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로 미생물샤워 놓쳤다면? 어린이 유산균 챙겨줘야
제왕절개로 미생물샤워 놓쳤다면? 어린이 유산균 챙겨줘야
  • 정상용
  • 승인 2022.09.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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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의 면역력은 어떤 방식으로 태어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무균 상태의 자궁에서 태어날 때 자연분만으로 엄마의 질을 통과하면 질과 항문 등에 있던 균이 아기에게 전달되는 ‘미생물 샤워’를 통해 체내 필요한 유익균을 물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왕절개로 태어나면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되어 유익균이 부족해질 수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 존 펜더스 연구팀은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영아는 질에서 태어난 영아에 비해 비피도박테리아와 박테로이드의 수가 낮게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제왕절개 아기는 대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씨디피실(Cdifficile) 등의 세균은 빈번하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생물 샤워를 받지 못한 제왕절개 아이는 면역체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세균총이 적어 각종 질환에 취약하게 된다. 영국 에드버러 산부인과 우나 키그 교수팀이 제왕절개 분만과 자연 분만을 통한 통해 태어난 아이의 건강을 비교한 결과 제왕절개 아동은 12세까지의 천식 위험이 자연 분만 아동보다 21% 많았으며, 5세 이전까지의 비만이 될 가능성을 59% 높았다. 게다가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처럼 세균총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3~5년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라면 어린이 유산균으로 유익균을 보충하여 세균총과 면역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자연분만을 한 아이라도 엄마에게서 충분한 유익균을 전달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어린이 유산균을 챙겨주는 것이 추천된다.

어린이 유산균은 시중에 다양하게 출시돼 있는데, 유산균 외에 여러 유익균이 같이 함유된 멀티바이오틱스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장 내에는 유산균 외에도 수없이 많은 유익균이 함께 있는데, 각각의 유익균이 인체 내에서 하는 역할이 다르다. 일례로 효모균의 경우 면역력과 항산화에 관여하고, 포자균은 장 점막을 정상화하여 대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멀티바이오틱스는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산균을 단일 균주로 섭취하는 것보다 멀티바이오틱스로 복합 균주를 섭취하게 되면 유산균의 생존과 증식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 오웨핸드 연구팀에 따르면 단일 유산균은 18%만 증식했지만 복합 균주 배양 시 증식률이 45%로 크게 향상됐다.

따라서 아이 세균총을 다양화하고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멀티바이오틱스로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멀티바이오틱스 어린이 유산균이라도 균종별로 함량 차이가 많이나 실상 1~2종에만 편중돼 단일 균주를 섭취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제품도 많아 유의해야 한다. 유산균 균주와 유익균 등이 고르게 분포된 제품으로 고르려면 PCC 분석을 완료한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PCC는 ‘Probiotics Contents Certificate’의 약자로, 제품에 함유된 균주와 비율을 확인하는 검사이다. 차세대 염기서열(NGS)을 활용해 제품 내에 들어 있는 유산균의 균주 성분을 분석함으로써 유산균 균종별 함량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또 식약처에서 인정하고 있는 유산균 균주 검출 분석법이라 PCC 분석을 완료했다면 다양한 균주가 함유된 멀티바이오틱스로 섭취할 수 있다.

아울러 어린이 유산균은 최소 100일의 아기도 섭취하는 만큼 화학성분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유산균 제품의 원재료 및 함량 부분에 생산성을 높여주는 화학성분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HPMC, 합성향료, 첨가물 등이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때 화학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품질을 보증한다는 ‘노케스템(NOCHESTEM)’ 표시가 있는 제품으로 고르면 안전성을 더욱 믿을 수 있다.

신생아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나면 미생물 샤워를 통해 엄마의 유익균을 물려받을 수 있지만, 제왕절개 아이는 그렇지 않아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때문에 제왕절개 아이라면 어린이 유산균을 통해 유익균을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어린이 유산균은 영유아가 섭취하는 만큼 멀티바이오틱스인지, PCC 분석을 완료했는지, 노케스템 표시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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