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감싸 안는 숲에서는 침묵을 지켰던 마음을 실토해야 한다. 잠시 머물며 고요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삼척 활기 치유의숲에서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렸던 일상을 내려놓는다.
삼척의 바다 구경을 끝내고, 듬성듬성 피어난 매화에 봄의 온기를 느끼며 삼척의 굽이진 산길을 따라간다. 새들의 지저귐을 배웅 삼아 여유롭게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삼척 미로면 활기리에 위치한 삼척 활기 치유의숲에 도착한다. 초입에서 마룡소폭포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며 방문객을 환영한다. 이름대로 치유의숲에는 산림을 통해 치유 받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산림이 주는 효과를 통해 건강하게 몸을 가꾸고 면역력을 높이며,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방문이다.
삼척 활기 치유의숲을 찾았다면 가장 먼저 방문자센터로 간다. 이곳에서는 치유프로그램에 대해 알려주고 안전 교육을 하는 교육실과 체성분 측정 등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건강측정실이 있다. 간단하게 안내를 받고 나면 본격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위해 치유의숲으로 향하게 된다.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치유숲길
치유숲길은 숲의 건강한 기능을 활용해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된 길로, 산림치유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하늘바람길, 풍경소리길, 음이온길, 사색의길, 용오름길, 솔바람길, 떠듬뜯개길, 물소리길, 댓재옛길, 백두송길, 물레방아길, 청룡길, 백우금관길, 준경옛길, 영경길, 행복하길 총 16개의 다양한 숲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길마다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체력에 따라 혹은 원하는 풍경에 따라, 그날의 기분대로 선택해 걸어도 좋다. 전국 각지에 있는 산림 치유의숲 중에서 삼척 활기 치유의숲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어느 길로 가든 잔잔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끄러운 소음을 피해 필수로 이어폰을 챙겼던 날들이 무색하게, 이곳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가만히 듣다 보면 머릿속을 맴돌던 잡생각이 달아난다. 치유숲길의 곳곳에는 마치 테마공원처럼 이름 붙은 향기의숲, 용기의숲 등 명상을 위한 공간도 만날 수 있는데, 벤치나 평상에 잠시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사실 명상을 위해 준비된 공간이 없다고 해도 어디든 조용하고 한적하기 때문에 멈추고 싶은 곳에 멈춰서 마음을 돌아봐도 좋다.
석회암 지대인 삼척답게 곳곳에 운치를 선물하는 폭포와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를 퐁퐁 건너면 다른 길과 마주하고, 새로운 풍경을 만난다. 또 물소리길의 시작에는 마룡소폭포가, 길을 따라 깊이 들어가면 활기천의 근원인 용소폭포가 나온다. 아직 봄의 푸르름이 채 오시기 전인 3월 초에, 잎이 피기 전의 나무와 지난 계절 떨어진 낙엽이 바위들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사계절 달라질 이곳의 풍경이 궁금해진다.
동화 속 오두막 같은 트리하우스
나무를 스치는 바람에 귀 기울여 걷다 보면 나무 사이에 자리한 트리하우스가 나타난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오두막처럼 생긴 트리하우스는 울창한 숲속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편지를 쓰거나, 글을 읽는 등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잠시 편안한 휴식을 위해 머물다 가기도 한다. 아늑한 내부로 들어서자 가득 퍼지는 편백나무 향과 배경처럼 흐르는 활기천이 왠지 잃어버린 감성을 자극한다. 왜 이곳에서 느린 편지를 쓰고, 문학을 배우는지 알 것만 같다. 떠나기 싫은 마음이 트리하우스를 채운다.
지친 몸을 치유하는 치유센터
숲길을 돌아보며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마지막 프로그램을 위해 치유센터를 찾았다. 1층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어 한층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자연과 어울리는 목재 건축물이 눈길을 끈다. 치유센터에는 산책을 마치고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명상다도, 인진쑥과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족욕, 반신욕을 통한 온열치유, 요가, 명상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등록하면 무료로 족욕 또는 온열테라피를 받을 수 있어 힐링하기에 제격인 코스다.
삼척 활기 치유의숲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준경길 651-230
033-571-2600
삼척 활기 치유의숲 09:00~17:00
산림치유 프로그램 09:3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휴관일은 체험 프로그램만 운영하지 않고, 숲길은 상시 개방으로 이용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