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연기처럼 /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 멀리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다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 두레박질이여
-신동엽 시인의 ‘담배연기처럼’ 중에서
시인의 쓸쓸함처럼 가을 공기에선 식어버린 담배냄새가 난다. 해질녘 창가에서 딱 떨어지는 수트를 차려입은 남자의 그림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그래서일까? 가을은 하루하루가 아쉽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슬쩍 왔다가 이 쓸쓸한 공기를 알아차릴 즈음엔 무심하게, 이제야 기억났다는 듯 사라져 버린다. 그럴 땐 오롯이 혼자, 길 위에서 큰 숨을 쉬어보자. 알싸한 공기 한 모금, 가을은 음표를 타고 온다.
그래도 다행이다. 알 수 없는 허기에 목마른 이들을 위해 어떻게 알고 많은 음악축제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우선 10월2일(목)부터 5일(일)까지 경기 가평군 자람섬에선 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조 로바노&존 스코필드, 존 에버크롬비, 빅터 베일리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가을밤을 환상적인 재즈선율로 장식한다. 하루 관람권 2만5000원~5만원.
다음은 알만한 사람은 아는 쌈지사운드 페스티벌이다. 10월3일(금) 단 하루,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김창완밴드, 심수봉, 검엑스 등 37개의 밴드들이 신나는 하루를 선물한다. 입장료는 정가는 1만5000원, 미리 예약하면 1만원.
또 같은 장소에서 10월17일(금)부터 19일(일)까지는 멋진 아저씨 봄여름가을겨울, 슈퍼밴드 자우림, 아련한 멜로디의 델리스파이스 등 대중과 왕성하게 소통해온 56개 밴드들이 한판 난장을 벌린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밴드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입장료가 5만5000원~9만9000원으로 다소 비싸다.
울산에서는 처용문화제라는 이름을 가진 월드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기간은 자라섬과 같은 2일(목)부터 5일(일)까지로 바호폰도 탱고클럽, 호드리구레아웅 등 20여 개의 팀들이 열정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거기에 무료 관람이니 경상권 주민의 활발한 참여가 기대된다.
가을밤에 부드럽게 스며든 음악은 부드러운 우유거품 위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얹은 마끼야토 같다. 마끼야토 한잔으로 가을잠에서 깨어났다면 이번엔 진지하고 푸짐하게 가을 맛을 볼 순서다.
부산에서는 10월2일(목)부터 10일(금)까지 9일간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또 10월8일(수)부터 12(일)까지는 닷새간 자갈치축제를 연다. 부산을 대표하는 자갈치시장 앞 비릿한 바다에 밀려온 가을은 어떤 맛일까?
인천에서는 10월10일(금)부터 12일(일)까지 ‘감동적인 맛과 멋의 향연, 그리고 어울림’을 주제로 음식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인천 대표음식 9선과 특색음식거리 15개소가 참여하는 먹거리장터 운영, 대형케이크 세계의 빵과 인천 특산빵 전시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이천쌀문화축제 10.23(목)~10.26(일) 경기 이천시 설봉공원 031-644-2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