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캠핑의 역사
K-캠핑의 역사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1.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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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A to Z 1

한국인만큼 유행에 민감한 민족이 또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빨리’를 미덕으로 삼는 한국인들은 노는 것에도 진심이다. 최근 한국 사람들을 열광시킨 분야는 캠핑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고, 밀폐된 실내 공간이 위험 공간으로 분류되자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기는 캠핑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여가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간 캠핑 인구가 꾸준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폭발적인 증가폭은 한국 캠핑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다.

우리나라의 캠핑 역사를 시대별로 구분하면 대략 4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1세대는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산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야영 세대다. 돈도 장비도 부족했지만 어디서나 텐트를 칠 수 있었던 시기다. 2세대는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전기(前期) 오토캠핑 시대다. 마이카 붐을 타고 좌식 형태의 바캉스를 즐기던 시기로 오토캠핑이라지만 텐트에 전실과 침실의 구분이 없고 돗자리 문화였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민소득이 증가하자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었다. 자연스럽게 캠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1990년 11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산림청이 전국의 국립공원과 군립공원, 주요 관광지 등지의 취사와 야영을 금지하면서 캠핑 시장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다. 쉽게 말해 캠핑 시장의 암흑기가 도래한 것. 대신 전국적으로 콘도와 펜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였다.

3세대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는 후기(後氣) 오토캠핑 시대다. 이 시대에는 전실과 침실이 확실하게 구분된 대형 리빙쉘 텐트가 인기를 끌었다. 테이블과 체어가 필수인 입식 오토캠핑의 유행으로 캠핑 가구류가 다양하게 출시됐으며, 장비 수요가 많은 만큼 캠핑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했다. 캠핑의 인기로 국립자연휴양림과 지자체들이 앞 다퉈 캠핑장을 건립했고, 사설 캠핑장도 급증하는 등 캠핑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던 시기다.

그리고 현재, 한국 캠핑은 4세대로 접어들었다. 4세대는 다양성을 중시하며 기존의 오토캠핑 위주의 문화를 탈피한다. 유럽과 미국의 선진 캠핑 문화를 받아들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백패커들, 대형화된 장비가 부담스러운 캠퍼들이 주도하는 미니멀캠핑, 언제든 간소하게 떠날 수 있는 차박, 나만의 개성을 살려 사이트를 꾸미는 감성캠핑…. 남들과 똑같은 캠핑이 아닌, 나만의 차별화된 캠핑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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