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시대로 타임 슬립, 다카야마
에도 시대로 타임 슬립, 다카야마
  • 김경선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04.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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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문화와 에도 시대의 흔적이 가득한 다카야마는 골목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시간여행자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빛바랜 목조 건물이 늘어선 거리는 에도 시대 모습 그대로다. 낡아버린 건물이 늘어선 거리를 걷다 ‘삐걱’ 미닫이문을 열면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굿즈가 관광객들을 현혹한다. 고도古都는 고즈넉하다. 화려한 색 하나 없이도 눈과 마음을 현혹한다. 에도 시대로 타임 슬립한 시간여행자의 시간은 400년 전 오늘이다.
기후현 북쪽 지역 히다飛騨의 중심지 다카야마高山. 400년의 세월이 쌓인 격자형 시가지는 ‘쇼교토小京都’, 즉 ‘작은 교토’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옛 도시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본 문화의 정점인 교토 문화와 에도 시대 문화가 어우러진 다카야마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안식을 주기에 일본인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비단 위로가 일본인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국적 불문,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안식과 힐링을 선물하는 보물 같은 도시는 소란함 뒤에 안온함을 감추고 있다.



이 마을이 옛 모습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립 덕분이다. 높은 산맥으로 둘러싸인 지형은 외부와의 접촉을 한정하면서 전통문화가 유지되는 조건을 만들었다. 다카야마는 약 1만 년 전 조몬 시대부터 사방에서 여러 문화가 유입돼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16세기 말, 가나모리金森에 다카야마성이 건축되면서 지금의 마을과 문화를 줄곧 간직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에는 나고야나 도쿄에서 JR과 ‘특급 히다’ 열차로 접근하기가 좋아 일본 각지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핫한 여행지로 거듭났다. 과거의 고립이 현재의 개방으로 이어진 아이러니는 다카야마를 더욱 특별한 여행지로 만든다.



다카야마에서도 거리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가미산노마치는 관청 주변에 조성된 번화가 중 하나다. 조카마치(옛 성읍마을)의 중심지로 가미산노마치, 가미니노마치, 가미이치노마치 일대를 가리켜 산마치 도리라고도 부른다. 현재까지 옛 건물 그대로가 남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거리에는 전통과자, 공예품 상점은 물론 다카야마의 별미 미타라시단고(떡꼬치), 히다소 꼬치구이 가게 가 곳곳에 자리해 쇼핑과 길거리 음식을 맛보기 좋다.
다카야마는 크지 않은 동네다. 대부분의 관광지가 전통거리 주변에 집중돼 어디서든 20분 내외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다. 구시가지인 후루이마치나미에서 산노마치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을 직접 발품 팔다 보면 다카야마를 관통하며 흐르는 미야가와 강을 만난다. 크지 않은 강이지만 유유히 흐르는 미야가와 강 일대에서는 매일 아침시장이 열리기도 하니 놓치지 말자.


다카야마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에도 시대에 관청 및 관사로 사용된 건물 다카야마 진야를 찾아보자. 에도 시대 도쿠가와 막부는 히다를 특별히 직할령으로 관리했을 만큼 중요한 지역으로 여겼다. 다카야마 진야는 일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진야로 당시 관리가 사용하던 공간과 지역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던 공간들을 여전히 보존해 공개하고 있다. 진야 내에는 아늑한 정원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다카야마의 문화를 온전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축제가 정답이다. 4월에 열리는 봄 축제 산노 마쓰리와 10월에 열리는 가을 축제 하치만 마쓰리는 여행 일정이 맞는다면 꼭 참석해 볼 것. 일부러 이 시기에 맞춰 다카야마를 찾는 관광객이 많을 만큼 볼거리가 가득한 인기 있는 축제다.



다카야마의 맛
일본의 여행지에는 길거리 음식이 가득하다.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여행자가 몰려드는 다테야마 역시 마찬가지. 기후의 특산품인 소고기를 활용한 스시부터 고로케, 붕어빵 등 어딜 가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점이 많다. 현지인은 물론 해외 여행자까지 줄을 서 사 먹을 정도니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몇 가지 음식은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시젠 はし善
일본의 정성스러운 가정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하시젠을 추천한다.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하시젠은 건강한 식재료로 여러 가지 반찬과 밥, 국 등을 내는 다카야마의 음식점이다. 미소 세트, 히다 소고기 세트 등의 메뉴가 있으며, 좀 더 다양한 현지 식재료를 맛보고 싶다면 에피타이저부터 사시미, 계란찜, 덴뿌라 등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우메, 타케, 마츠 코스를 추천한다.
〒506-0012 岐阜県高山市八軒町1丁目93
11:30~20:00(브레이크 타임 14:00~17:00)
히다 소고기 스테이크 세트 1800엔, 사시미 세트 1500엔, 우메 코스 2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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