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녕하신가요?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 정리 고아라
  • 승인 2021.1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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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를 맞이한 에디터들의 이야기

지난 11월 1일부터 한국형 위드 코로나인 ‘단계적 일상 회복’의 첫 단계가 시행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너무나 큰 시대적 변화를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지나며 2021년을 되짚어 보고, 2022년에 대한 희망을 품어본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경제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긴 한데, 아직 조금 혼란스러워요. 확진자도 계속 늘어나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얼마 전에 축구를 좋아하는 후배가 경기장 관객석 제한이 풀려서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백신을 맞지 않아서 못 갔다는 얘길 들었어. 그 친구는 맞고 싶어도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못 맞은 거거든. 알아보니 며칠마다 음성확인서를 내야 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백신 접종자 위주로 사회적 제한이 풀리니까 그런 생각까진 못 했는데. 일상생활에서 백신 완료자와 비완료자의 불편함의 차이가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백신 패스 차별’이 이런 문제를 얘기하는 건가 봐요.

맞아. 아이들도 마찬가지야. 아직 백신 접종 차례가 오지 않았는데, 어떤 곳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입장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어린이 고객이 많은 곳인데도 말이야. 업장 주인도 그런 부분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나 해결방안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회식도 많이 늘었는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가 있는 사람은 자칫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고. 요즘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 감염 사례도 늘고 있잖아.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채택하는 회사가 많아졌다는 사실이 가장 큰 변화로 다가와요. 친구들도 거의 70%가 재택 중이에요. 저희 회사도 그렇고요. 처음에는 집에서 일을 한다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줌 같은 화상 미팅 플랫폼이나 사내 인트라넷을 이용하니까 업무가 가능하더라고요. 출퇴근 시간이 줄면서 휴식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고요. 덕분에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가피하게 출근을 해야할 때도 대중교통이 붐비지 않아서 좋고요.

맞아요. 그래서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후에도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회사들도 있어요. 업무에 별 차질이 없고 오히려 효율적인 면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 원룸에 거주하는 가구는 재택근무가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좁은 공간에 하루 종일 있으니 답답하고 일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요. 제 경우에는 집을 완전히 오피스 공간으로 꾸몄어요.

그래서 주거환경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뀐 것 같아. 코로나 이전에는 20평대 아파트가 인기였는데 요즘에는 중대형 평수가 더 인기라고 하더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가구나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늘어나고. 나만 해도 11년 만에 대형 TV로 바꿨어.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니까 노트북이나 컴퓨터의 구매율도 증가하고.

그 얘기를 들으니 생각나는 게 있는데, 요즘 어린이들은 교육 전용 태블릿을 쓴다면서요?

맞아. 세상이 진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게, 학습지를 신청하면 태블릿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아. 디지털과 친숙해질 수밖에 없는 세대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현상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하더라고요. 대면이나 직접 해야 했던 것들이 다 디지털로 대체되는 거죠.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기도 하고 편리한 부분도 크지만 이게 과연 좋은 점만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부족한 부분은 안타까워. 우리 집 아이들만 해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온종일 붙어있거나 친구와 함께 생일파티에 갈 일이 없으니까. 대신 가족들과 함께 야외 활동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야.

코로나19 이후에 캠핑이 반사 이익을 얻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캠핑장 예약도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긴 대기는 물론, 캠핑장을 이용하려면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가 필요하고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가족 관계 증명서도 필요해요.

캠핑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기존 캠퍼들이 불편해진 점도 많은 것 같아. 박 기자 말대로 캠핑장 예약이 힘든 점도 그렇고, 캠핑장에서의 에티켓이나 규칙을 숙지하지 못한 초보 캠퍼들이 밤새 소란스럽게 떠들거나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려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것도 큰 문제인 것 같아.

캠핑에 이어서 요즘엔 골프나 테니스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실내에서의 활동이 제한되니까 젊은 층이 야외 활동에 몰려든 것 같아요. 젊은 층이 몰리니 그 분야의 의류 시장도 활성화되고요. 이전에 비해 골프 의류 브랜드도 많아졌고 디자인도 일상에서 입을 수 있을 만큼 트렌디하고 실용적이에요.

요즘은 정말 MZ 세대가 트렌드 세터의 중심에 있는 것 같아. 좀 더 소비량이 큰 쪽은 4050일 지 몰라도 주요 소비층은 2030인 느낌.

코로나19 이후 모든 게 언택트로 바뀌면서 디지털을 통한 소비가 중심이 됐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쇼핑을 할 때 주로 온라인 사이트나 앱을 통해 구매하는 방식이 활성화됐는데, 50대 이상은 이런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거죠. 주요 소비가 언택트로 이뤄지니 자연스레 언택트가 익숙한 MZ 세대의 소비가 눈에 띄는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새로운 시대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는데, 그 주체가 MZ 세대인 거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상점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거리가 조용해졌던 점은 좋았어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취객이 많아지고 소란스럽거든요. 그런데 위드 코로나가 되면 다시 바깥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이에요. 물론 상점 주인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쓰럽지만요. 배달 오토바이의 증가도 우려돼요. 코로나19 이후 뭐든지 배달하는 시대잖아요. 도로는 물론 도보에도 배달 오토바이가 많은데 가끔 너무 빨리 달려서 보행자 입장에서는 무섭기도 해요. 배달 오토바이 관련 법안 발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배달 문화가 꼭 필요한 시대지만 오토바이 문제도 그렇고, 일회용 쓰레기 문제도 심각한 것 같아. 회사에서도 식당에서 먹기 조심스러우니 배달 시킬 때가 많은데, 먹고 나면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서 마음이 불편해.

정말 모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그린 컨슈머도 늘어나고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는데, 한편으로는 음식 배달과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쓰레기가 늘고 있으니.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는 불가피한 것 같아. 내년 초쯤이면 먹는 치료제가 풀린다던데 그후엔 좀 더 안정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지 않을까.

그러면 두 분은 모두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하시나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게 있으면 마음이 놓일 것 같은데. 매일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는 뉴스만 보이니 두려운 마음이 더 큰 것 같아.

저도 그렇지만 단계적 일상 회복은 필요하다고 봐요. 유일한 기대랄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각자 위생 관리에 신경 쓰고 조심하면서 일상을 지내고, 사회적으로는 치료제가 출시돼서 독감 바이러스처럼 정착된다면 지금보다는 오픈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 또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11월은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직 백신 접종 차례가 오지 않은 나이대의 사람들도 있고 치료제도 풀리기 전이니까요. 위중증 환자도 매일 수십, 수백 명씩 나오고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일상 회복과 감염 경로 차단의 적절한 밸런스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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