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도심 산책
삿포로 도심 산책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02.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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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삿포로는 흥미로운 꿈을 닮았다. 고요한 골목을 걷다가도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고, 거리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에 몸을 흔들다가도 어디선가 새어 나온 맛있는 냄새에 배가 고파온다. 그러다 불현듯 마주한 황홀한 설경 앞에 서면 눈물이 울컥 솟는다. 다채로운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곳, 삿포로를 걸었다.


간소 삿포로 라멘 요코초 元祖さっぽろラーメン横丁
일본 3대 라멘으로 꼽히는 홋카이도 미소 라멘의 발상지. 우리나라에서는 ‘삿포로 라멘골목’ 또는 ‘삿포로 라멘거리’로 잘 알려진 골목이다. 1950년대 초반 ‘공악 라멘 상가’라는 이름으로 8개 점포와 함께 시작해 현재는 총 17개의 라멘 가게가 역사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빌딩 사이 42m의 좁고 아담한 거리지만 늘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스스키노의 대표 명소. 길을 따라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유명 맛집부터 가성비 좋은 가게까지 다양한 라멘 전문점이 있으며 어느 곳에서 먹어도 수준 높은 라멘을 맛볼 수 있다. 다만 가게마다 주인의 개성에 따라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가면 된다. 보통 가게 외벽에 붙은 메뉴를 보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는데, 가게마다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클래식한 매력의 미소라멘부터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매운 미소라멘, 옥수수와 버터를 듬뿍 넣은 콘버터 라멘 등이 있다. 매년 11월 11일에는 모든 가게가 ‘라면 반값 이벤트’를 진행하니 기억해 두자.
〒064-0805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5条西3丁目6 N・グランデビル 1F
ganso-yokocho.com


오도리 공원 大通公園
삿포로 시내 중심에 자리한 공원이자 광장으로 가로로 길게 뻗은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 공원에는 약 4700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도심 속 오아시스라 불리기도 한다. 공원 내에는 너른 잔디밭과 시원한 분수대, 계절마다 다른 꽃을 피우는 화단 등이 있어 여행 중 잠시 머물며 쉬어가기 좋다. 현지인들에게 오도리 공원은 단순한 공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즌 별로 다양한 축제가 열려 365일 삿포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 5월에는 라일락 축제, 6월에는 4만여 명의 참가자가 춤을 추는 요사코이 소란 축제, 7~8월에는 4대 맥주회사가 참여하는 맥주 가든파티 및 세계 맥주 페스티벌, 9월에는 각종 술과 식재료가 전시되는 삿포로 어텀 페스트, 11월부터는 색색의 조명이 거리를 장식한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2월에는 세계적인 축제인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린다. 4월부 터 10월 초순까지 공원 곳곳에서 판매하는 토우키비도 놓치지 말자. 단짠의 조화가 매력적인 구운 옥수수로 오도리 공원의 명물로 꼽힌다.
〒060-0042 北海道札幌市中央区大通西 8〜9丁目


스스키노 니카상 すすきのニッカの看板
오사카에 글리코상이 있다면 삿포로에는 니카상이 있다. 한적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삿포로에서 유일하게 화려하고 북적이는 스스키노 중심가에 위치해 유독 눈에 띈다. 특히 니카상이 걸려 있는 건물은 형형색색의 간판이 외벽 전체를 뒤덮고 있어 인증숏 필수 코스로 꼽힌다. 사실 니카상은 홋카이도 위스키 브랜드인 〈니카NIKKA〉의 광고다. 광고 속 남자는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니카의 창업자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 政孝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레 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1934년 홋카이도 요이치에 위스키 회사를 설립했다. 니카 위스키는 정통적인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위스키처럼 몰트와 피트 느낌이 강한 것이 특징. 라이벌 격인 산토리는 위스키를 만들 때 큰 통을 사용하는 반면, 니카 위스키는 작은 통을 사용해 통의 향이 더 빨리 스며들게 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블랙 니카’.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음식점이나 바 등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 한 번쯤 맛볼 것을 추천한다.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3丁目


삿포로 TV 타워 さっぽろテレビ塔
오도리 공원 동쪽 끝에 있는 TV 전파탑. 높이 142.7m로 1957년 완공 당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삿포로 시내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고 한다. 밤이면 오색찬란한 불빛이 켜져 지금도 중심가인 스스키노에 가면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전파 기지국으로 세워졌으나 지금은 전망 타워로 운영 중이다. 90m 높이에 전망대가 마련 돼 있는데 아름다운 오도리 공원의 풍경은 물론, 삿포로 시내와 저 멀리 일본해까지 파노라마 뷰로 눈에 담을 수 있어 여행 명소로 꼽힌다. 전망대에는 각도는 물론 확대와 축소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망원경이 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3층에 홋카이도 기념품 숍과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3층부터는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하는데,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오르는 동안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기간에 방문하면 색색의 조명들이 시내 곳곳을 장식해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060-0042 北海道札幌市中央区大通西1丁目
09:00~21:50
+81112411131
tv-tower.co.jp


삿포로시 시계탑 札幌市時計台
언뜻 보아도 깊은 역사가 느껴지는 이곳은 홋카이도대 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학교의 체육관 겸 강당으로 사용하던 건물로 1878년에 지어졌다. 현존하는 일본 시계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미국 중서부 건축 양식의 목조 건축물과 붉은색 지붕이 인상적이며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자리해 존재감이 강력하다. 지붕에 설치된 대형 시계는 삿포로 농학교의 2대 교감이었던 윌리엄 호일러가 만들었다.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시마다 종을 울려 삿포로를 여행하다 보면 시계탑의 종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시계탑 내부는 전시관과 이벤트홀로 운영하고 있다. 1층은 삿포로의 문화재와 근대 삿포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가득해 삿포로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이벤트홀로, 1년에 200여 회의 콘서트와 연극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삿포로 시민이라면 이벤트홀을 대관해 예식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2층 한편에 자리한 기계식 시계도 놓쳐서는 안 될 시계탑의 명물이다. 중학생까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성인은 200엔을 지불해야 한다.
〒060-0001 北海道札幌市中央区北1条西2丁目
08:45~17:10
+81112310838
sapporoshi-tokeidai.jp


삿포로 맥주 박물관 サッポロビール博物館
일본의 유일한 맥주 박물관으로 1987년 7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과거 공장으로 사용하던 붉은색 벽돌 건물을 그대로 개조했으며 공장에서 실제 사용하던 거대한 가마가 있어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명소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굴뚝에는 삿포로의 상징인 빨간색 별문양이 크게 그려져 있다. 전시관은 삿포로 맥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발전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그래프와 그림, 포스터를 적극 활용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관람료도 무료다. 전시를 관람한 후 출구로 나오면 테이스팅 라운지로 이어지는데, 이곳에서 홋카이도 공장에서 가져온 신선한 삿포로 맥주 3가지를 맛볼 수 있다. 이중 1881년에 사용하던 제조법으로 만든 ‘복고형 삿포로 맥주’가 인기다. 쌉싸름하면서도 진하고 깔끔한 맛으로 삿포로 맥주만의 특징이 살아 있다. 테이스팅 라운지 옆에는 삿포로 한정 맥주와 로고가 새겨진 맥주잔, 티셔츠 등 다양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숍이 자리한다. 현재 구 홋카이도청사와 함께 메이지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중요한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065-8633 北海道東区北7条東9丁目1−1
11:00~18:00(월요일 휴관)
+81117481876
sapporobeer.jp/brewery/s_museum



삿포로 히츠지가오카 전망대 さっぽろ羊ヶ丘展望台
'양의 언덕'이라는 의미의 히츠지가오카는 이름처럼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품은 곳이다. 삿포로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유려한 은빛 지붕의 삿포로 돔札幌ドーム 경기장과 삿포로 시내가 한눈에 펼쳐 진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동상을 볼 수 있는데, 홋카이도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학교 초대 교수 클라크 박사의 동 상이다. 히츠지가오카 전망대를 찾아온 여행자들의 기념사진 명소로 동상 앞은 늘 북적인다. 원래 클라크 동상은 홋카이도대학 내에 있는 흉상이 유일했으나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학교의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이유로 이곳에 새로운 동상을 세우게 됐다.
목장은 여름에는 온 세상이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라벤더 명소로, 겨울에는 새하얀 설국이 펼쳐지는 풍경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눈사람 만들기 등의 이벤트와 더불어 눈썰매나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노우파크가 개장돼 더욱 인기가 많다. 부지 내에는 삿포로 눈 축제의 역사와 눈 조각 모형이 전시된 삿포로 유키 마츠리 자료관さっぽろ雪まつ り資料館이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062-0045 北海道札幌市豊平区羊ケ丘1
09:00~16:45
+81118513080
hitsujigaoka.jp


모이와 산 전망대 藻岩山 山頂展望台
나가사키, 고베와 함게 일본 3대 야경 도시로 선정된 삿포로. 이런 삿포로의 야경을 가장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삿포로시 중심에 있는 모이와 산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 531m에 위치한 모이와 산 전망대는 로프웨이와 미니 케이블카로 이어져 있어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삿포로 시내가 360도 파노라마 뷰로 펼쳐져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올 것. 삿포로의 겨울은 오후 4시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3시부터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설경과 황홀하게 펼쳐진 야경을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종이 달려 있는데, 남녀가 함께 울리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행복의 종’이다. 종을 둘러싼 펜스에는 우리나라의 남산타워 주변처럼 사랑의 자물쇠가 빼곡하게 걸려 있다.
〒005-0041 北海道札幌市南区藻岩山1 もいわ山頂駅
4~11월 10:30~22:00, 12~3월 11:00~22:00
+81115618177
mt-moiwa.jp


홋카이도 신궁 北海道神宮
삿포로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자리한 고즈넉한 신사. 1869년 메이지 일왕이 홋카이도민의 마음속 지주가 되길 바라는 뜻으로 개척삼신을 모시기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며, 개척 당시 러시아로부터 홋카이도를 점령 및 수호하기 위해 건설됐다. 관례에 따라 남향으로 짓는 여느 신궁들과 달리 동북쪽을 향하고 있는 이유도 러시아 제국 때문이라 전해진다. 1월이면 새해 첫 참배를 위해 찾아온 시민들로 붐비기 시작해 액막이, 절분, 혼례, 추수 감사제 등 1년 내내 삿포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여행자들은 울창한 숲속 소박하고 정갈한 신사의 분위기에 매료돼 삿포로 필수 코스로 꼽기도 한다. 참배 길을 따라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깔려 있고, 1200그루의 벚꽃 나무와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 특히 봄이면 벚꽃과 매화가 만개해 마치 천상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064-8505 北海道札幌市中央区宮ケ丘474
07:00~16:00
+81116110261
hokkaidojingu.or.jp


[SAPPORO SHOPPING TIP]
메가 돈키호테 MEGAドン・キホーテ

삿포로 기념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고 싶다면 메가 돈키호테로 가자. 2018년에 새롭게 오픈한 돈키호테 다누키코지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돈키호테 필수 쇼핑 품목인 디저트, 주류, 화장품 등이 한데 모여 있어 여행 선물을 고르기 좋으며, 생필품도 빠짐 없이 갖춰 여행 중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좋다. 또한 다국어 면세 카운터가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060-0063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3条西4丁目12-1
24시간
+8157009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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