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붙잡는 전주의 길거리 음식
발길을 붙잡는 전주의 길거리 음식
  • 신은정 | 일러스트 원유나
  • 승인 2022.0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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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가성비 사로잡은 별미 6

전주 한옥마을을 구경하다 배가 헛헛해졌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지도에 검색하지 않아도 길거리에 가득한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전주의 길거리 음식들을 만나게 된다.

수제 초코파이
언젠가부터 전주의 음식하면 초코파이가 먼저 떠오른다. 독특한 맛과 비주얼로 전국의 주목을 받자 많은 브랜드가 너도 나도 초코파이를 만들고 있다. 어디에서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1978년 ‘오리지널 수제 초코파이’를 개발한 PNB풍년제과로 가보길 추천한다. 전주의 수제 초코파이는 우리가 알던 초코파이와는 다르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수제 초코파이는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내 표면이 조금 울퉁불퉁하지만 맛은 좋다. 호두가 들어가 씹는 재미가 있는 초코빵에 크림과 딸기잼을 넣은 후 가장자리를 초콜릿으로 두껍게 코팅했다.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중간쯤 되는 식감이 중독적이다. 우유나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닭날개볶음밥
닭날개를 넣어 만든 볶음밥이 아니라, 닭날개 속으로 들어간 볶음밥이다. 대만의 길거리에서도 이 음식을 만날 수 있는데, 해외여행이 어려운 지금 전주에서 만나면 더 반갑다. 처음 닭날개볶음밥을 발견한다면 오동통한 비주얼에 먼저 놀랄 것이다. 뼈가 제거된 닭날개 속을 볶음밥으로 터질듯하게 가득 채운 뒤 특제 소스를 앞뒤로 골고루 발라 노릇하게 굽는다. 윤기가 흐르는 닭날개볶음밥을 김밥처럼 한 입 크기로 썰어 주는데, 걸어가면서 먹어야 하는 길거리 음식의 특성상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밥을 먹어야 든든하다고 느끼는 이들이라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 좋은 음식이다.

바게트버거
바게트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버거의 맛이 만난 바게트버거. 일반적인 햄버거처럼 사방으로 내용물이 쏟아질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서 길거리 간식에 최적화된 음식이다. 기다란 바게트를 반으로 자른 뒤, 속을 깔끔하게 파내고 양배추, 청양고추, 돼지고기, 양파 등 다양한 재료로 가득 채웠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 매콤한 편이라 느끼하지 않다. 속도 부실하지 않게 가득 차 있어 마지막 입을 먹을 때까지 행복하다.

전주비빔밥고로케
전주하면 비빔밥! 한국인의 머리에 입력된 공식이다. 전주의 전통음식 비빔밥이 고로케에 들어가 든든한 길거리 간식이 됐다. 바삭바삭한 고로케 속에 매콤한 전주비빔밥. 밥과 빵의 낯선 조합이라 어색했지만,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로케의 기름기를 비빔밥의 매콤한 고추장 양념이 잡아줘서 이색적인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고추장 양념인 전주비빔밥고로케 말고도 불고기비빔밥고로케도 팔고 있어서,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어린이들도 쉽게 맛볼 수 있다.

육전
전주를 여행하다 보면 고소한 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고 싶은 충동이 밀려올 때가 있다. ‘풍류’의 도시이기 때문일까. 냄새에 발목을 잡혀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육전 가게 앞이다. 보통 육전은 소고기로 만드는 게 익숙하지만, 전주의 길거리에서는 돼지고기 육전도 판다. 사람이 많이 없을 때는 육전을 만드는 모습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반죽을 입은 고기가 철판 위로 직행하면, 구워지는 고소한 고기 냄새가 군침을 흘리게 만든다. 전주에서는 가게 특유의 소스와 파채, 양파 등을 함께 주는데, 그 조화로운 맛에 육전이 게눈 감추듯이 사라진다. 숙소에 포장해가서 먹어도 좋지만, 이왕이면 식지 않은 뜨거운 육전을 그 자리에서 바로 먹기를 추천한다.

문강정
문강정은 전주의 다른 길거리 음식보다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메뉴다. 둥근 강정에 가쓰오부시가 올려져 있어 마치 타코야키같은 비주얼이지만, 굳이 따져 말하자면 타코야키는 잘게 썬 문어가 들어간 구운 풀빵이고 전주의 문강정은 문어 튀김이다. 두 음식은 비슷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문강정이 속재료인 문어가 더 크기 때문에 씹는 맛이 더욱 살아있다. 문강정은 오동통한 문어에 반죽을 입혀 그 자리에서 튀겨준다. 소스는 순한 맛과 매콤한 맛 중 선택할 수 있고, 위에 올라가는 재료는 가쓰오부시와 모차렐라치즈 중 고를 수 있다. 치즈를 선택했다면 작은 프라이팬에 치즈를 녹여 강정 위로 부어주는데, 보는 재미도 있을뿐더러 '튀김+치즈'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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