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만드는 방법
믿음을 만드는 방법
  • 신은정 | 사진제공 파커스인터내셔널
  • 승인 2022.12.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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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힐레베르그 '힐레베르그' CEO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텐트를 만드는 스웨덴 명품 텐트 브랜드 힐레베르그. 50년이 넘도록 그들이 지켜낸 가치는 무엇일까. 힐레베르그 창립자 보 힐레베르그Bo Hilleberg의 딸이자 현 힐레베르그 그룹 CEO 페트라 힐레베르그Petra Hilleberg를 만나 물었다.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겠죠.
텐트에서 태어난 것과 다름없이 자랐기 때문에 아웃도어 활동은 제게 일상이나 다름없는 익숙한 생활이죠. 아버지가 자연과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성장하는 동안 계속 아웃도어 활동을 해왔습니다. 아직도 가능하면 많이 하려고 해요.
아웃도어 산업에서는 큰 산을 오르거나 원정을 가는 것처럼 큰 이벤트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가까운 공원이나 숲을 방문하며 경험하는 개인적인 아웃도어 활동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연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우리에게 치유하는 힘을 주고, 그런 경험들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웃도어 활동에 이름을 붙여 구분하거나 틀을 정해두는 것을 경계해야 해요.

어렸을 때부터 힐레베르그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가졌다고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휴일이나 방학 때면 힐레베르그 공장에서 일했어요. 제가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힐레베르그는 항상 제 주위에 있었어요. 그러다 12살 때 아버지에게 미국에 가서 텐트를 팔 거라고 말했죠.
미국에서 시애틀 대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굉장히 작았죠. 2000년 6월 10일에 졸업을 했고, 15일에 첫 텐트를 포장해서 판매했으니 모든 것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 셈이죠. 첫 2년 동안은 홀로 일하다가 2002년 첫 직원인 크리스를 고용했는데 그분은 아직까지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현재 유럽 외에 모든 일은 미국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유럽 내 판매와 제품 개발, 원자재를 발굴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힐레베르그 텐트는 세심한 제작 과정으로 품질에 대한 믿음을 줍니다. 그게 사람들이 힐레베르그를 믿고 구매하는 이유고요.
힐레베르그 텐트는 한 재봉사가 텐트의 전체 과정을 담당하고 자신의 이름을 붙이죠. 먼저 원단을 자르고, 재료를 카트에 담아서 재봉사에게 보냅니다. 재봉을 마치면 품질 검사실로 가서 아웃텐트와 이너텐트를 연결한 후 텐트를 완전히 설치하고 문제가 없는지 점검합 니다. 한 번에 20~30개 정도의 텐트를 만들어요. 한 재봉사가 하나의 텐트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면 텐트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책임감을 생기게 해 품질에 더 신경 쓰게 만들죠. 한 공정만 반복 작업을 하는 것은 시간을 절약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힐레베르그가 추구하는 가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인건비가 올라도 에스토니아로 공정을 옮기면서 수작업을 유지했죠.

힐레베르그는 실리콘으로 코팅된 컬론Kerlon 소재를 사용해 튼튼하고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컬론 소재는 강도가 우수하기 때문에 텐트의 수명을 길게 하고 상처가 생겼을 때 벌어지지 않도록 해줍니다. 방수능력도 뛰어나죠. 그게 힐레베르그 텐트가 고가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인 캠핑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남극이나 극한의 상황에서 캠핑을 할 때는 텐트의 강도가 굉장히 중요해요.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안전성, 편의성, 내구성, 경량화, 안락함. 이것들은 힐레베르그가 텐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자, 저희의 철학입니다. 모든 텐트는 혼자 어둠 속에서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설치할 수 있을 만큼 간편하고 안전해야 합니다. 경량화는 이 가치들 중에서는 가장 아래에 있는 부분이죠. 무게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용도나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힐레베르그가 많은 모델을 만들고 텐트의 기능에 따라 라벨을 나눈 이유죠.

항상 사용자에게 집중하는 브랜드의 태도가 인상 깊습니다.
우리는 항상 아웃도어 시장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추적하고 귀 기울이며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텐트 모델과 옵션도 굉장히 다양하죠. 사실 소비자들도 텐트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만, 개선할 점은 힐레베르그 내부에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텐트에 대한 문제를 우리가 먼저 생각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힐레베르그 직원들은 텐트를 직접 사용하며 항상 개선할 점을 찾고 있습니다.


힐레베르그가 51주년을 맞았습니다. 오랜 시간인 만큼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활동이 변화하는 것을 반영해 발전해 온 부분들도 있고, 텐트를 만드는 재료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1981년도에 출시된 모델인 캐론은 외형적으로는 처음과 같아 보이겠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완전히 다른 텐트죠. 새로운 텐트도 개발하고 있지만, 힐레베르그는 기존의 텐트들을 개선해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힐레베르그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나요?
텐트는 집과 같아 친구들, 고객들의 안전이 달려있는 중요한 제품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최고 품질의 텐트를 만들 것이고 텐트 분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하는 일에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말과 행동에 정직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도 아웃도어 유저니까요. 앞으로도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천천히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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