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완등 김미곤 “하네스는 내 생명줄,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
히말라야 14좌 완등 김미곤 “하네스는 내 생명줄,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
  • 정상용
  • 승인 2023.0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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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평화와 트레킹을 즐기는 김미곤 대장 (사진제공 : 젠틀우프)
반려견 평화와 트레킹을 즐기는 김미곤 대장 (사진제공 : 젠틀우프)

김미곤 대장은 체육발전 유공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한 말그대로 산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인류 최초 14좌 등반에 성공한 산악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의 ‘검은 고독 흰 고독’을 읽고 산에 빠졌다는 그는 2000년 초오유 등정을 시작으로 18년만에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정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인류 역사 상 50명도 채 안 되는 인원만이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그저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고 말하는 김 대장은 베테랑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최고 난이도라 부르는 남극 횡단을 준비하는 등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Q. 최근엔 어떻게 지내고 있나?

계속해서 산을 오르고 있다. 작년에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위치한 푸캉(6,694m)과 힘룽히말(7,126m)에 올랐다. 푸캉은 미답봉이라는 점에서 뜻깊었고, 힘룽히말은 일반 산악인들과 함께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몇 년 간 원정을 다니지 못했는데 대규모 원정대와 함께 히말라야에 다시 갈 수 있어 행복했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후원사들 덕분이다.

Q. 3년만의 원정이라 더욱 행복했을 것 같다.

사실 작년에 6~7천미터급을 등정을 위해 출국하는데 지인이 산책 잘 다녀오라는 식으로 인사를 건넸다. 8천미터급이 아니다보니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웃음). 나도 부담주지 않으려 함께 웃었지만 사실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힘룽히말은 14명의 원정대가 도전하였으나, 결국 나를 포함한 3명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푸캉도 높이는 7천미터가 안 되지만 프랑스, 스위스 원정대도 등정 도중 포기하는 등 그동안 아무도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던 봉우리이다.

Q. 생각 외로 힘들었던 건가?

생각 외는 아니었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수시로 변하는 날씨도 그렇고, 특히 5천미터 이상 고지대에 올라가면 한걸음 옮기는 것도 평소의 한걸음과는 그 무게가 다르다. 잠깐의 방심과 사소한 실수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 흔히들 생명줄이라는 말을 비유적으로 사용하는데, 우리에겐 하네스 같은 장비가 정말로 생명줄이다. 지금이야 스폰서가 있어 장비 협찬도 받고 있지만, 처음 고산 등반을 시작했을 때에는 모든 루트를 총동원해서라도 해외 유명 브랜드의 등산 장비를 구입해 사용했었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 믿을 구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Q. 지금은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나?

그렇지는 않다. 어느 브랜드건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괜찮아 보인다 싶으면 직접 사용해본다. 다만, 후원을 받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전문가 입장에서 직접 사용해보았을 때 이제는 국내 브랜드도 글로벌 브랜드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인지도 측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지만 장비의 퀄리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부분이 많다. 더군다나 지금 개인 후원받고 있는 브랜드는 예전에 사용하던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을 개발-생산하던 곳에서 런칭한 브랜드라 믿고 쓰고 있다. 아직 초기라 100% 만족한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함께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Q. 등산 외에 취미 활동이 있는가?

‘평화’라는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고 있다. 나를 정말 좋아해서 시간 날 때마다 같이 놀아주려고 한다. 아빠를 닮은 건지 리트리버치고 산을 참 좋아한다. 자연의 냄새를 맡으면 기운이 넘쳐 더 활발해지는 것 같다. 말하다 보니 결국 또 등산으로 귀결되었지만, 사람과 함께 하는 등산만큼 반려견과 함께 하는 등산도 즐거워 반려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다만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에게 적절한 장비는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적절한 장비란?

앞서 말한 등산 장비와 마찬가지로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 장비이다. 꼭 험난한 지형이 아니더라도 힘이 좋은 대형견과 함께 라면 견고한 산책용품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한 아웃도어 하네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클라이밍 하네스를 개발하는 회사의 제품이다. 클라이밍 하네스는 추락에 대비해 충격에 강해야 하고 반복적인 충격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있어야 한다. 빠르고 쉽게 착용할 수 있되, 의도치 않게 하네스가 풀리는 일이 없어야 하고 개인의 몸에 맞춰 피팅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 때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몸을 압박하지 않아야 한다. 몸무게에 여러 장비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에 가벼울수록 좋다. 이러한 클라이밍 하네스의 특성을 강아지 하네스에 적용했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든다. 평화도 마음에 드는지 불편한 기색없이 사용 중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해 주는 히말라야 트레킹 피크 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미뤄두었던 남극 횡단도 이제 준비해보려 한다. 남극 전 구간 횡단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기록된다.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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