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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자연의 품에 안기는 시간
[정선] 자연의 품에 안기는 시간
  • 고아라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21.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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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트레킹

정선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강원도의 동강은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골지천으로부터 시작된다. 대관령에서부터 흘러내려온 송천과 아우라지에서 합류해 조양강을 이루고, 조양강은 다시 나전리에서 오대천과 합류한다. 이 강은 정선 시내를 휘감아 흐른 뒤 가리왕산 회동계곡의 물을 받아 몸집을 부풀린다. 정선읍 가수리에 이르러서는 동남천과 만나게 되는데, 여기가 동강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가수리 동남천과 합류하는 지점부터 장장 51km를 흘러 영월을 지나 남한강이 되어 흐른다. 그중 가수리부터 약 21km에 이르는 구간이 정선의 동강이다.

정선 동강의 유역은 무려 4억5천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층으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다. 경이로운 기암절벽과 굽이치는 동강 사이에는 작은 2차선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지는데,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는 드라이브 코스다. 덕분에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며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지만 ‘나만 알기 아까운 풍경’에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정선507미술관이 숨은 동강 드라이브 코스에 트레킹 코스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정선507미술관의 조양규 대표는 지역 경찰서와 협의해 일정 구역을 트레킹 코스로 운영한다. 가볍게 산책하듯 즐길 수 있는 1km 코스부터 동강과 기암절벽이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가 있는 20km 코스까지 다양하게 꾸릴 예정이다.

출발점은 정선 507미술관과 데크로 연결된 동강생태공원의 야영장이다. 입구와 동강이 맞닿아 있어 출발 지점부터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강물과 기암절벽이 이끄는 대로 20여 분을 걷다 보면 한반도를 닮은 밤섬의 끝부분(한반도로 치면 남해 지역)에 닿는다. 맞은편 오두막과 전망대가 자리한 이곳이 바로 1km 코스의 기점이다.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트레킹을 하고 돌아오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 코스는 강물을 건널 수 있는 귤암교까지의 구간이다. 약 3km 길이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 귤암교에 서면 앞뒤로 수려한 산세와 그 사이를 흐르는 강물이 펼쳐지는데, 피오르드 지형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밀퍼드사운드 못지않다.

오래된 느티나무가 버티고 선 정선초등학교를 반환점으로 한 7km 코스를 이용하면 동강의 진가를 조금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있는 산골 마을과 쉬어가기 좋은 공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어 오래 걸어도 힘들지 않다. 으레 자연 명소에는 펜션과 식당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마련인데, 건물이라고는 민가와 학교가 전부다. 건물이 비면 국가에서 구입해 공원이나 쉼터로 만들기 때문. 덕분에 자연의 품에 안긴 듯 아늑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7km 코스마저 아쉽게 느껴진다면, 혹은 걸어오면서 즐겼던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다면 4~5시간 정도 소요되는 20km 코스에 도전해보자. 코스 마지막 지점에 나리소 전망대가 있어 백운산과 산을 감싸 안은 동강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트레킹 코스 중간중간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출발 지점으로 돌아갈 때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선507미술관이 추천하는 트레킹 시간대는 저녁 6시 무렵이다. 무더운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6시부터 걷기 시작하면 밤섬 뒤로 번져오는 주홍빛 노을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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