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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여행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여행지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1.11.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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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가 추천하는 가을 트래블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가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지나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가을 여행지 네 곳을 소개한다.

풍요로운 남쪽의 가을, 순천
붉은 노을이 잠식한 순천만의 아름다움은 가을이면 놓쳐서는 안 될 비경이다. 바람결을 따라 ‘서걱서걱’ 몸을 부대끼는 금빛 갈대, 갈대에 내려앉은 영롱한 이슬을 만나려면 순천으로 떠나야한다. 순천만의 최종 목적지는 용산전망대다. 순천만을 호위하는 낮은 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 서면 갯벌 곳곳에 황금빛 갈대와 일 년에 일곱 번 색을 바꾼다는 칠면초 군락이 군데군데 동그랗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장관을 만난다. 순천만 갯벌은 보성 벌교 갯벌과 함께 연안습지로는 국내 처음으로 습지 관련 국제기구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힐 만큼 청정한 갯벌이다. 가을이면 생명의 땅에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찾아온다.

순천에 볼거리가 순천만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질박한 초가마을 낙안읍성, 소박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선암사까지, 접근이 쉽지 않은 만큼 소중한 보물처럼 볼거리를 가득 숨겨둔 순천은 가을 여행지로 첫 손에 꼽을만 하다.

달콤한 오지의 가을, 청송
청송은 여전히 오지다. 그 흔한 고속도로도 닿지 않아 국도를 타고 고개를 여럿 넘어야 갈 수 있는 청송은 청정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청송은 달다.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풍경도 달고 햇살도 달고 불어오는 바람도 달다. 이 달달한 기운으로 여문 사과도 달고 물맛도 달다.

더딘 걸음으로 마침내 찾아온 청송의 가을은 빨갛게 달아오른 열매를 눈물처럼 뚝뚝 흘리는 사과밭에서 시작돼 주산지 왕버들을 딛고 주왕산을 붉게 물들이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신열처럼 들뜬 이 계절이 지나가면 찬란한 가을빛도 아스라이 사라질 터. 하지만 청송은 이름처럼 변함없이 푸른 모습으로 남아 있는다.

청송에서 붉디붉은 단풍을 만나고 싶다면 주왕산이 제격이다. 봄이면 수달래, 가을이면 단풍으로 붉게 물드는 주왕산의 백미 주방계곡은 나무가 색을 곱게 갈아입는 시기면 탐방객들로 줄을 서야할 정도다. 주방계곡보다 덜 알려진 절골은 인적을 피해 찬란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현지인 추천 코스다.

울긋불긋 무르익는 천년의 도시, 경주
경주의 사계절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특히 봄과 가을은 더 특별하다. 신록이 만연한 봄이 되면 도시를 가득 메운 벚꽃, 노오란 유채꽃과 연분홍 진달래꽃의 화사한 춤사위가 봄의 경주를 더욱 아름답게 빚어낸다. 반면 가을의 경주는 고즈넉하고 운치가 넘친다. 도시를 관통하는 단풍의 향연과 찬란하게 넘실대는 억새 군락, 최근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핑크뮬리까지. 경주의 봄과 가을은 다채로운 색으로 피고 진다. 그러나 경주의 아름다움이 비단 피고 지는 꽃들의 향연 때문만은 아니다. 천년 세월을 관통하는 신라의 숨결이 도시 곳곳에서 배어나는 경주는 어떤 향기보다도 숭고한 내면의 향기를 풍긴다.

한국인들에게 경주는 특별하다. 학창시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수학여행삼아 경주를 방문한다. 그리고 풋풋한 소년·소녀 시절의 추억이 아련해질 때쯤 경주로의 여행은 필연처럼 마음을 자극한다.

크지 않은 도시는 살아있는 문화재다. 대로변 사이사이 우뚝 솟은 고분,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한옥 마을, 첨성대, 안압지, 황룡사지, 분황사…,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가 고즈넉한 가을 정취를 부추긴다.

새햐얀 메밀 꽃이 피었습니다, 봉평
평창은 겨울이 제격이지만 봉평은 가을이 으뜸이다. 봉평 출신 작가 이효석은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그 숨 막힐 듯한 광경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타난다. 효석문화마을은 이효석의 고향 봉평면 창동리 남안동에 있다. 봉평에서 유년기를 보낸 경험은 곧 고향과 자연을 그린 작품의 바탕이 되었고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라고 불리는 <메밀꽃 필 무렵>을 탄생시켰다. 봉평 메밀밭은 총 25만평인데 이중 효석문화마을에만 9만평이 조성돼 있다. 효석문화마을에는 이효석생가가 두 곳이다. 하나는 실제로 이효석이 태어난 생가터, 또 하나는 복원된 생가다. 생가터에서 표지판을 따라 가면 효석 문학의 숲 공원으로 길이 이어진다. 효석 문학의 숲은 소설을 테마로 한 자연학습장으로 문학체험숲길과 고랭길 등 트레킹 코스도 함께 조성됐다. 입구에서 황톳길을 따르면 석각마다 <메밀꽃 필 무렵>이 처음부터 끝까지 새겨져 있다. 총 69개에 이르는 석각을 따라가면 소설 한 편을 다 읽게 되는 셈이다. 곳곳에 소설 내용에 걸맞은 모형과 함께 충주집, 물레방아, 장터 등이 조성돼 있고 다양한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걷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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