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진레저가 중국 진출 성공 이후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 힘찬 도전을 하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으로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 진출 성공…환경보호 캠페인, 여성산악인 오은선 씨 후원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불어 수십 년 동안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유지해 나가는 것은 더욱 힘들다. 최근 중국 진출 성공에 힘입어 일본을 거쳐 유럽, 미국 등 아웃도어 선진국에도 영역 확대를 준비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35년 동안 외길을 걷고 있는 동진레저다.
<블랙야크>를 전개하고 있는 동진레저(대표 강태선)는 35년이라는 세월 동안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수많은 위기가 닥치고 경쟁 브랜드가 속속 생겨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시장 진출 성공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중인 동진레저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프로자이언트> 대박으로 기틀 마련
▲ 동진레저의 올 하반기 콘셉트는 타운웨어, 생활레저, 전문등산의류 등 라인을 세분화한 것이다. |
그러다가 1977년부터 폭발적인 매출이 이어졌다. 당시 동진레저의 자체브랜드인 <프로자이언트>가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1977년은 고상돈 산악인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해이기도 한 덕분에 텐트, 배낭 등 등산·캠핑 장비가 불티나게 팔렸다.
▲ 본사 1층에 위치한 <블랙야크> 직영점. 매장 안에는 가을에 출시될 다양한 라인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
“어려울 때마다 산을 생각하곤 했어요. 그때마다 산을 좋아하는 이상 이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야크는 운반을 나르는 역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고기, 가죽 등 모든 것을 사람들에게 내어주죠. 야크를 본 순간 ‘이거다’ 싶더군요. <블랙야크>라는 이름도 더 강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블랙’이라는 말을 덧붙인 거예요.”
이후 다시 동진레저의 신화는 이어졌다. <블랙야크> 브랜드를 출시하자마자 기존의 주력 브랜드였던 <프로자이언트>를 훨씬 앞질러 갔다. 매출도 <블랙야크>가 80%, <프로자이언트>가 20%를 차지할 정도였다. IMF 외환위기와 금강산 관광길이 열린 것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 등산인구가 구름처럼 늘어났기 때문이다.
▲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쌓고 있는 <블랙야크>가 만리장성에서 쓰레기통 수거 캠페인을 하고 있다. |
중국 진출 10여 년 만에 결실 이뤄
하지만 강태선 대표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큰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더 큰 시장으로 공략을 꾀한 것이다. 첫 타깃은 중국이었다. 사실 강 대표가 중국으로 눈을 돌린 시기는 IMF 훨씬 전인 1993년 한중수교 직후였다. 강 대표는 중국이 낮은 임금으로 인해 아직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만 담당해 오고 있지만, 조만간 큰 소비 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중국 진출이 쉽지 많은 않았다. 20만 달러를 투자해서 중국 대련에 생산 공장을 설치했지만, 기반시설·물류시스템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결국 철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다시 1996년 천진에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했고, IMF 이후 본격화했다. 결실은 2005년부터 맺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농담처럼 말하지만 사실 매년 집 한 채 씩은 꼬박꼬박 바쳤어요. 모두들 정신 나간 사람 취급했죠. 제 자신도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에서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고민에 빠질 때도 많았어요. 이제야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거 같아요.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중국 진출 성공을 계기로 일본을 거쳐 미국, 유럽 등 아웃도어 선진국에도 진출해서 세계 일류 브랜드로 키울 생각입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대거 중국으로 진출했지만,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는 브랜드도 생겨났다. 정확한 중국 시장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도나도 도전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쓴잔을 마셔야 했다. 그만큼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든 곳이 중국이다.
현재 <블랙야크>는 중국에서 80개의 취급점에 납품하고 있고, 백화점에도 20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다. 브랜드 이미지도 높아졌다.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브랜드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지난 베이징 올림픽 에베레스트 성화 봉송 주자의 의류와 장비 협찬 브랜드로 뽑히기도 했다.
▲ 전 직원이 매월 산행을 하면서 제품의 필드테스트를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등산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후원과 캠페인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
강태선 대표는 산에 대한 열정이 많다.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시산악연맹 회장, 국립공원 관리공단 자문위원, 한국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 회장 등 본업 외에도 맡고 있는 일이 많다. 그만큼 국내 산악인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8000m급 14좌 완등을 노리는 오은선 여성 산악인을 후원하고 나섰다. 오은선 씨는 국내 여성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오른 산악인으로 최근 8번째 대상지인 브로드피크 등정까지 마쳐 앞으로 6개의 8000m급 봉우리를 남겨 놓은 상태다.
이외에도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폐 휴대폰이나 쓰레기 수거 캠페인 등 환경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중국 만리장성 보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 동진레저 전략기획팀을 맡고 있는 박용학 부장. |
<블랙야크>의 앞으로 콘셉트는 ‘히말라얀 오리지널’이다. 전문성을 강조하고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전 세계 산악인이 갖고 싶은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강 대표의 의지가 한 발 앞으로 나간 것이다. 지금도 진화중인 동진레저의 목표는 어디까지일까. 강태선 대표의 각오에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아직 도전자입니다. 하지만 고산에서도 지칠 줄 모르며 오르는 야크처럼 포기하지 않고 목표한 꿈을 꼭 달성할 것입니다. 그 꿈은 바로 세계 일류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타 브랜드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리딩 브랜드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mini INTERVIEW 국내 순수기술로 자체 개발한 <블랙야크>와 <마운티아>는 우수한 품질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고, 영국의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 <카리모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라인도 세분화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