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캠퍼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캠퍼
  • 김경선 | 양계탁
  • 승인 2022.03.08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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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피크 유저 곽진영

캠핑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마니아부터 초보캠퍼까지 다양해진 국내 캠핑 시장에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과 충성심으로 꾸준히 한 브랜드를 고수하는 캠퍼들이 있다. 혁신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스노피크의 유저들이다. 에서는 스노우피크를 사랑하는 유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한다. 세 번째 순서는 건축하는 캠퍼 곽진영 씨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15년차 건축가이자 10살, 7살 된 두 아이의 아빠 곽진영입니다. 캠핑을 시작한 지 횟수로 5년 차이지만 열정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캠퍼이기도 하고요. 아이가 있다 보니 겨울철에는 캠핑을 쉬지만 그 외 계절에는 한 달에 2~3회 꾸준하게 캠핑을 다니고 있어요. 일 년에 20번 정도 다니는 셈이네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가족과 함께 주로 캠핑을 하더군요.
사실 캠핑을 시작한 계기도 아이들 때문이었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던지 ‘이 시간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이런 생각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주변의 선배들도 “아이들이 어릴 때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조언했고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행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캠핑이 떠올랐어요. 사실 아내가 야외 활동을 싫어했다면 불가능했을 텐데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덕에 자연에서 생활할 때 오는 불편함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서 열심히 다닐 수 있었습니다.

ⓒ곽진영

캠핑을 시작한 이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을 것 같은데, 관계의 변화나 유대감이 깊어졌는지 궁금합니다.
변화가 분명히 있죠.(웃음) 캠핑 이전에는 아이들이 아프거나 급박한 상황에서 항상 엄마를 찾았어요. 보통의 아빠들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엄마에게 밀리잖아요. 그런데 캠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족과 오롯이 24시간을 지내다 보니 부족했던 유대감이 늘어나고 신뢰가 채워졌어요. 그래서인지 캠핑 전에는 아빠의 훈육에 무서움만 느끼던 아이들이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느껴졌죠.
아이들에게도 변화가 있어요. 전에는 아이들의 행동반경이 무척 좁았어요. 도심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상황 탓에 아이들 이 자유롭게 돌아다니질 못하죠. 특히 요즘 아이들은 더 그렇잖아요. 하지만 캠핑장에서는 아이들끼리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자연을 느끼고, 좀더 적극적으로 친구를 사귀어요. 행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용감해지더군요.

ⓒ곽진영
ⓒ곽진영

맞벌이 부부인데, 한 달에 두세 번 캠핑을 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캠핑을 시작했지만 우리 부부에게도 새로운 취미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둘 다 일을 하고, 연차가 쌓이다 보니 회사 내에서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나는 나이잖아요. 일에 있어서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점차 늘어나면서 해소할 창구가 필요했습니다. 캠퍼라면 공감할 거예요. 캠핑을 하는 순간 모든 일상의 스트레스가 잊혀요. 캠핑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쉴 새 없이 움직이고 행동해야 하니 일 생각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어요. 저도 아내도 캠핑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보니 이 매력적인 활동에 더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캠핑의 가장 큰 매력을 꼽자면.
많은 도시인들이 집과 회사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단순한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그러다가 주말이 되면 각자의 공간에서 휴식하죠. 저에게 캠핑은 보다 적극적으로 휴식하는 방법이에요.
캠핑을 떠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짐을 챙기는 순간부터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을 잊고 가족과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와 먹을 것을 준비하는 생존의 과정에 몰입하는 즐거움이 무척 크죠. 이 모든 것이 힘들고 불편하고 귀찮은 이들이라면 캠핑이 잘 맞지 않겠지만 저는 힘들기 보다 즐겁습니다. 또 어른이 되면서 새로운 인연을 맺기가 힘든데 캠핑은 가치관이 비슷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곽진영

캠핑장을 선택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을까요?
건축설계를 할 때 난개발 보다는 그 지역이 갖고있는 정체성이나 특색 등을 해석하고 이것을 활용하거나 이어가는 방향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비슷하게 캠핑 장을 고를 때도 산을 깎거나, 개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캠핑장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본래 모습을 보존한 캠핑장을 선호합니다.
주말에만 캠핑을 가야 하니 아무래도 수도권 캠핑장을 많이 갈 수밖에 없어요. 봄과 가을에는 경기권, 여름에는 계곡이 있는 강원도의 캠핑장을 가요. 그중 좋아하는 캠핑장은 경기도 포천의 나무새캠핑장이예요. 캠핑을 시작한 첫 장소이기도 하고, 지금도 많이 찾죠. 인위적인 땅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서 좋아해요. 경사지 훼손을 최소화해 계단식 사이트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공간에서 울창한 숲의 향기와 그늘을 즐길 수 있죠.

ⓒ곽진영

스노우피크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축설계를 하다 보니 직업적인 특성상 디자인과 기능의 공존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장비를 고르는 기준이기도 하죠. 사실 캠핑을 처음 시작할 때는 좋은 장비를 다 갖추지 않았어요. 장비가 무척 고가인데 캠핑이 우리 가족에게 잘 맞는 활동인지 확신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집에 있던 텐트에 몇 가지 아이템을 중고로 구입해서 떠났죠. 그리고 캠핑장에서 처음으로 스노우피크 IGT 테이블을 봤습니다. 그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웃음) 처음 아이폰을 봤을 때와 똑같은 충격이었죠.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투박한 캠핑 장비가 아니고 독창적이면서 아름다운 디자인, 그리고 그를 탄탄히 뒷받침 하는 실용성, 내구성, 신뢰성 등의 장점에 반했어요. 자연 지향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은 아이를 키우는 저에게 믿음을 주었어요. 60년 넘게 이어온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아이들에게도 대물림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죠. 그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의 선배 캠퍼들이 저의 고민을 들어보더니 “처음에 저가형으로 장비를 구입 해도 결국 좋은 장비로 갈아 탄다”며 스노우피크 구입을 추천하기도 했고요.

가장 좋아하는 장비를 하나만 선택한다면?
스노우피크의 스테인리스 마이테이블을 좋아해요. 대나 무로 제작한 마이테이블도 매력있지만 금속 재질로 만들 어서 활용성이 더 높거든요. 가족과 캠핑을 떠날 때 화로 옆에 사이드 테이블로 쓰기도 하고, 그릇을 말리거나 보 관하는 싱크대로도 활용해요. 솔캠에서는 1인용 테이블 로도 적합하죠. 실용성은 물론 부피가 작아 캠핑을 다닐 때 언제나 함께 하는 장비입니다.

ⓒ곽진영

건축과 캠핑의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
건축하는 사람들은 땅부터 분석해요. 대지 분석이라고 하죠. 주변에 산이나 도로는 어디에 있나 살펴보죠. 대지에 맞는 집을 설계하기 위해 흐름을 읽는 단계에요. 직업병인지 캠핑장을 고를 때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요. 떠나기 전 캠핑장의 위성사진을 보고, 사이트 위치를 보고,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은 어디에 있나, 사이트 간격은 어떠한가, 계곡은 어디에 있나 살피죠. 계절에 따라 나무나 그늘 위치, 결빙 구간 등을 고려하기도 하고요. 보통은 캠핑장에 도착해 뚝딱뚝딱 텐트 치기 바쁜데, 저는 한참을 고민하다 보니 가끔 아내가 답답해 할 때도 있습니다.(웃음)
건축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캠핑을 하며 ‘내 영역’을 만드는 즐거움이 있어요.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1~2년씩 걸리는 작업이 많은데, 캠핑은 금세 나의 취향에 걸맞은 공간을 연출할 수 있죠. 여기에서 오는 희열이 있어요.

앞으로 꿈꾸는 삶이 있다면.
지역에서 활동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크고 화려한 곳에서의 구성원으로 속해 있기보다는 저와 아이들 이 살고 있는 터전에서 지역과 호흡하고 제 힘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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