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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품에 안기는 시간
자연의 품에 안기는 시간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2.06.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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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힐링 여행지

자연의 말간 맨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과정이 험난한 만큼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높은 산세가 숨겨둔 비경을 찾아 인제로 떠나보자.

동화 속 시크릿가든
비밀의 정원

마치 한 폭의 유화를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에 출사지로 유명한 곳이다. 인제 갑둔리 산과 산 사이에 위치한 이 정원은 군사 작전지역이라 일반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어 ‘비밀의 정원’이라 불린다. 원래 사진을 찍는 것조차 금지돼있었으나 지금은 도로변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자연이 일궈낸 아름다운 정원이 오랜 기간 숨겨져 있었으니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응봉산 자락의 김부대왕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한가운데 <비밀의 정원>이라는 푯말이 우뚝 선 전망대가 등장한다. 푯말 반대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전망대에 오르면 우리나라의 풍경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계절은 가을이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이 모여 있어 물감을 입힌 듯 알록달록하게 물들어 있는 것. 특히 해 뜨기 직전에 이곳을 찾으면 흐릿한 안개가 이불처럼 덮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군사작전지역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없으며, 근무병들이 아침마다 교통정리를 위해 찾아오니 요청이 오면 바로 따라야 한다. 청정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 두고 감상하기 위해 떠나기 전 뒤처리는 깔끔하게 마무리하도록 하자.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 산 122-3

ⓒ인제문화관광


살아 숨 쉬는 박물관
대암산 용늪

‘큰 바위산’이라는 뜻의 대암산은 해발 1304m의 온통 바위들로 이뤄진 험한 산이다. 그럼에도 인제를 찾은 여행자들은 꼭 한 번씩 이곳을 찾는다. 1280m의 구릉지대에 형성된 용늪을 보기 위해서다.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발견된 고층습원이다. 신비로운 자연경관 덕분인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라 하여 ‘용늪’이라 불리게 됐다.
이곳은 북방계 식물이 남하하다 남방계 식물과 만나는 곳이라 한자리에서 두 곳의 식물을 모두 구경할 수 있다. 용늪이 다양한 식물군을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썩지 않은 식물들이 쌓여 물컹한 지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땅을 이탄습지라 하는데, 대암산 용늪의 이탄습지는 그 깊이가 평균 1m이며, 깊은 곳은 1m 80cm나 된다. 용늪이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됐는지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덕분에 자생하는 식물과 퇴적층은 식생의 변화 과정이나 자연의 변천사, 한반도의 기후변화까지 알 수 있어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일컫는다.
산 정상부에 위치한 대암산 용늪은 대부분의 날엔 안개에 싸여 있어 너른 습지가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세계적으로 귀한 식물인 금강초롱꽃, 비로 용담, 제비동자꽃, 기생꽃을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이 모여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높다. 1973년에는 천연보호구역으로, 1989년에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1997년에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의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됐다. 청정 자연 지역인 만큼 탐방 전 인제군 대암산 용늪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마쳐야 방문할 수 있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산 170

천상의 화원
곰배령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누워있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점봉산에 자리한 고개로 여름 여행 명소다. 해발 1100m 고지에 계절마다 각종 야생화가 만발해 ‘하늘 위 꽃밭’ 또는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기도 한다. 봄에는 얼레지 꽃, 여름에는 동자꽃, 노루오줌, 물봉선, 가을에는 쑥 부랑이, 용암, 투구, 단풍 등이 약 5만 평의 땅을 뒤덮어 각기 다른 황홀함을 선사한다. 특히 여름이면 싱그러운 초록빛 잎사귀와 형형색색의 꽃이 어우러져 마치 무릉도원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높은 고지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탁 트인 풍경도 일품이다.
곰배령은 원시의 자연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유네스코 산림 유전자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지켜줄수록 빛을 발하는 법. 숲을 보호하기 위해 1년 중 8개월만 입산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일주일에 단 5일만, 하루에 450명만 허가된다. 입산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이며, 오후 12시까지 강선마을 중간 초소에 도착을 해야 입산이 가능하니 기억해 두자. 강선마을을 지나면 오솔길이 나타나면서 숲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오르막이 완만하며 걷는 내내 시원한 폭포 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 곰배령까지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화려한 꽃물결과 맑은 산바람을 즐겼다면 오후 2시까지는 하산을 해야 한다. 곰배령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점봉산 생태관리 센터 홈페이지(jbs.foresttrip.go.kr)에서 미리 예약하도록 하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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