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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농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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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신영 기자 | 일러스트 원유나
  • 승인 2021.10.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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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제철 식재료 4

땅의 기운과 바람의 흐름, 기온의 변화와 농부의 사랑.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만 제철 식재료가 탄생한다. 거대한 능선과 옥빛 동강 아래 움튼 생명을 찾았다.

5월 곤드레
휴대 전화도 터지지 않는 강원도의 깊은 산골. 매년 5~6월이면 제멋대로 자란 곤드레가 땅을 초록색 도화지로 만든다. 오래전부터 민초들의 구황식물이었던 곤드레는 여전히 우리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운다.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여린 잎과 줄기는 뜨거운 물에 데쳐 나물로, 바짝 건조한 곤드레는 찜으로 변모하며 심신을 달랜다.

좋은 곤드레
생곤드레는 줄기나 잎이 시들지 않고 상처나 벌레 먹은 자국이 없어야 한다. 건곤드레는 전반적으로 녹갈색을 띠는 게 좋다.

곤드레 손질법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게 좋고 짓무르거나 시든 부분은 떼어내야 한다. 건곤드레는 끓는 물에 10~15분간 충분히 불린 뒤 깨끗한 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보관법
생곤드레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후 비닐 팩에 넣으면 냉장고에서 2일 동안 보관할 수 있다. 장기간 보관하고 싶으면 곤드레를 끓는 물에 데친 후 물기를 꼭 짜 한 번에 먹을 만큼만 용기에 담아 얼린다. 건곤드레는 생곤드레 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삶은 곤드레를 햇볕이 들지 않고 바람이 잘 부는 곳에 바짝 말린 뒤 실온에 보관하면 된다.

8월 옥수수
여름방학을 맞아 강원도 외할머니 집에 가면 대청마루에 항상 옥수수가 있었다. 몇 개는 하얀 접시 위에서 매끈한 속살을 보여주고, 나머지는 황톳빛을 내며 벽에서 말려지고 있었다. 옥수수를 갉아 먹고 있으면 할머니는 바짝 말린 옥수수수염을 한 움큼 쥐어 뜨거운 물에 넣고 옥수수수염 차를 내주었다. 그럼 삐질삐질 땀이 나는데 그건 모두 몸속 노폐물이 배출되는 과정이다. 1부터 10까지 버릴 게 하나 없는 옥수수다.

좋은 옥수수
겉껍질이 푸르고 싱싱한 것은 물론 윤기가 나는 게 좋다. 또한 겉껍질을 까고 난 뒤 옥수수 알맹이가 꽉 차 있고 알들이 줄을 맞춰 고르게 분포된 걸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간 부분을 눌렀을 때 흐물거리지 않고 탄력 넘치는 게 질이 좋다.

옥수수 찌는 법
껍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야 한다. 속껍질 한두 장 붙은 상태로 찌면 수분이 촉촉하게 유지돼 옥수수 본연의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찜통에 옥수수를 엇갈리게 넣고 센 불에서 20~30분간 찌면 찐 옥수수 완성. 마지막에 10분간 뜸을 들이면 더욱 고소해진다.

보관법 수확한 옥수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되기 때문에 바로 찌는 게 좋다. 먹고 남은 찐 옥수수는 냉동실에 보관해 먹을 만큼 해동하는 게 좋다. 단, 옥수수를 여러 번 찌면 알맹이가 물러 터지고 풍미를 잃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는 게 좋다.

11월 황기
태백산맥에서 움트는 황기. 고랭지의 서늘한 기후와 정선의 건강한 토양 아래 탄생했다. 2000년 전 등장한 최초의 본초서인 <신농본초경>에 등재될 만큼 예부터 땀을 다스리고 허한 기를 채워준다고 알려졌다. 체력을 높여주는 효능 덕분에 한약재나 삼계탕 재료로도 으뜸이다.

좋은 황기
황기 표면에 붉은 기운이 없고 노란색을 띠어야 한다. 또한 잔뿌리가 거의 없고 곧은 모양의 굵은 뿌리가 좋다.

황기 차 마시는 법
70~80g의 황기를 깨끗이 손질한 후 물 2L와 함께 강한 불에서 15분간 끓인다. 이후 황기를 바로 건지지 말고 약 20분간 약한 불에서 더 끓인다. 약처럼 진하게 먹고 싶으면 약한 불에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다. 한소끔 식힌 뒤 천에 걸러 준 다음 냉장 보관하면 끝. 쓴맛이 싫다면 꿀과 함께 섭취하는 걸 추천한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보관법
황기는 일정한 조제 과정을 거쳐 대부분 건조한 상태로 유통된다. 그렇다고 햇볕이나 베란다에 보관하면 안 된다. 더운 날씨에는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보통 4℃ 내외의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11~12월 배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흐르고 좋은 토양이 있어 건강한 농작물이 사계절 내내 출하되는 정선. 겨울이 오면 한국인의 1년 밥상을 책임지는 배추가 지천이다. 동글동글 속이 꽉 찬 배추 몇 통이면 그해 겨울 먹거리 완성. 김치, 겉절이, 배추된장국, 배추 전, 배추 볶음 등 배추로만 만드는 요리가 수십 가지다.

좋은 배추
짙은 녹색을 띠는 겉잎, 반으로 쪼갰을 때 노란색을 띠는 속잎을 가진 게 좋다. 뿌리는 크기가 작고 주변이 단단한 게 좋으며 줄기는 적당히 두꺼워야 한다. 무엇보다 속이 꽉 찬 게 제일이다.

배추 손질법
겉잎을 2~3장 떼고 밑동을 자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물에 세척할 때는 배추 한 통을 2~4 등분해 뿌리를 위주로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흔들어 씻는다. 겉잎은 말려 시래깃국으로 먹거나 속잎과 배추 심은 생으로 썰어 무쳐 먹으면 된다.

보관법
배추의 겉잎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 또는 냉장 보관한다. 신문이 축축해지면 배추가 상할 수 있으므로 신문지를 자주 교체하는 게 좋다. 또한 뿌리가 밑으로 가게 배추를 세워서 보관해야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손질한 배추는 물을 완전히 제거해 비닐 팩에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2~3일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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