세 이상 8700엔
+81 570-064-110
huistenbosch.co.jp


<어디서 잘까>



호텔 유럽
하우스텐보스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 하우스텐보스에 도착하면 크루즈가 마중 나와 운하를 가르며 호텔 전용 승차장까지 안내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체크아웃 때도 마찬가지. 외관부터 내부까지 유럽의 궁을 모티브로 럭셔리하고 우아하게 꾸며졌으며,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이 운치를 더한다. 하우스텐보스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호텔로 매일 로비에서 음악회도 열린다. 사계절 내내 꽃으로 장식된 로비 홀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포인트다.
〒859-3293 長崎県佐世保市ハウステンボス町7-7
+81 570-064-110
huistenbosch.co.jp


헨나 호텔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와 가성비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호텔. 헨나 호텔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로봇이 응대하는 독특한 호텔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공룡과 여성 로봇 직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한국어 서비스도 되니 걱정하지 말 것. 로비에서는 귀여운 로봇 악단이 하루에 두 번 공연도 하니 시간이 된다면 놓치지 말자. 호텔 내부에는 무인 스마트 편의점과 로봇이 접대하는 무인바가 있으며, 음료와 맥주 등은 자판기에서 언제든 뽑아 마실 수 있다.
〒859-3243 長崎県佐世保市ハウステンボス町6-5
+81 570-064-110
h-n-h.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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