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전기압력밥솥은 내구성을 위해 내솥에 불소수지 코팅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불소수지 코팅을 하면 열전도율, 내구성, 내열성 등이 높아지며 음식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만들어 사용을 간편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러한 불소수지 코팅제가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유해성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불소수지 코팅제에는 PFOA, PFOS 등의 과불화화합물(PFCs)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환경호르몬이라 인체에 치명적이다. 과불화화합물은 적은 양이라도 체내에 쌓이게 되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면역력을 악화시키며, 간을 손상하고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케크의과대학 레다 챗지 연구팀이 간암 환자 50명과 일반인 50명의 혈액과 조직 샘플을 검사해 과불화화합물 수치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체내 과불화화합물의 수치가 상위 10% 안에 드는 사람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보다 간암 발생률이 4.5배나 높았다.
과불화화합물은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고혈압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닝딩 박사팀이 45~56세 중년 여성 100명 이상의 혈중 과불화화합물 농도와 고혈압 위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과불화화합물의 체내 농도가 가장 높은 여성은 고혈압 발병 위험이 7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전하게 전기압력밥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솥에 불소수지 코팅제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불소수지 코팅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내구성, 내열성 등이 우수한 제품은 스테인리스 재질을 적용한 스텐 밥솥이 대표적이다. 스테인리스는 철, 니켈, 크롬 등으로 이뤄져 있어 코팅제 없이도 녹이 쉽게 생기지 않고 고압, 고열에 의한 변형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텐 전기압력밥솥이라고 해도 스테인리스 강종을 유의해야 한다. 스텐은 니켈과 크롬 함량에 따라 강종 계열이 달라지는데, 최근 니켈 함량을 줄이고 망간, 질소 등으로 채운 저품질의 200 계열이 나오고 있다. 200 계열의 스텐은 니켈 함량이 줄어들어 내식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텐임에도 부식이 빠르게 발생하고, 망간으로 인해 암 유발 우려까지 있다.
따라서 스텐 전기압력밥솥을 구입할 때는 스테인리스의 강종을 확인해 200 계열은 피하고, 304 스텐을 고르는 것이 추천된다. 304 스텐은 니켈 8%, 크롬 18% 이상 함유돼 있어 스테인리스 중에서도 내식성이 우수하고 용접성이 좋아 주방 가전에 많이 사용되는 안전한 소재이다.
다만 304 스텐도 국내 시험기관에서 확인한 성적서가 있는 제품으로 골라야 믿을 수 있다. 아울러 ‘WCS’ 표시가 있는 304 스텐 전기압력밥솥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WCS는 ‘Warrant Contents Standard’의 약자로, 원료의 품질을 보증하는 상표권이다. 해당 표시가 있으면 304 스테인리스만을 사용한 제품임을 보증하므로 더욱 믿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