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시대에 캠핑 브랜드의 역할
포스트코로나시대에 캠핑 브랜드의 역할
  • 김경선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2.05.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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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스노우피크 코리아 대표

스노우피크 코리아 김남형 대표가 지난 3월 스노우피크 본사 등기 이사로 선임됐다. 64년 스노우피크 역사에서 외국인 최초로 본사 등기 이사가 된 김남형 대표를 만나 선임 배경과 소감을 들어봤다.


최근 일본 스노우피크 본사 등기 이사로 선임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스노우피크 역사상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라고 들었는데요.
지난 3월 25일, 스노우피크 본사 이사회를 통해서 등기 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이미 2018년부터 본사 집행임원으로 활동하며 중요한 의사 결정에 의견을 개진하고 관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등기 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 의사 결정 당사자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본사 임원에 외국인을 선임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일본은 좀 더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그러한 사례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죠. 일본 임원은 등기 임원과 집행 임원이 있는데 등기 임원은 회사의 감독 기능과 책임을, 집행 임원은 회사의 운영과 책임에 대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비결이 궁금합니다.
2013년 9월, 스노우피크 코리아 대표 이사에 선임되면서 한국에서 스노우피크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브랜드로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과 경영 이념을 올바르게 실현했던 것이 대내외의 좋은 평가를 받았죠. 2018년부터는 본사 아시아 영업본부장, 2021년부터는 해외영업본부장에 재임하면서 스노우피크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실적 향상에 기여했던 부분이 등기 이사 선임의 주된 배경 같습니다. 앞으로 스노우피크가 추구하는 ‘인간성의 회복’을 더 널리 실현해 나가기 위해 더 무거운 책임감과 큰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겠습니다.

2009년 입사 이후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이뤄냈는데요. 어떤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는지 궁금합니다.
2009년 3월, 파주 직영점 점장으로 입사해 3개월 후부터 영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좋아하는 캠핑, 아웃도어에 대한 일을 하는 것과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일을 한다는 생각에 그저 즐겁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2013년, 당시 35세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대표 이사라는 중책을 맡게 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 왔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캠핑 붐이 일었고, 2014년을 기점으로 캠핑붐이 급격히 사그라들었죠. 붐이 일었던 당시에 캠핑 장비를 제조하거나 판매, 유통하는 회사도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캠핑 문화가 정착되고, 캠퍼들의 의식이 성숙하기 전에 공급이 포화되면서 캠핑 산업은 악화일로를 걷을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어려웠던 시기에도 스노우피크 코리아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진행한 스노우피크웨이, 설봉제, 스타터 캠프 등 고객들과의 대면 캠프 이벤트를 연간 10회 이상 진행하면서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공감받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작년 말 기준으로 40회 이상의 오프라인 캠프 이벤트를 진행했고, 참가자 수는 1만 5천명에 육박하죠. 이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스노우피크 그룹 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프로젝트들이 있었는데 백화점에 어패럴 전문 매장을 출점한 일과 카페 사업을 시도해 보았던 일, 브랜드 어플리케이션과 디지털 카달로그를 처음 개발했던 일,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오프라인 이벤트를 대체한 홈앤캠프 캠페인과 디지털 설봉제를 새롭게 기획했던 일은 스스로를 성장시켜 왔던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한 프로젝트 사례도 있죠. 2018년 아시아 영업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최우선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로 중국 시장에 진출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중국은 아직 캠핑 산업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알리바바 티몰에서 판매되던 텐트는 원화로 10만원이 넘는 텐트가 없었던 시기였죠. 그래서 캠핑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캠핑 시장을 창조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현재는 200만원 이상의 텐트도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연간 매출도 50억 원을 넘어서게 됐죠.


일본은 물론 한국과 전 세계 시장에서 스노우피크의 브랜드 가치가 무척 높습니다. 비결이 궁금합니다.
스노우피크의 브랜드 전략은 확고한 철학과 미션을 실현해 나가는 것입니다. 점차 현대화, 문명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편리해졌지만 많은 스트레스와 사회 문제 속에서 정신적으로는 건강을 잃고 있죠. 여기에 캠핑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캠핑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면 상처 받았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캠핑은 사람들과의 유대감과 연대감 속에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죠. 세계 어느 곳이든 스노우피크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험 가치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캠프 이벤트 등의 캠퍼 참여 행사를 개최해 고객과 소통하고 연결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건전하고 건강한 커뮤니티를 확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커뮤니티 브랜드로서의 스노우피크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렇다면 특히 한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이 있나요.
다양한 고객 체험 이벤트를 꾸준히 열면서 고객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강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언뜻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꾸준히 고객들과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 소통해 나간다는 게 진정성과 신념 없이는 힘든 일이죠. 소통을 통해서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경영 활동에 반영해 나가면서 고객들의 목소리가 실제로 제품에 반영되고, 문제점을 고치고 변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스노우피크가 그만큼 개방적이고 유연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외국 브랜드로서 현지에 브랜드가 정착하고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으려면 수익 창출 활동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해내야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캠페인과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관련한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신규 사업을 확대해 나가면서 스노우피크의 체험 가치를 더 다양하게 제안해 나가고 싶습니다. 작년 9월 오픈한 랜드스테이션 하남점도 그러한 의미로 출점한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죠. 1층에는 카페를 운영해 캠핑을 하지 않는 이들도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들이 매장에서 캠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필드 공간에 다양한 캠프신을 만들고, 바리스타 시음회나 파티시에의 제빵 체험회 등을 개최하면서 캠핑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합니다. 또 3층에서는 캠핑 오피스 쇼룸을 통해 일하는 환경도 혁신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시각화해 여러 기업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중요한 계획은 캠프 필드 구축입니다. 빠르면 연내에 공개해 내년 초에는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시사철의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더 넓은 사이트 공간에서 쾌적하게 캠핑을 즐기며 다른 캠퍼들과 소통하고 연결할 수 있는, 스노우피크가 지향하는 캠핑장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야외활동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캠핑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죠.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으로 확대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캠핑의 가치가 재조명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지구촌 많은 나라에서 캠핑과 아웃도어는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각광을 받게 됐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연의 역습이라고 할 만큼 인류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고 합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삶의 터전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코로나19로 확실히 알게 됐죠. 우리 인류가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태도와 실천이 중요합니다. 또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스노우피크는 25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5년 이내에 이를 50개국 이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캠핑 장비 외에도 의류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에서도 매년 스노우피크 의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스노우피크 의류의 지향점과 향후 사업 방향이 궁금합니다.
스노우피크 의류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고, 디자인적으로 스타일리시하며, 자연을 향해 나가더라도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기능성을 유지하면서 쾌적한 의류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그 동안은 직영점과 일부 온라인 채널에 한정해 어패럴 브랜딩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유통 채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먼저 지방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 직접 입어보고 의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점포를 늘릴 계획입니다. 지난 3월에는 대구와 부산의 기존 숍인숍 어패럴 매장을 확대해 리뉴얼 오픈했고, 올가을에는 분당과 동탄, 천안의 숍인숍에서도 어패럴 라인을 추가할 예정이죠. 또 온라인 편집숍인 무신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전개하면서 온·오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ESG경영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환경을 중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라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스노우피크는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스노우피크 코리아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ESG경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트리플래닛’이라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 산불 지역에 나무 심기 캠페인을 매년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자연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자원 그리고 비용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분리수거 생활화와 쓰레기 줄이기, 자원의 무단 폐기를 줄이는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산불 지역의 복구 활동에도 더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방의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등 캠핑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죠. 물론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스노우피크 스태프들이 직접 참여하여 멘토로서의 역할도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기부 활동도 진행하는 동시에 사회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더 활발하게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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