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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2021년 6월호
[에디터스 레터] 2021년 6월호
  • 김경선
  • 승인 2021.06.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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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를 맞이한 한국의 아웃도어

하이킹 특집을 준비하며 가족들과 인왕산을 찾은 에디터는 북적이는 인파에 한 번, 산을 찾은 20대 인파에 두 번 놀랐다. 평소에 한양도성을 좋아하는 터라 북악산은 자주 갔지만 인왕산을 찾은 건 오랜만. 6~7년 전만 해도 크게 인기 있는 산은 아니었는데, 접근성이 좋고 정상에 서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 SNS에 서울 야경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이 부쩍 늘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앞 다퉈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사실 인왕산 하이킹을 ‘등산한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민망하다. 잘 닦인 포장도로 수준의 무난한 길과 30분 정도면 정상을 밟는 낮은 고도는 가벼운 산책 코스에 가깝다. ‘4~5시간은 산길을 걸어줘야 등산이지’라고 생각하던 기존의 편견, ‘등산=힘든 행위’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하이킹은 자연을 가볍게 걷고 즐기는 행복한 행위’라는 인식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한국의 아웃도어 문화는 지금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산을 찾은 사람들의 복장도 각양각색이다. 중장년층은 등산복에 등산화를 갖췄지만 2030 세대들은 레깅스나 트레이닝팬츠에 가벼운 운동화 차림이 대다수다. 10여 년 전, 도심까지 원색의 등산복이 점령했던 시대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지금 한국의 경제,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MZ세대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가치와 실용성이다. 남들이 무엇을 사고 입고 먹는지와 상관없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소비하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입는다. MZ세대에게 한국의 산은 굳이 고가의 아웃도어를 입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다. 자기관리를 위해 집에서 홈트를 하거나, 도심을 달리며 입고 신는 옷과 신발이면 충분하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세상은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예쁜 카페, 트렌디한 포토존, 힙한 문화생활에 열광하던 세대들이 이제 아웃도어로 눈을 돌렸다. 이들에게 중장년층의 정석적인 아웃도어 스타일은 식상하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산’을 찾아 ‘나에게 필요한 소비’를 하는 MZ세대들은 본인의 하이킹 스타일에 따라 기능은 더 확실한, 패션은 더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것을 추구한다.

<아웃도어> 6월호의 주제를 ‘하이킹’으로 잡으면서 기존의 식상한 등산 문화를 취재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한국의 아웃도어 산업을 주도하는 MZ세대의 자유로움과 다양한 취향을 통해 4세대로 진입한 새로운 하이킹 문화를<아웃도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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