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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게 가치 소비란
MZ세대에게 가치 소비란
  • 김경선 |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 승인 2021.02.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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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들의 소비이야기

여기저기서 가치 소비를 이야기하지만 과연 나만의 기준과 가치관을 가지고 소비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전체 인구의 약 34% 차지하는 MZ세대는 소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타깃층이다. MZ세대는 어떤 물건에 가치 소비를 하는지, 과연 진정한 가치 소비는 무엇인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막차를 탄 편집장과 Z세대를 질주하는 소비꿈나무 에디터 두 명이 모여 가치 소비에 관해 이야기해봤다.

사진출처 priscilla-du-preez
사진출처 priscilla-du-preez

김경선 편집장 가치 소비라는 단어가 코로나19 이후 유독 많이 들리고 있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 소비에 대해 말해보자.

박신영 기자 내 만족을 위해 명품을 사는 것도 가치 소비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치 소비는 나의 소비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비라고 생각해요. 친환경이나 동물복지를 표방하거나 사회적 약자에게 이익이 환원되는 소비재를 사는 게 진짜 가치 소비가 아닐까요.

김 편 그런데 가치 소비의 의미가 ‘내가 부여한 가치를 우선으로 소비하는 성향’인데, 동물학대나 환경훼손을 일으키는 상품도 내가 가치 있으면 가치 소비가 되는 거 아닌가. 가치 소비라고 하면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소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 의미가 정말 광범위한 것 같아.

고아라 기자 시대에 따라, 개인에 따라 가치 소비는 유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친화적인 가치 소비를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친환경을 위한 가치 소비가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요.


사진출처 william-iven
사진출처 william-iven

가치 소비 & SNS & 그린워싱
김 편
이번에 가치 소비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생각 보다 젊은 세대들이 여기에 많이 동참하고 있더라고. MZ세대들이 가치 소비를 이끌어 가는 것 같아.

박 기자 맞아요. 아무래도 SNS 덕분 아닐까요? 중장년층은 언론의 영향을 많이 받고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는 바이럴이나 SNS에 영향을 받아요. SNS를 통해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가치 소비도 점차 확산된 것 같아요.

김 편 SNS가 뭐랄까… 허영심을 부추기는 면이 있지. 가치 소비도 비슷한 맥락 같아. 진심으로 가치 소비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나 가치 소비하는 사람이야’라고 보여주고 싶은, 뭔가 지적 허영심의 표현이랄까.

박 기자 어느 정도 그런 면도 있겠어요. 그런데 저는 허영심이라도 가치 소비나 착한소비에 대한 이슈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만 해도 가치 소비가 뭔지 잘 몰랐는데 SNS에서 자주 언급되는 걸 보면서 알게 된 케이스죠. 자꾸 보다 보면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착한소비에 대해 떠올릴 확률이 높아지고,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생산 제품을 사게 되겠죠.

김 편 아까 아라 기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현재 소비의 큰 트렌드는 친환경 같아. 마트에만 가도 친환경을 내세운 상품이 정말 많더라고. 그런데 자세히 보면 친환경 트렌드에 편승한 그린워싱도 상당해.

고 기자 맞아요. 과장 문구나 녹색의 이미지를 활용한 그린워싱이 정말 많아요. 진심으로 지구의 환경을 위해 친환경을 실천하는 기업도 있지만 정말 극소수죠. 이익을 위해 친환경을 마케팅 요소로만 활용하는 기업이 훨씬 더 많은 게 사실이에요.

박 기자 요즘 에코레더가 인기라는데, 사실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제조과정에서 여전히 합성약품을 사용하고 탄소발자국 배출도 많죠. 한 가지 단면만 보고 친환경이다 에코다 단정하긴 힘든 세상이에요.

김 편 바이오플라스틱도 마찬가지야. 생분해 플라스틱도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발자국을 조금 줄였을 뿐이지 결과물은 플라스틱과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마크를 받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되는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 알고 보면 친환경이라고 해도 그 정도가 천차만별인데 소비자가 이를 명확히 알기 힘들어. 국내만 해도 환경 관련 마크를 수많은 기관에서 제각각 부여하고 있거든. 생산과정에서 친환경적인 공정이 이뤄졌는지, 폐기물까지 환경친화적인지, 소비자가 손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국가적 차원에서 만들어지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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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 동물복지
박 기자
가치 소비 이야기에서 비건에 대한 것도 빠지면 안 될 것 같아요. 요즘 동물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면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육식을 포기하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끼니마다 고기반찬을 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김 편 맞아. 육식을 포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문제야.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 전 세계가 마찬가지 아닐까. 개인적으로 꼭 채식주의자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은 없어. 하지만 육식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는 있다고 봐. 인간의 삶이 점차 풍요로워지면서 과거에 비해 육식 소비가 엄청나게 늘고 있어. 식용을 위한 소와 돼지, 닭 등을 사육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사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숲은 점차 사라지지. 그게 얼마나 되겠어?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축산업의 온실가스 비중은 18%나 돼.

고 기자 완벽하게 채식을 실현하는 건 어려워요. 그래도 매끼 고기를 먹었다면 1~2끼로 줄이고, 일주일에 3~4번 먹던 사람이라면 1~2번으로 줄이고. 이렇게 어렵지 않은 범위 내에서 육식 소비를 조금씩만 줄여도 온실가스가 많이 감소하겠네요.

김 편 온실가스도 그렇지만 동물복지 문제로 채식하는 사람도 많아.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효리잖아. 이효리처럼 영향력 있는 셀럽이 비건의 이유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되니까. 육식을 위해 동물을 도살하는 것도 그렇지만 동물들의 사육 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어. 비좁고 지저분한 우리에서 자란 동물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겠어. 감염병에도 취약하니 항생제 남용도 심각하고. 그게 고스란히 우리 입 속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육식이 정말 건강한 것일까, 의문이 들어.

박 기자 다행히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비건 식당도 많아지고 대체육을 먹는 사람들도 늘었어요. 비건 라면은 물론이고 심지어 롯데리아에서는 비건 버거도 나왔어요.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만 채식 식당이 948개 라고 해요. 생각보다 무지 많죠.

고 기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건 무척 힘들었어요. “채식주의자”라고 이야기하면 뭐랄까, 유별나게 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잖아요. 몇 년 사이 가치 소비, 동물복지 같은 문제가 공론화 되면서 사람들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고무적인 현상이에요.

박 기자 개인적으로 채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얼마 전부터 아는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에 하루 동안 채식만 하는 채식하루’를 실천하고 있어요.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서 하루 동안 채식한 메뉴를 나누고, 식이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면서 채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채식을 하려다 보니 직접 요리를 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 걸 느꼈어요. 육식에 대한 욕구도 조금씩 사라지더라고요.

김 편 사실 동물복지 고기나 계란은 가격이 비싸. 서민들이 가성비를 따질 때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야. 개인적으로는 부끄럽지만 동물복지 상품을 사먹는 가장 큰 이유는 ‘나와 가족의 건강’ 때문이야. 물론 동물의 사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소비하는 것도 맞고.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동물이 건강한 식재료라고 생각해. 동물복지는 동물을 위해서나 소비자를 위해서나 필요한 가치 아닐까.


사진출처 etienne-girardet
사진출처 etienne-girardet

가치 소비 하는 방법
박 기자
편집장님과 선배는 어떤 물건을 가치 소비하세요?

김 편 나는 아무래도 가족을 위해 음식을 주로 하는 사람이니까 아까 말했듯 계란이나 유기농 식품을 가치 소비하지. 의류나 패션 소품은 특별히 기준을 따지기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했어. 그런데 이번에 가치 소비 주제를 다루면서 공정무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거든. 앞으로 옷을 살 때는 ‘공정무역’이라는 가치를 따지게 될 것 같아. 이외에는 사실 가치 소비랄 게 없네. 아, 종종 기부를 하는데, 이것도 가치 소비 아닌가?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소비하니까. 알게 모르게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소비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고 기자 가치 소비를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하는 게 쉽지는 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프라이탁 가방을 살 때 ‘업사이클링’이라는 가치를 생각했어요. 폐기물을 새활용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죠. 어쩌면 업사이클링이라는 소비 트렌드에 휩쓸렸을 수도 있고요. 확실히 친환경이나 사회기부와 관련된 마케팅을 보면 더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전에 백화점에서 탐스 매장을 지나는 데 ‘신발 하나를 사면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신발을 하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플랜카드를 보고 신발을 구입한 적이 있어요.

김 편 가치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해. 기업들의 코즈 마케팅이 그 증거지. 앞으로 사람들의 소비는 어떻게 변할까. 앞으로도 가치 소비가 중요한 이슈일까?

고 기자 가치 소비에 대한 이슈는 세대를 초월해 공론화될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면 사람들은 나를 찾기 위해 더 노력하지 않을까요. 자연스럽게 나를 가꾸는 소비가 늘어나겠죠. 나를 위해 옷을 사고, 식물을 사고…. 자기 위안이 되는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 이제 소비로 나를 찾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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