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컴 애즈 유아' 리뷰
영화 '컴 애즈 유아' 리뷰
  • 박신영 기자 | 사진제공 찬란
  • 승인 2021.06.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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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리즈 첫 번째 편

여기 세 남자가 있다. 오른쪽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는 스코티, 하반신이 마비된 맷, 시각 장애인 모는 인정하고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다. 비장애인들에게 흔한 일상은 세 남자에겐 가질 수 없는 파라다이스다.

배변 활동조차 혼자 할 수 없는 스코티에겐 섹스가, 후천적 장애우인 맷에겐 포기와 인정이, 모든 걸 체념한 모에겐 사랑이 간절하다. 그 누구보다 열정과 희망이 가득하지만 몸을 내 마음껏 움직일 수 없는 그들. 성인이지만 언제나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세상에 처음으로 강한 펀치를 날린다. 이름하야 ‘쾌락의 끝을 보기 위한 첫 경험 하기 프로젝트’. 미국에서 캐나다 몬트리올까지 여덟 개 주를 넘나들며 ‘르 샤토 파라디’로 로드 트립을 떠난 세 남자. 좌충우돌, 우당탕탕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일탈 극이 펼쳐진다.

장애우의 이야기라고 다큐멘터리를 생각하는 것은 금물. 1시간 40분이라는 러닝 타임 내내 웃음이 몇 번이나 새어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유쾌 발랄하다. 그뿐만 아니라 액션, 서스펜스, 로맨스까지 다 잡았다.

삶은 계란이었으면 좋겠지만, 삶은 살아 내는 것. 세상 속 나 혼자만 외롭다고 느낀다면, 인생 노잼 시기라면, 에너지가 방전돼 무언가를 할 힘이 나지 않는다면 영화 <컴 애즈 유아>를 감상해 보시길.

S#
뭔가 달라진 거 같아?

스코티 별로. 너는?

나는 세상이 달라 보일 줄 알았어.

스코티 나도... 솔직히 좀 공허해. 이 모든 걸 겪고 나니까 그 이상의 뭔가가 필요해졌어. 신기루처럼 사라지지 않는 거.

그런 사람을 찾길 바랄게. 돌아가면 하나만 약속해줄래? 어느 무대가 됐든 올라가서 마이크 잡고 무대를 뒤집어버려. 딱 한 번만.

스코티 됐어. 너도 나처럼 생겨 봐 누가 쳐다만 봐도 싫어. 게다가 더럽게 못 할걸.

사람들 반응이 마음에 걸려? 아유는 안 할 거야. 휠체어 타고 있잖아.

스코티 조건이 있어. 나랑 무대에 같이 올라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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