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사이트
사회적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사회적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 김경선
  • 승인 2021.02.09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착한 소비는 공정무역제품을 선별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해 만든 상품이다. 시장경제사회에서 같은 품질의 물건이라도 보다 저렴한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 많은 기업이 생산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애쓰는 사이 물건을 만드는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는 점점 더 열악해졌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다수의 상품은 개발도상국 영세 노동자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선진국의 기업들은 생산 공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기업의 이익을 확대했다.

사진출처 zeyn-afuang
사진출처 zeyn-afuang

1996년 나이키의 축구공을 만드는 파키스탄 아동의 사진이 미국 <라이프>지에 게재되며 아동 노동 착취 및 영세 노동자 인권에 대한 문제점이 세계에 드러났다. 나이키는 들끓는 비난 여론과 불매 운동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지만 이후에도 많은 브랜드들의 노동자 착취는 여전하다. 특히 값싸고 트렌디한 패스트패션의 인기로 의류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노동자들의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자라, H&M을 비롯한 많은 SPA 브랜드를 비롯해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갭, 리바이스, 랄프로렌, 버버리 등 전 세계 주요 브랜드들은 제3세계 노동자들을 값싸게 고용하며 윤리적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2013년 전 세계 의류 생산국 1위인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 라나플라자가 붕괴하면서 1100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SPA 브랜드의 엄청난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시급 260원을 받으며 일해 온 노동자들의 끔찍한 희생은 노동착취에 관한 이슈에 기름을 부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노동자 착취 문제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고민했고 공정무역,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기업 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없애 노동자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도와주며 중간 상인의 개입을 줄여 유통 비용을 낮추는 무역 방식이다. 의류를 비롯해 커피, 코코아, 면화 등이 주요 대상이며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서 생산돼 선진국에 팔리는 구조다. 공정무역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각성으로 이뤄진다. 반면 소비자는 착한 소비를 지향하며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상품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촉진한다. 우리가 공정 무역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정한 가격을 지불함으로서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또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아동 노동 착취도 근절한다.

착한 소비는 싼 제품을 사는 행위가 아니다. 공정한 대가란 노동자의 환경 개선을 위한 비용도 포함된다. 무작정 싸고 저렴한 제품을 사기 보다는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이러한 소비가 늘어날 때 공정무역에 대한 기업의 참여를 촉진한다. 다행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사람이 늘면서 기업의 참여율도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사회적 기업에 준하는 파타고니아는 2014년 미국공정무역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수익 중 일부를 공정무역 지원금 형태로 노동자에게 돌려주며 공정무역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커피 시장은 공정무역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산업이다. 커피의 공정무역은 원두 생산 과정에서 노동착취를 배재하고 원두 가치를 적정하게 인정하며 농부들에게 장려금을 지원하며 농사기술을 배우도록 돕는다.

착한 소비는 공정무역제품을 선별하는 데서 출발한다. 공정무역 제품은 생산과 수입, 제조, 유통 과정에서 국제공정무역기구의 공정무역기준을 준수하고 외부 기관의 감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전 과정이 공정하다고 판단한 제품에 한해 공정무역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상품이 넘쳐나는 세상, 내가 산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한 번 쯤 고민할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