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배우는 담양 체험 여행
오감으로 배우는 담양 체험 여행
  • 고아라 | 정영찬, 양계탁, 아웃도어DB
  • 승인 2022.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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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은 그저 두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도시이지만 색다른 여행을 원한다면 체험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자. 담양의 전통 방식을 따라 손으로 만지고 혀로 맛을 볼 때, 비로소 담양이 가깝게 느껴진다.


풍류를 즐기는 시인이 되어
탁본 체험

담양은 예로부터 수많은 문인들을 배출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눈길이 닿는 곳마다 수려한 수묵화가 펼쳐질 정도로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조선시대 문인들은 그중 유독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정자를 짓고 그곳에서 시를 지어 노래하곤 했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철의 관동별곡과 성산별곡, 송순의 면앙 정가 등 다양한 가사문학이 모두 이곳, 담양에서 탄생했다. 가사문학에 깊은 뿌리를 둔 만큼 그와 관련한 문화유산이 많아 한국 가사문학관을 세워 전승 및 보존하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전시관 1층에 들어서면 직접 탁본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쇄 장비가 없던 옛날에는 나무나 금석에 글자를 새기고 먹을 묻혀 종이에 찍어냈다. 전시관 입구에서 탁본 체험을 요청하면 한지를 나눠주는데, 체험 공간에서 글자가 새겨진 판에 먹을 묻힌 후 종이로 덮고 솔로 살살 문지르면 인쇄한 것처럼 글자가 또렷하게 묻어 나온다.
한국가사문학관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

몸과 마음이 힐링하는 시간
죽로차 다도 체험

대나무로 유명한 도시인 만큼 담양에서는 어딜 가든 죽로차를 내어준다. 죽로차는 대나무숲에서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란 차 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든 한국 전통차다. 차 나무 재배지역이 대나무숲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값이 비싸고 맛도 좋아 예로부터 귀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바치기도 했다. 담양에는 죽녹원에 죽로차 밭이 있어 제대로 된 죽로차를 맛볼 수 있다. 담양의 어느 동네를 가도 죽로차를 마셔볼 수 있지만, 이왕 죽로차의 도시 담양을 찾았다면 직접 죽로차 다도 체험에 도전해 보자. 한국차문화협회에서 다도 사범을 맡고 있는 김가혜의 대표의 <명가혜>, 대나무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대나무산업전시관>, 죽녹원 내 위치한 <(사)죽로차 연합회> 등에서 직접 다도를 체험 및 시음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30분 내외다.
명가혜 담양군 담양읍 내다길 83
대나무산업전시관 담양군 금성면 원율리 233-12
(사)죽로차 연합회 담양군 죽녹원로 119

ⓒ한국관광공사

가족여행 필수 코스
곤충 체험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의 여행자라면 담양 곤충박물관은 필수 코스다. 다양한 곤충을 전시해놓은 일반 박물관과 달리 직접 살아있는 곤충을 만지며 함께 놀 수 있어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이들은 책 속에서만 보던 신기한 곤충을 손에 얹거나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재미는 물론,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곤충뿐만 아니라 파충류,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이 있어 어른들도 충분히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한쪽에는 독특한 놀이 기구가 가득한 실내 놀이터가 있고, 야외에는 자연을 느끼며 뛰어놀 수 있는 친환경 놀이터가 자리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단 코로나19로 인해 관람 인원이 제한돼 있으니 방문 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담양곤충박물관 담양군 담양읍 담양88로 428

1970년대로 떠나는 여행
추억의 골목

어른들에겐 추억을, 아이들에겐 낯선 재미를 선물하는 곳. 손으로 일일이 간판 글씨를 써 내려가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처럼 ‘추억의 골목’이라 쓰인 정겨운 팻말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1970~80년대를 지나온 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지금은 사라진 점빵가게와 전파사, 그림 포스터가 붙은 옛날 극장 등이 거리에 세워져 있는데, 그 시절 골목과 꼭 닮아있다. 추억의 골목은 근현대사, 해방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생생하게 재현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추억을 소환하는 풍경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면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골목 한편에 자리한 달고나부터 문방구 벽면 가득 자리한 종이 인형과 종이 딱지, 1970~80년대 학생들의 교복 등 각종 체험과 놀거리가 다양하다.
담양추억의골목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길 282-6

죽림 속 하룻밤
한옥체험

담양의 대표적인 여행지 죽녹원. 하늘 높이 솟아오른 대나무들로 이뤄진 벽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바깥세상과 차단된 느낌이다. 얇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이 불 때마다 은은하게 풍기는 댓잎 향기에 취해 있으니 수백 년을 거슬러 이곳을 거닐던 선비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천천히 사색을 즐기며 걷다 죽녹원 후문에 다다르면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들이 펼쳐진다.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가문화촌이다. 소리 전수관인 우송당, 면앙정, 식영정, 소쇄원 등의 정자, 한옥체험장 등이 있어 하룻밤 머물며 조선시대의 문인이 되어볼 수 있는 곳. 겨울에는 온돌을 이용해 온 바닥을 뜨끈하게 데우고, 한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드나드는 대청마루를 두어 어느 계절에 와도 만족스럽다. 특히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맞이하는 한옥에서의 아침을 체험해 보면 왜 문인들이 이곳에서 시를 지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시가문화촌 담양군 담양읍 죽향 문화로 378

정성으로 빚어낸 우리 술
막걸리 체험

담양읍에서 가장 큰 주조장이 담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촌으로 변신했다. 오픈과 동시에 담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해동문화예술촌의 이야기다. 해동문화예술촌은 주조장의 흔적을 없애는 대신 최대한 활용해 과거 이 장소가 가진 기억을 간직함으로써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가장 안쪽에 자리한 전시장에서는 해동주조장에서 빚던 술의 재료부터 과정, 직접 술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장까지 갖추고 있다. 원료인 쌀을 가공하는 모습부터 순서대로 전시돼 있는데, 미디어 아트와 실제 항아리 등을 활용해 실감 나는 주조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체험장에서는 공정 과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숙성 시간별 막걸리 시향 체험과 제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매일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니 미리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동문화예술촌 담양군 담양읍 지참1길 6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내 손으로 만드는 자연
분경 체험

담양분경예술원 온실은 들어서는 순간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1천여 평의 온실에 지리산, 설악산, 월출산, 북한산, 무등산 등 국내 7대 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치 전래동화 속 거인이 되어 산을 바라보는 듯 실제 산을 그대로 축약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온실을 돌며 분경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생생한 사실감과 함께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분경이란 자연의 경치나 우리 주변 삶의 이야기를 작은 분에 옮겨 놓은 것이다’라는 말이 마음을 파고들게 하는 경치다. 이러한 분경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니, 놓치기 아까운 체험 프로그램이다. 금성면에 자리한 금강산야에서는 직접 돌과 이끼 등을 사용해 분재를 만들 수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개인 소장할 수 있다. 다만 단체 단위로 체험을 신청할 수 있다.
금강산야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길 135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채상 체험

채상이란 대나무를 얇고 가늘게 쪼개 빨강, 노랑, 파랑 등을 채색한 뒤 손으로 짜 만든 상자를 말한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은 예로부터 죽세품이 유명했으며 그중에서도 컬러풀한 채상은 단연 인기 품목이었다.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공예품이다 보니 가격이 비싸고 대량 생산이 어려워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담양에는 여전히 채상을 만드는 기능보유자가 있다. 담양 지방의 전통적인 채상 기법으로 만든 채상을 선보이는데, 그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대를 썰고 걸목치기와 조름썰기를 거친 뒤 입으로 물고 엷게 뜨기 시작한다. 이후 물에 담근 뒤 무릎 위에 대고 훑는다. 대쪽 염색과 대쪽 썰기, 속내 공뜨기, 속내 공절기, 속내 공넣고 테매기, 비단으로 테두리 바르기, 창호지로 채상 안 바르기 등 과정만 나열해도 입이 아플 정도. 이 모든 과정을 일반인이 직접 할 순 없지만 채상장 전시관에서는 컵 받침 등 간단한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채상장 전시관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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