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사이트
'코미코' 김자현 웹툰PD 인터뷰
'코미코' 김자현 웹툰PD 인터뷰
  • 박신영 기자 | 사진제공 NHN
  • 승인 2021.04.05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웹툰 뒤의 디렉터

여성향 로맨스 판타지 웹툰 플랫폼으로 알려진 코미코가 본격적으로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대형 웹툰 플랫폼 N사 오픈은 물론 유명 웹툰을 론칭했던 김자현 웹툰PD가 코미코에 합류한 것. 그녀를 만나 웹툰 산업과 트렌드에 관해 물었다.

웹툰PD란 직업이 생소해요.
웹툰PD는 웹툰의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웹툰 플랫폼에 연재할 작가들을 찾고, 작가와 함께 작품을 완성하죠. 그런데 요즘은 달라지고 있어요. 방송국, 제작사, 게임 회사들과 협업하는 일도 담당합니다. 이미 게임과 웹소설의 웹툰화, 웹툰의 드라마와 영화화가 진행되는 등 다양한 미디어와 콜라보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요. 단순히 웹툰 론칭과 연재에서 끝나지 않고 미디어를 확장시켜 독자층을 넓히는 일도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잠재력 있는 작가님들을 발굴해서 플랫폼과 오랫동안 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그래야 좋은 작품을 우리 플랫폼에서만 독점 론칭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개별 작가님들이 플랫폼 내부 작가님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설득하는 일도 하고요. 웹툰 산업의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아요.

언제부터 웹툰PD였나요?
2011년 N사 근무 당시 만화팀이 신설되면서 운 좋게 합류했어요. 당시에는 웹툰PD라는 직업 자체가 없을 때라 시스템을 만들기 바빴어요. 지금처럼 웹툰 플랫폼이 완전히 갖춰진 것도 아니고, 작가들도 N사 도전 만화, 블로그, 트위터에 작품을 연재하던 시기여서 저도 어리바리했고 작가들도 지금처럼 플랫폼 계약에 대해 많은 정보가 있지 않았죠. 새로운 산업과 직군에 길을 터는 작업이라 무지 고생했는데 결국은 작품이 잘 되고 독자 반응도 좋으니까 보람을 느껴요.

대형 웹툰 플랫폼 N사에서 코미코로 넘어왔어요.
예전부터 유료 플랫폼에서 일하고 싶었거든요. 넷플릭스나 왓챠 등 OTT 콘텐츠도 유료인데 웹툰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N사 유료 플랫폼 제작으로 업무 이동을 했고 또 많은 작품을 론칭했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았죠. 그래서 유료 플랫폼인 코미코로 이직했어요. 게다가 코미코가 국내에서 N사나 K사보다 유명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괜찮거든요.

작년에 코미코가 위즈덤하우스에서 NHN으로 이동했어요.
NHN 그룹 계열사인 위즈덤하우스에서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코미코를 운영했어요. 당시만 해도 코미코에서 오픈하는 작품 수가 많지 않았죠. 그러는 와중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 전쟁이 터졌어요. K사가 일본에서 픽코마라는 웹툰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N사의 플랫폼을 넘어섰어요. K사의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이 대박을 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진 거예요. 이런 사례들이 나오다 보니까 NHN에서 코미코도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내부에 코미코 웹툰 제작팀을 꾸렸어요. 개별 작가들과 독점 연재 계약을 맺거나 잠재력 있는 작가들을 채용하면서 코미코만의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중이에요.

오리지널이란 코미코 자체 제작 작품이죠?
웹툰 산업이 커질수록 오리지널 작품이 필요해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을 강조하는 것처럼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코미코를 다녀간 독자들이 코미코 하면 딱 떠오르는 작품이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죠. 코미코 브랜딩을 해주는 것이 오리지널 작품이고요.

오리지널을 만들려면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할 텐데.
웹툰 트렌드는 정말 빨리 변해요. 먼저 장르적으로 봤을 때, 인기작은 공식이 있어요. 육아물 등 특징적인 키워드가 있죠. 이것도 참 재미있어요. 만화를 온라인으로 보는 플랫폼은 전부터 있었지만,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의 플랫폼은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게 벌써 십몇 년 됐죠. 그때만 해도 웹툰이 10대들의 전유물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에요. 요즘 10대들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른 놀거리가 많아요. 웹툰과 성장한 세대가 여전히 웹툰을 즐기죠. 그래서 요즘 웹툰의 타깃층은 20~30대이고, 그들의 관심사가 트렌드가 됩니다.

산업 전체적인 변화도 있을 것 같아요.
산업에서는 트랜스미디어가 떠오르고 있어요. 웹툰은 드라마나 영화 같은 다른 미디어보다 제작비가 적게 들어서 필연적으로 빨리 시도되는 콘텐츠가 많아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처럼 웹툰이 드라마화 되기도 하고, 반대로 영화가 웹툰으로 제작되기도 하고요. 코미코도 올해 6월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악마판사>의 웹툰을 론칭해요. <악마판사> 드라마와 웹툰이 동시에 전개될 예정이에요. 물론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회차나 내용이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지만 스토리의 기준점이 되는 사건을 드라마와 웹툰이 나오는 시기로 맞추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에요.

웹툰 구독자층은 어때요?
무료 웹툰 독자층을 포함하면 남성 독자가 많아요. 그러나 유료 결제를 일으키는 독자층은 여성 독자들이 훨씬 많죠. 퍼센트로 치면 8:2 정도? 플랫폼은 수익을 내는 작품을 선호하니까 여성향 로맨스 판타지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대작 판타지처럼 남성 독자들도 사로잡는 슈퍼 히트작은 로맨스 판타지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게 아쉽긴 해요. 남성 독자는 로맨스 판타지를 잘 안 보니까요.(웃음) 판타지나 무협류는 스토리라인 구성이나 그림 작업이 일반 작품보다 좀 더 어렵다 보니 작품 론칭도 힘들고요. 대신 로맨스 판타지가 슈퍼 히트는 아닐지라도 바로 밑 단계인 인기작이 될 확률은 높죠. 어느 정도 인기가 보장됐다고 할 정도로 대부분 내용도 탄탄하고요. 사실 코미코도 여성향 로맨스 판타지가 대부분입니다.(웃음) 코미코도 이제 남성향 작품을 론칭할 예정인데, 투자 단계라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이에요. 우선 코미코는 작품 수가 적으니까 여성향이든 남성향이든, 로맨스 판타지든 무협이든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쌓으려고요.

소규모 플랫폼도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나요?
한동안 웹툰 플랫폼이 엄청 많이 생겼다가 사라졌어요. 사실 플랫폼이 돈을 벌기 쉬운 구조는 아니거든요. 원천 IP(지식재산권)를 만든 작가에게 수익이 가장 많이 돌아가고, 애플이나 구글 스토어에서 수수료를 떼어 가고, 광고나 홍보비, 인건비 등으로 나가죠. 흑자를 내는 회사는 거의 없을 거예요.

수익을 내는 웹툰 플랫폼도 있을 텐데.
19금 성인물을 다루는 서드파티 플랫폼은 매출이 높아요. 게다가 성인 웹툰은 작가들에게 주는 초반 MG(미니멈 개런티) 금액이 크죠. 마치보증금이 크면 월세가 작듯이요. 유료 플랫폼이라고 해도 어차피 잘 된다는 걸 아니까 할 수 있는 거죠. 초반에 작가에게 투자를 많이 하고 이를 통해 매출에 쉐어 되는 걸 많이 가진다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아무래도 NHN, N사, K사 등 큰 기업들은 성인 웹툰에 접근하기 힘들어요. 일단 앱에서 성인 웹툰 서비스를 못 해요. 애플이랑 구글 스토어에서 19금을 받아주지 않거든요. 청소년이나 아이들도 앱을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로 스타트업에서 성인 웹툰 플랫폼을 운영해요. 또한, 장르물도 표현 수위의 제한이 있어요. 스릴러 웹툰 연재할 때는 매일이 사건·사고였어요. 단체에서 항의도 많이 들어오고 신고도 당하고요. 실무자 입장에서는 ‘에이 내가 욕 한번 먹고 말지’가 되는데 회사 차원으로 넘어가면 일이 커지니까 아무래도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대형 플랫폼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보고 있어서 신중하게 표현해야 하죠. N사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한계 중 하나였어요. 저는 젊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걸 하고 싶은데, 독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쉬운 무료 플랫폼에서는 어쨌든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앞으로 코미코에서는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나요?
코미코가 국내에서 밀리는 걸 알아요. 저희도 국내 웹툰 시장이 사업적으로 나아갈 방향이 있다는 걸 인식하지만, 독자들을 유입하고 유료 결제를 일으키는 건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일본에서 N사와 K사가 박 터지게 싸우듯, 곧 북미와 유럽에서도 웹툰 플랫폼 전쟁이 일어날 것 같거든요. 코미코가 북미와 유럽 웹툰 시장에 조금이라도 선점하려고 노력중이에요. 현지에도 웹툰 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아직 충분히 가능성 있어요. 하지만 우선은 코미코 연재 작품 수를 늘리고 오리지널 작품 제작 작가님들을 모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죠. 다양한 장르도 취급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작품을 코미코에서 론칭하는 게 목표예요. 이미 오랫동안 웹툰PD로서 작가님들과 협업한 경험이 있으니까 코미코에서도 슈퍼 히트작을 만들고 싶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