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일렁이는 억새 여행지
은빛 일렁이는 억새 여행지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2.11.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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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억새 여행지 BEST 8

가을의 정점. 찬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는 늦가을은 호젓한 곳으로 훌훌 떠나고 싶게 만든다. 이럴 때 찾아가면 좋은 여행지가 바로 억새 포인트. 억새는 오색찬란 화려한 빛깔로 물드는 단풍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파아란 하늘 아래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일렁이는 은빛 물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가을의 낭만을 한껏 즐기고 싶다면 당장 떠나자. 가을이 주는 선물은 유효기간이 짧다.

01
마음을 홀리는 억새꽃 춤사위
포천 명성산
억새 하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유명한 억새 군집 지역.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에 걸쳐있는 명성산(923m)은 15만㎡에 이르는 억새밭이 빼어난 절경을 빚어낸다. 흐드러지게 핀 억새꽃 사이를 걷다 보면 가을의 운치에 흠뻑 빠지게 될 것. 산행은 산정호수 쪽 비선폭포에서 시작해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꽃 군락지를 보고 돌아오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명성산 아래 산정호수, 허브아일랜드도 인접해 있어 가족 나들이, 연인 데이트 코스로도 딱이다. 수도권에서 지척이라 당일 코스로 가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관광공사

02
가을 햇살 머금은 은색 낙원
합천 황매산
합천팔경(陜川八景) 가운데 제8경에 속하는 황매산(1108m).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억새 명소로 손꼽힌다. 해발 900m 고지에 수십만 평 억새평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이맘때면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해 질 녘 태양빛을 받아 억새들이 몸을 부대끼는 모습은 현실이 아닌 듯 환상적이다. 대구에서는 1시간 20분, 산청·거창·합천에선 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억새평원까지 차량 진입도 가능하다. 해발 850m 주차장에서 출발할 경우 정상 아래 산성전망대와 배내봉을 지나 원점회귀하면 된다.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며, 능선을 따라 억새밭을 조망하며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정선군청

03
가슴을 두드리는 억새의 향연
정선 민둥산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자리한 민둥산(1118m)은 20만 평의 대지가 억새로 뒤덮인 전국 5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다. 산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이 민둥하고 능선 일대는 너른 참억새밭을 이루고 있어,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억새꽃 가득 만발한 풍경이 일품이다.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발구덕마을로 간 다음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억새를 눈에 담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산할 때는 발구덕마을까지 되돌아와서 증산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약 9km 거리로 4시간 정도 소요. 경사가 완만하고 높지 않은 편이라 비교적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04
하얀 억새와 푸른 바다가 만난 신비로운 풍광
장흥 천관산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723m)은 하얀 억새와 푸른 바다, 기암괴석의 묘한 조화가 신비로운 곳.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진 40만여 평의 억새밭과 주변을 둘러싼 수십 개의 기묘한 바위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다도해의 절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할 지경. 억새밭 산행은 장천재에서 금강굴~구정봉~억새능선~연대봉~정원석에 도착해 다시 장천재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5시간가량 소요된다. 더없이 매혹적인 풍광을 만나보고 싶다면 천관산이 안성맞춤.

ⓒ한국관광공사

05
은은한 빛으로 물드는 가을 풍경
제주 따라비오름
사시사철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 가을에는 바람결 따라 파도치는 억새밭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제주엔 억새를 볼 수 있는 곳들이 많고 많다. 그중에서도 제주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따라비오름(342m)은 이름난 명소다. 이곳은 2개의 타원형 분화구와 1개의 말굽형 분화구가 나란히 자리하고, 분화구 주위로 6개의 봉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름처럼 분화구와 봉우리들이 서로 따르는 모양새다.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정상에 다다르게 되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정경이 가히 압권. 봉긋 솟아오른 봉우리, 그 아래 한들거리는 억새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그 아름다움이야 더 말해 뭐하겠나. ‘제주 is 뭔들!’

ⓒ한국관광공사

06
하늘과 맞닿은 억새평원
서울 하늘공원
멀리 갈 여유가 없다고? 걱정마시라.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너른 억새평원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이다. 가을이면 이곳은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억새로 가득 뒤덮인 하늘공원의 규모는 5만여 평.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원 정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탁 트인 풍경은 모든 시름을 날려주기에 충분하다. 가능하다면 해 질 무렵에 오르길 추천. 붉은 노을빛으로 물든 억새밭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다.

ⓒ한국관광공사

07
환상적인 바닷길에 펼쳐진 은빛 카펫
제주 닭머르해안길
억새를 논할 때 빠지면 섭섭할 곳이 제주다. 그중에서도 제주 곳곳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는 올레길은 지금의 걷기 열풍을 만든 장본인이다. 제주를 한 바퀴 빙 돌아보는 제주올레길은 전부 걸어도 좋지만 체력에 따라, 시간에 따라 스팟을 정해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늦가을에 가장 추천하는 구간은 짧지만 아름다운 닭머르해안길이다. 닭머르 해안은 닭머르 입구에서 신촌포구를 거쳐 신촌리 어촌계 탈의장으로 이어지는 약 1.8km 구간이다. 제주도 북쪽의 조천읍 신촌리는 아주 작은 바닷가 마을로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소박한 제주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닭머르에서 신촌포구까지 는 나무데크가 깔려 길이 편안하며 곳곳에 전망대와 산책로가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닭머르는 닭이 마치 흙을 파헤치고 들어앉은 모습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지명으로 독특한 지형 덕에 좋은 사진 포인트다.

ⓒ한국관광공사

08
이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포근한 동산
제주 새별오름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 중 가장 유명한 오름을 꼽자면 그 중 하나가 새별오름(519m)이다. 고도가 제법 높아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고생이 전혀 아깝지 않은 비경이다. 새별오름은 편편한 평지 위에 샛별처럼 외로이 서 있는데, 위에서 바라보면 별 모양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 새별오름은 나무 한 그루 없는 대신 그 자리에 은빛 억새가 가득하다. 마치 하얀 꽃이 만발한 듯 은빛 물결이 넘실대는 풍광이 사방에 펼쳐진다. 제법 가파른데다 미끄럽기까지 한 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면 새별오름 중턱에 다다르고 벌써 억새 물결이 거세진다. 사람 키보다 큰 억새가 오름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어 어디를 보아도 가을 분위기다. 그리고 다시 10분을 더 오르면 정상. 새별오름은 굼부리가 없어 정상의 둥 그스름한 능선을 따라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푸른 하늘 밑 억새의 춤사위 너머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발아래 펼쳐지는 장관을 만끽하는 포인트다. 정상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한없이 부드럽고 포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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