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 의 섬
섬 속 의 섬
  • 고아라 | 정영찬 사진기자, 아웃도어DB
  • 승인 2021.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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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힐링 여행, 강화도의 자연

해안가를 따라 달리다 보면 강화도가 거느린 여러 섬들을 만날 수 있다.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은 부속 섬에서 닮은 듯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해 보자.

민통선 북단의 섬 교동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육지와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강화도와 연결되는 다리가 건설되면서 강화도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북한의 황해도와 마주하고 있어 교동 대교를 넘으려면 해병대 검문소에 도착해 출입신고 후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북한과 접경을 맞대고 있지만 드넓게 펼쳐진 평야와 아기자기한 풍경을 품고 있어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남쪽 한적한 평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인 교동향교가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가장 안쪽에는 북한 땅이 내려다보이는 망향대, 육지보다 높은 난정저수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평화로운 교동도에서 가장 활기찬 곳은 대룡시장이다. 분단을 겪으며 황해도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고향에 있는 ‘연백장’을 그대로 본떠서 만들었는데, 60~70년대 건물과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레트로 콘셉트에 맞춘 독특하면서도 트렌디한 공간이 더해져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황홀한 낙조를 품은 석모도
교동도와 마찬가지로 외포리의 항구에서 배를 타야지만 닿을 수 있는 섬이었으나 2016년 석모대교가 완공되면서 차로 편리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석모도 여행은 이 대교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된다. 1.4km의 긴 다리를 지나는 동안 잔잔한 서해바다와 그 위를 수놓은 천혜의 섬들이 이루는 독특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 한참을 달리다 보면 양옆으로 너른 논밭이 펼쳐진석모도의 드라이브 코스를 지나 민머루해수욕장에 닿게 된다. 석모도에서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관광명소. 너른 갯벌과 탁 트인 하늘이 있지만 섬 안쪽에 위치해 강화도의 동막해변보다 한적한 분위기다.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속을 누빌 수 있는 석모도 수목원, 신라 선덕여왕 4년에 창건된 역사 깊은 사찰인 보문사 등 석모도의 다양한 관광지를 둘러보며 해가 저물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민머루해수욕장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 바다와 하늘을 수천 가지의 붉은색으로 천천히 물들이는 노을까지 보고 나면 황홀한 석모도 여행이 마무리 된다.

사진제공 강화군청
사진제공 강화군청

강화도가 숨긴 보물 주문도&볼음도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천혜의 섬, 주문도와 볼음도는 본래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3시간을 가야 닿을 수 있었다. 이후 석모도 하리에서 미법도와 서검도행 여객선이 운항되고, 주문도 방향은 사람과 차를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이 운항되면서 방문이 한결 편리해졌다. 주문도는 해당화 군락지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적하고 평화로운 해수욕장, 구이나 탕으로 즐기는 대합조개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관광객들은 보통 주문도 선착장에서 배너머고개, 주문 저수지, 주문지, 서도 중앙교회, 해당화 군락지, 대빈창을 지나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이용해 여행을 즐긴다. 볼음도는 주문도 바로 옆에 자리한 섬으로, 주문도와 함께 강화의 숨겨진 아름다운 섬으로 꼽힌다. 조선 인조 때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로 출국하던 중 섬 부근에서 풍랑을 만나 볼음도로 피신했는데, 이때 아름다운 보름달을 보았다고 하여 보름을 한자화 한 ‘볼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민통선 내에 자리해 교동도처럼 해병대의 검문을 통과해야 방문할 수 있다. 해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북한 땅을 사방에서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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