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군과 어우러진 푸른 초원 절경
알프스 산군과 어우러진 푸른 초원 절경
  • 글·박상신ㅣ사진·김세정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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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DIC WALKING TOUR | ⑤ 독일 추크슈피체

▲ 햄머스바하로 가는 길은 푸른 초원지대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가는 길…약 20km, 6시간 소요

글·박상신 노르딕워킹 헤드코치ㅣ사진·김세정 노르딕워킹 인스트럭터ㅣ장비협찬·메드아웃도어

뮌헨역에서 열차를 타고 1시간2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 1936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던 이 도시는 독일의 최고봉인 추크슈피체(Zugspitze, 2962m)와 알프슈피체(Alpspize, 2628m), 방크(Wank, 1780m) 등의 높은 산이 있어 여름에는 트레킹과 하이킹,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는 도시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만날 수 있는 알프스의 빼어난 고봉들 중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를 오르기로 결정했다. 추크슈피체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산악열차역(Zugspize Bahnhof)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추크슈피체플라트역(Zugspizeplatt)이나 산기슭의 아이프(Eibsee) 호수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오르는 방법이다.

일행은 산악열차대신 노르딕워킹으로 추크슈피체의 아름다움에 빠져보기로 했다. 리조트 마을인 햄머스바하(Hammersbach)와 그라이나우(Grainau)를 지나 아이프 호수까지 노르딕워킹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역을 나섰다.

▲ 알프스와 어우러진 아이프 호의 아름다운 풍경.

햄머스바하까지 이어지는 푸른 초원
이정표를 따라 아이프 호수로 향했다. 길은 넓은 목초지를 눈앞에 펼쳐놓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마을 곳곳에서는 온 가족이 나와 건초를 정리하고 있었다.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초원에서는 수많은 라이더들의 자전거 행렬이 이어졌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서는 패러글라이더들의 자유로운 비행이 펼쳐졌다.

푸른 초원을 1시간30분 가량 걸었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며 노르딕워킹을 하는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걸어가다 보니 대자연의 절경을 가진 독일이 새삼 부러워졌다.

▲ 아이프 호에서 그라이나우로 가는 길. 목가적인 풍경에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풍경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작고 아담한 마을 햄머스바하다. 마을에 도착한 일행은 미리 준비한 샌드위치와 과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며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을 두 눈에 가득 담았다.

뮌헨으로 되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열차를 타기로 했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햄머스바하를 경유해 아이프 호수까지 가는 열차가 한 시간에 한 대 씩 운행했다. 휴가 시즌 때문인지 열차 안은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독일에서 유명한 휴양도시인 만큼 여름이면 독일과 유럽 전역에서 시원한 여름을 나기 위한 관광객들로 도시는 항상 북적였다.

아이프 호수에서 내려 호수 주변을 잠시 산책하기로 했다. 녹음이 한창인 호수는 알프스 고봉의 웅장함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웠다.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산책로를 따라 줄줄이 이어졌다.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과 작은 배를 타며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이렇게 수려한 풍광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이 부러웠다.

알프스 산군이 품은 에메랄드빛 아이프 호
유럽을 여행하며 느낀 점은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다. 그들은 관광산업이라는 명목 아래 자연을 훼손하지 않았다.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는 것이 유럽인들이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이었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워킹하는 내내 우리를 괴롭혔다. 잠시 호수 주변을 산책하기로 한 일행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에메랄드빛 호수는 시원했다. 맑고 깨끗한 호수에 몸을 담그니 뜨거운 열기가 어느새 사라졌다. 스트레스가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 진정한 휴가란 이런 것이 아닐까?
호수에서 나와 추크슈피체를 바라봤다. 누구나 동경해마지 않는 알프스를 눈앞에 두고 보니 그 웅장함과 수려함에 정신을 빼앗길 지경이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정상까지 오르고 싶었지만 되돌아가는 열차 시간 때문에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발길을 돌렸다.

▲ 그라이나우 마을의 여름축제 퍼레이드.

Information TIP
추크슈피체 노르딕워킹

▶ 코스 :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햄머스바하~아이프 호수~그라이나우~추크슈피체, 약 20km 6시간 소요.

▶ 교통 : 뮌헨에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까지 1시간에 1대씩 기차가 운행한다. 1시간20분 소요, 요금 19유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아이프 호수까지 1시간 간격으로 산악열차가 운행한다. 추크슈피체 산악열차 통합티켓 요금 25유로. 아이프 호수에서 추크슈피체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운행한다.

잠시나마 알프스에 더 머무르고 싶어 그라이나우(Grainau) 마을까지 노르딕워킹으로 갔다. 산을 내려가는 동안 일행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우거진 숲길에 매료됐다. 금방이라도 숲 속에서 로빈훗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상쾌한 피톤치드를 마시며 1시간을 걸으니 그라이나우다. 마을은 휴양지답게 호텔과 펜션이 가득했다. 독일 특유의 그림 같은 집들이 늘어서 며칠 푹 쉬며 시간을 보내고픈 마을이었다. 이 마을뿐만 아니라 추크슈피체가 품은 마을은 겨울철에도 북적인다. 유럽 전역에서 스키를 타러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 마을은 여름 축제가 한창이었다.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마을 사람들의 퍼레이드가 마을 중심부를 지나고 있었다. 삶을 즐기는 독일 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이 엿보였다. 일행은 추크슈피체가 보이는 카페테리아에 앉아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였다. 잠시 스쳐가는 짧은 일정의 아쉬움.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며칠이고 머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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